[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애플페이 국내 서비스가 예정된 가운데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카드 가맹점도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약관 심사를 진행 중이다. 키오스크에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NHN KCP는 키오스크 기계에 ‘애플페이 사용 가능’ 문구를 넣었다가 급하게 삭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유출된 현대카드 이용 약관을 근거로 30일부터 애플페이 시범 서비스의 시작을 전망했다.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도입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은 더욱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페이 출시 후, 실물 카드 결제 비중이 줄어들고 있으며, 애플페이까지 가세하면 시장의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9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 전자 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하루 평균 결제는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은 45.1%를 차지한다.

다만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시장 확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만 계약돼 현대카드 소지자 및 가맹점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교통카드 서비스 이용도 불가능하다. 애플페이를 교통카드로 사용하려면 ‘티머니’나 ‘캐시비’와 같은 교통카드 회사와 직접 계약이 돼 있어야 한다.

특히 NFC 결제 단말기의 보급은 서비스 확산의 걸림돌이다. 현대카드가 NFC 결제 단말기 도입 및 서비스 구축 비용을 최대 60%까지 지원하기로 했지만, 나머지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국내 카드 가맹점 대부분은 IC(집적회로)칩이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방식을 사용한다. NFC 방식의 결제가 가능한 카드 가맹점은 전체 약 300만 가맹점 중 30만 개에 불과한 약 10%로 알려졌다. NFC 단말기의 가격은 1대당 약 15~20만원이다. 현대카드 지원에도 6~8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애플페이 소개 이미지. [이미지=애플]
애플페이 소개 이미지. [이미지=애플]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가 애플로 넘어갈 가능성도 크지 않다. 삼성 갤럭시 이용자 사이에선 삼성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중요한 이유로 통화녹음과 삼성페이를 꼽는다. 특히 통화녹음의 경우, 업무 등의 활용범위가 넓어 필수 기능으로 꼽힌다.

수수료 문제도 걸림돌이다. 삼성페이는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인만큼 별도의 카드 연회비나 결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애플페이의 경우 수수료와 결제 표준 규격인 EMV 사용료를 내야 한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미국은 건당 최고 수수료 0.15%를 내고 있다. 중국, 이스라엘은 비교적 낮은 0.03%, 0.05%라는 수수료를 지불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지 현대카드 외에 계약한 카드사가 없는 이유도 수수료 부담이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페이 출시를 대비하는 듯 3년 만에 삼성페이 광고에 나섰다. 지난 9일 삼성전자 공식 유튜브에 ‘폰 하나로 심플하게’는 제목으로 삼성페이의 장점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광고에는 ▲결제 ▲디지털 키 ▲모바일 신분증 ▲티켓 ▲탑승권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은 “그동안 광고가 없더니 애플페이 들어온다고 하니 광고하는 거 뜬금없다” “삼성이 광고를 열심히 하는 거 보니까 애플페이가 진짜 들어오는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카드 업계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 6개 카드사가 연합해 카드사 간편결제 연동시스템 ‘오픈페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오픈페이는 카드사별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 없이 한 애플리케이션에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간 불협화음으로 오픈페이의 연내 출시가 불확실하지만, 삼성페이가 서비스를 강화하고 오픈페이까지 가세하면, 애플페이가 설 자리는 크지 않다”며 “특히 예전에도 수수료 부담으로 무산된 만큼 카드 가맹점이 굳이 부담을 지면서까지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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