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서비스 연속성 단절, 실무진 의견묵살이 원인”
같은 데이터센터 입주사 네이버, 3시간여 만에 서비스 복구

[테크월드뉴스=이세정 기자] 지난 주말 카카오 외부 데이터세터 화재로 지난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재난 대응 방식의 미개선이 도마에 올랐다. 삼성SDS, KT아현국사 등 화재사건이 발생했지만 개선되지 않은 까닭이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서는 카카오 외부 데이터 센터 화재가 인프라 구축 비용에 인색한 경영진과 개선을 요구하는 실무진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분위기를 문제 삼았다.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 진압 후, 서비스 복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메인서버와 데이터 센터는 이중화 조치가 됐다고 변론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중화가 됐음에도 10시간 넘게 걸린 서비스 복구는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에서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이중화를 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중화 서비스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중화는 다중화한 장비를 모두 가동할 것인지 한쪽 장비에 장애가 발생할 때만 가동할 것인지에 따라서 두 종류로 나뉜다. 이중화에는 액티브-액티브(Active-Active)방식과 액티브-스탠바이(Active-Standby) 방식이 있지만 모든 장비를 활성화하는 액티브-액티브 방식은 비용 부담이 따른다. 때문에 카카오의 이중화 방식은 액티브-스탠바이 방식을 취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측 장애 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어떤 이중화 서비스를 적용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며 “정보통신업계에서 통용되는 이중화 서비스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IDC 센터급 장애에 대한 이중화인 DR과 보다 낮은 수준의 장애를 대응하는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 수준의 이중화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IDC 센터 내에서 그에 맞는 수준의 이중화가 되지 않았는데,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장애가 발생했을 때는 모든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 전원이 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화 서비스를 제대로 구축할수록 기업의 부담 비용은 늘어난다. 카카오의 경우, 서비스 이용자의 규모와 사회 파급력으로 소산 백업이 필요하다. 소산 백업은 데이터를 다양한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곳의 데이터 센터에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소산 백업은 취하는 곳은 금융권 정도에 불과하다. 금융권의 경우 데이터 손실이 일어나면 기업의 존폐가 문제 될 만큼 사안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금융권에 대한 재해복구센터 의무화는 제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카카오 외부 데이터 화재로 금융권 외 기업의 데이터 센터 운영 방안도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정부는 민간 데이터 센터의 관리‧감독 제도 도입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검토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도의 현실성을 지적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곳의 경우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비한 이중화 등의 시스템 구축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인프라 구축 설비 투자에 부담을 갖는 곳도 적지 않다. 실무진에서의 의견이 무시되는 이유다.

카카오 역시 금융권 수준의 대응은 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소산 백업 구축이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확장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경영진의 운영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라며 “실무에서 일하는 인프라 엔지니어의 의견을 반영해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입장에서는 막연하게 느껴지는 재해에 대한 예방이라 생각해 지출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라며 “당장의 비용을 우선하지 않고, 미래의 안전에 투자하는 것으로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이버의 경우 같은 데이터 센터에 입주했지만 적절한 대응으로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 했다. 일부 서비스 이용의 장애는 있었지만 3시간여 만에 복구됐다.

네이버 클라우드 관계자는 “데이터 센터 구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최우선으로 비용을 우선해서는 안된다”며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인증을 비롯해 각종 재해‧재난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주기적으로 해왔고, 재해와 관련한 특별 전담 조직(TF)도 구성해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