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튜브 슈퍼챗 수익 상위 20명 중 19명 ‘브이튜버’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최근 코로나를 겪으며 사람들의 소통 욕구가 증가한 가운데 ‘가상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진짜 사람과 구분이 어렵고 시청자가 좋아하는 특징으로만 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캐릭터는 버추얼인플루언서와 브이튜버(버추얼유튜버의 줄임말)로 나뉜다. 브이튜버는 실제 인물이 캐릭터의 탈을 쓰고 ‘연기’하는 것에 가깝다. 반면 버추얼인플루언서는 가상 공간 상에서 인공지능(AI) 등으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별개의 캐릭터다.

브이튜버가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 없이 단순히 재미를 위한 일회성 프로젝트로 시작될 때도 있는 반면 버추얼인플루언서는 상대적으로 더 상업성에 매몰돼 있다는 것 또한 차이점이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버추얼인플루언서는 지난 2016년 공개된 미국의 릴 미켈라다. 릴의 세계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브라질계 19세 미국인 가수’다. 친근한 외모의 그는 패션잡지사의 모델로 활동할뿐 아니라 광고 업계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5월 17일 기준으로 릴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무려 300만명이 넘는다. 1990년대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가 화제만 되고 바로 잊혀진 것과 달리 팬 동원력이 상당한 셈.

게시글 1개당 광고 단가는 팔로워 수가 200만명대일 때 이미 1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2020년 한 해 수입이 1170만달러(약 150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업계에선 현재 몸값이 더 뛰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기업 브러드가 개발한 가상인간 ‘릴 미켈라(오른쪽)’는 2016년 4월 데뷔한 뒤 캘빈 클라인과 샤넬, 프라다, 디오르 등 유명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했다. 사진=캘빈클라인 홈페이지
미국 스타트업 기업 브러드가 개발한 가상인간 ‘릴 미켈라(오른쪽)’는 2016년 4월 데뷔한 뒤 캘빈 클라인과 샤넬, 프라다, 디오르 등 유명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했다. 사진=캘빈클라인 홈페이지

가상 캐릭터, 일방적 소비서 쌍방향 소통으로 변화 

릴이 등장한 뒤 2년간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투자 붐이 일며 가상 캐릭터 시장은 더 커졌다. 과거엔 영화와 만화에서 파생된 캐릭터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주류였지만 이젠 릴처럼 세계관을 부여해 팬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강화한 캐릭터가 많다.

가상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브이튜버다. 유튜브는 가상 캐릭터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브이튜버는 웹캠과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해 만든다. 이어 움직임과 표현을 2차원이나 3차원으로 모델링한 뒤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브이튜버는 세계 최초로 2016년 일본에서 키즈나 아이가 등장하며 버튜버라고 불렸다. 이후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젠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며 업계에선 현재 활동 중인 버튜버만 1만6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중 키즈나 아이는 최근 일본 국립 관광청의 문화 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브이튜버 시장이 성장한 이유는 해당 시장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통계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 슈퍼챗 (유튜브의 페이 기능) 수익 상위 20명 중 19명은 브이튜버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요한 점은 브이튜버에게 슈퍼챗 수익은 전체 매출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키즈나 아이는 2018년 일본 아이폰XS 출시 당시 행사 모델을 하며 거액의 광고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준으로 슈퍼챗 랭킹 1위인 브이튜버 루시아는 지난해 슈퍼챗 수익만 한화로 25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음반·스폰서·광고 등으로 번 매출을 합하면 총 수익은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토크와 게임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계 미국인 브이튜버 코드미코. 16일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는 42만명이 넘는다. 사진=코드미코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유튜브에서 토크와 게임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계 미국인 브이튜버 코드미코. 16일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는 42만명이 넘는다. 사진=코드미코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블룸버그 “가상 캐릭터 시장, 2025년 14조원 규모로 성장”

릴이 등장한 뒤 2년간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투자 붐이 일며 가상 캐릭터 시장은 더 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가상 캐릭터 시장 규모는 2020년 한화로 2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14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엔 영화와 만화에서 파생된 가상 캐릭터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주류였다. 하지만 이젠 캐릭터에 세계관을 부여해 팬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강화한 사례가 많다.

브이튜버는 모션캡처 장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인간의 목소리와 동작을 따 캐릭터로 구현, 실제 사람 유튜버처럼 즉각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버추얼인플루언서보다 쌍방향 소통에 적합하다.

세계 최초의 브이튜버는 2016년 일본에서 등장한 키즈나 아이다. 키즈나 아이가 출시된 뒤 브이튜버는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선 현재 활동 중인 버튜버만 1만6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중 키즈나 아이는 최근 일본 국립 관광청의 문화 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브이튜버 산업이 성장한 이유는 해당 시장이 돈이 되서다. 유튜브 통계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 슈퍼챗(유튜브의 페이 기능) 수익 상위 20명 중 19명은 브이튜버인 것으로 조사됐다. 5월 17일 기준으로 슈퍼챗 랭킹 1위인 브이튜버 루시아는 지난해 슈퍼챗 수익만 한화로 25억원을 받았다. 업계에선 음반·스폰서·광고 등으로 번 매출을 합하면 총 수익은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브이튜버 아이돌 그룹 이세돌의 멤버 릴파. 사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브이튜버 아이돌 그룹 이세돌의 멤버 릴파. 사진=릴파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브이튜버 소속사 생겨

이처럼 브이튜버의 수익성이 증명되자 소속사 개념의 업체도 등장했다. 업체에서 캐릭터를 개발하고 성우 등을 고용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수십 명에 이르는 브이튜버를 제작한 일본 회사 애니컬러다. 해당 기업은 설립 5년 만인 현재 누적 구독자 수 1500만명을 돌파했다. 상위에 랭크된 브이튜버 대부분이 이 업체 소속인 영향이 크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3위 증권거래소인 일본거래소그룹(JPX)이 4월 28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니컬러는 6월 8일 도쿄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시가총액은 44.6억엔(약 444억원)이다. 지난해 4월 애니컬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전년에 7.63억엔(약 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는 아직 태동기…브이튜버 아이돌 ’이세돌’ 성과

국내 브이튜버 시장은 아직 태동기에 머물러 있다. 2018년 스마일게이트가 주력 게임 ‘에픽세븐’ 홍보용으로 만든 세아가 국내 최초의 브이튜버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7만명대다. 

다만 최근엔 신인 브이튜버 걸그룹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데뷔한 국내 최초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세돌)이 그 주인공이다.

이세돌은 지난해 12월 데뷔 싱글로 멜론 차트 36위, 벅스 실시간 차트 1위 등의 기염을 토했다. 업계에선 이세돌이 메타버스와 K팝을 연결하는 엔터 산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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