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같은 가짜 기술 ‘딥페이크’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카카오브레인은 얼굴을 바꾸는 페이스 스와핑 기술을 고도화한 ‘스무스-스와프(Smooth-Swap)‘ 모델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페이스 스와핑은 이용자가 틱톡과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후 촬영된 얼굴을 다른 얼굴로 바꾸는 데 활용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이용한 영상이나 소리, 이미지의 위변조를 ‘딥페이크(딥러닝+페이크)’라고 한다. 카카오브레인은 관련 기술 개발의 성과를 담은 논문을 내달 열리는 세계적인 학술대회 CVPR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딥페이크에 활용되는 기술은 인공지능(AI) 기법 가운데 하나인 딥러닝(Deep learning·심층 신경망 기반의 기계 학습)이다. 딥러닝을 활용하면 기존 데이터를 수집·조합·분석해 종류를 분류하거나 새로운 조합법을 찾을 수 있다. 과거 구글의 알파고(AlphaGo)가 사람이 구축한 바둑 데이터를 학습한 후 인간 챔피언을 이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 딥페이크는 엔터테인먼트로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퓰리처상(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문학·음악상) 수상자인 미국 힙합 가수 켄드릭 라마는 8일(현지 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해당 기술이 적용된 신곡 ‘더 하트 파트(The Heart Part) 5‘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그는 이 기술을 통해 ‘전처 살인사건‘의 주인공인 전 미식축구선수 O.J. 심슨으로 변신했다.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와 미국의 억만장자 래퍼 카니예 웨스트, 2019년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가 LA에서 피살된 래퍼 닙시 허슬, 2020년 헬리콥터 사고로 숨진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로도 변신했다. 

딥페이크는 영화와 드라마 산업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이날 미국 정보기술(IT) 매체인 씨넷은 최근 디즈니의 자회사인 루카스필름이 샤묵(Shamook)이라는 딥페이크 전문가를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는 인기 드라마 ‘만달로리안 시즌2‘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의 재현 장면을 딥페이크를 이용해 영화보다 리얼하게 만들어 해당 콘텐츠를 인기 영상으로 만든 바 있다. 지난해 7월에 열린 부천영화제의 개막식에 딥페이크가 적용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딥페이크가 일반인에게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국민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인 A씨는 최근 취업한 한 기업의 직원에게 “보이스피싱 업체인 줄 몰랐다. 그만두겠다”고 하자 그가 “이력서 사진을 딥페이크 음란물에 합성해 퍼뜨리겠다”며 협박했다. 이에 A씨가 소셜미디어를 탈퇴하고 잠적했지만 조직 측은 이력서에 적힌 그의 어머니에게 협박 전화를 이어갔다.

이에 높은 수준의 정확도로 딥페이크 영상을 식별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지난 3일 미국 UC리버사이드 연구진은 딥페이크 영상에서 조작된 얼굴의 표정을 식별하는 심층 신경망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만 100% 신뢰할 수있는 딥페이크는 개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애밋 로이초두리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딥페이크 생성 모델이 더 발전함에 따라 딥페이크 합성은 예전보다 더 쉽고 실제와 구별하기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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