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조명의 기자] 이미지의 왜곡 없이 물속과 물 밖에서 360도 전방위로 사진과 영상 촬영이 가능한 초소형 수륙양용 카메라가 개발됐다. 조간대에 사는 농게(fiddler crab)의 겹눈 구조를 생체모방해 얻은 연구 성과로, 실제 물에 담근 채 영상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쳐 기존의 360도 카메라의 한계를 보완하고 VR 기기 등 다양한 영상 장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간대에 서식하는 농게의 눈 구조. (a)  조간대 (물속/물밖)에서 서식하는 농게 사진 (b) 농게의 눈의 전방향 사진 (c) 농게 눈의 주사 전자현미경 사진 (d) 농게 눈의 주사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 (Top view) (e) 농게 홑눈(단일 각막 렌즈)의 측면 투과 전자현미경 사진
 조간대에 서식하는 농게의 눈 구조. (a)  조간대 (물속/물밖)에서 서식하는 농게 사진 (b) 농게의 눈의 전방향 사진 (c) 농게 눈의 주사 전자현미경 사진 (d) 농게 눈의 주사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 (Top view) (e) 농게 홑눈(단일 각막 렌즈)의 측면 투과 전자현미경 사진

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송영민 교수팀과 서울대 화공생명공학부 김대형 교수팀이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7월 12일 온라인에 발표됐다.

현재 360도 카메라를 제작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 열화상 카메라·센서 설계 전문기업 텔레다인 플리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존 제품의 경우 이미지 왜곡에 대한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고 각 카메라의 센서 정보를 연결하는 후처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통상 카메라에는 표면이 곡면인 렌즈가 사용되는데, 광 굴절 현상으로 인해 하나의 광학시스템에서는 물속과 물 밖에서 동시에 영상을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넓은 화각(field of view)을 갖는 광각 카메라의 경우 이미지 센서에 최대한 넓은 범위의 피사체 상이 맺히도록 하기 위해 렌즈 표면이 휘어진 정도가 심한(곡률이 큰) 고굴절 렌즈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렌즈 구성 때문에 렌즈의 중앙과 외각에서의 굴절 차이가 생겨 이미지 센서에 왜곡된 이미지가 투영된다.

연구팀은 편평형 마이크로렌즈를 이미지 센서와 결합하고, 1개의 마이크로렌즈와 1개의 포토다이오드로 구성된 광학시스템을 지름 약 2㎝인 공 모양의 구형 구조물 안에 200여 개를 집적해 왜곡이 없는 광각 카메라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아이디어를 얻은 농게는 조간대에 서식하는 종으로 물속과 물 밖 환경에서 모두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농게의 렌즈는 표면이 편평하며 그 아래로 점진적인 굴절률(graded refractive index)의 변화를 갖는 형태로 돼 있다. 또한 평평한 갯벌 지대에서 포식자를 효과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농게의 눈은 전 방향으로 렌즈가 형성돼 있다. 

연구팀은 200여 개의 포토다이오드를 구형으로 배치하고, 각 포토다이오드에 편평형 마이크로렌즈를 배치해 각각의 센서 정보를 연결하는 후처리·광학 렌즈에서 발생하는 왜곡의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편평형 마이크로렌즈를 배치할 경우 낮아지는 굴절력)을 향상시키고 수차를 보정하기 위해 굴절률이 연속적으로 변하는 4개의 렌즈로 구성된 구배형(graded-index) 마이크로렌즈를 제작했으며, 그 결과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물속과 물 밖에서 영상의 화질이 동일하게 유지되고 기존 광각 카메라보다 이미지 왜곡이 감소함을 이론적·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송영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360도 카메라는 기존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는 동시에 마이크로렌즈와 포토다이오드를 공 모양의 디바이스에 모아 실제 영상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연구실 단계에서 제작할 수 있는 포토다이오드와 마이크로렌즈의 크기 제한과 렌즈 정렬의 한계를 개선하면 보다 높은 해상도와 성능을 가진 360도 카메라를 자율주행 자동차의 비전시스템이나 기존 360도 카메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신개념 이미지 센서·카메라의 개발을 통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분야 연구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이공분야 학문후속세대지원사업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기초과학연구원외부연구단·GIST-MIT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송영민 교수팀(제1저자 장혁재 통합과정(지스트), 제1저자 이길주 교수(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화공생명공학부 김대형(제1저자 이민철 박사) 교수팀이 공동 진행했다. 또한 MIT의 Frédo Durand 교수와 텍사스 주립대의 Nanshu Lu 교수 등이 공동저자로 연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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