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D 순위 하락하자 지난해 결과만 재차 홍보…작년엔 대통령이 성과 강조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별 디지털 경쟁력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지난달 조사됐다. 해당 순위가 내려간 것은 보고서가 나온 첫 해인 2017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정부는 관련 발표가 나온 뒤인 이달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의 순위만 재차 강조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지난 30일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IMD는 세계경제포럼(WEF)과 더불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국가 경쟁력 평가 기관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MD의 보고서에 나온 순위를 국가 이미지 지표로 인식, 해마다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의 순위가 전년보다 두 계단 오른 데 대해 “우리 정부가 (역대 정부보다) 더욱 역점을 둔 디지털 혁신의 성과”라며 “디지털 경제를 통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우리 경제의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IMD가 지난 30일 발간한 보고서인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핀란드에 이어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사진=IMD 보고서 캡처

종합 순위 3년 만에 10위권 밖 추락…미국, 지난해 이어 1위

하지만 올해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에 8위를 기록했던 사실만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IMD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89.72점)은 2017~2020년 계속 순위가 올라가다 올해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구체적으로는 64개국 중 19위(2017년)→14위(2018년)→10위(2019년)→8위(2020년)→12위(2021년)로 변했다.

미국(100점)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홍콩(96.57점)과 스웨덴(95.18점), 덴마크(95.15), 싱가포르(95.13점)가 각각 2, 3, 4, 5위에 올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외에 대만(8위)이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아태 지역만 놓고 봐도 한국은 대만의 10위권 진입으로 올해 처음 순위가 하락했다.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 상위 15개국 중 한국이 지난해 대비 순위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사진=IMD 보고서 캡처.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 상위 15개국 중 한국이 지난해 대비 순위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사진=IMD 보고서 캡처.

중국, 2017~2021년 상승 폭 가장 커…한국, 6개 분야 순위 ↓

중국(84점)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15위를 기록했다. 보고서가 처음 발간된 연도인 지난 2017년부터 누적 기준으로는 순위가 15계단 올랐다. 전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것이다. 일본(73점)은 한 계단 떨어진 28위에 머물렀다.

IMD는 각 분야(지식∙기술∙미래 준비)의 9개 부문, 52개 세부항목을 전문가 및 최고경영자(CEO)에게 설문한 자료와 통계에 기반해 평가한다. 한국은 9개 부문 중 ▲자본 ▲체계적인 집중 ▲규제를 위한 정책 기반(프레임워크)을 제외한 영역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의 '지식' 분야에서 한국의 순위는 '체계적인 집중' 부문을 제외하고 하락했다. 사진=IMD 보고서 캡처.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의 '지식' 분야에서 한국의 순위는 '체계적인 집중' 부문을 제외하고 하락했다. 사진=IMD 보고서 캡처.

‘학위 소지 여성’, ‘고숙련 외국인’ 등 순위 내려가

분야별로는 ‘지식’이 지난해(10위)보다 순위가 다섯 계단 내려가 2017년(14위)보다도 낮았다. 해당 분야 중 ‘인재(21위→26위)’와 ‘훈련 및 교육(11위→16위)’의 순위가 5계단씩 내려갔다. 

인재에선 ▲국제적인 경험(39위→52위) ▲고숙련 외국인(43위→46위) ▲디지털 기술 스킬(18위→33위) 등의 세부 항목의 순위가 하락했다. 훈련 및 교육에선 ▲직원 훈련(15위→32위) ▲총 교육비용(36위→38위) ▲학위 소지 여성(20위→21위)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의 ‘미래 준비’ 부문의 전체 항목이 지난해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사진=IMD 보고서 캡처.
‘2021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의 ‘미래 준비’ 부문의 전체 항목이 지난해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사진=IMD 보고서 캡처.

인터넷 속도 ‘2위→12위’, 기업의 민첩성 ‘13위→18위’  

‘기술’은 각 부문 중 ‘기술적인 프레임워크(3위→7위)’의 영향으로 전체 순위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기술(10→12위) ▲무선 광대역(20위→21위) ▲인터넷 속도(2위→12위) ▲첨단 기술 수출(6위→7위) 등 세부 항목의 순위가 내려갔기 때문이다. 

‘미래 준비’는 전 부문(변화에 적응하는 태도∙사업의 민첩성∙정보 기술의 통합)의 순위가 떨어졌다. ‘변화에 적응하는 태도’는 ▲인터넷 소매업(1위→2위) ▲태블릿PC(ex. 아이패드) 소지(20위→22위) ▲세계화에 대한 태도(14위→17위) 등의 세부 항목이 순위가 하락했다. 

‘사업의 민첩성’에선 ▲기업의 민첩성(13위→18위) ▲빅데이터 및 분석의 사용(15위→26위) ▲실패에 대한 기업가의 두려움(15위→16위) 등의 세부 항목이 순위가 떨어졌다. ‘정보 기술의 통합’에선 ▲민관 협력(15위→16위) ▲사이버 보안(21위→23위) 등의 순위가 하락했다. 

다만 2017~2021년을 기준으로는 2017년 전보다 디지털 경쟁력이 강화됐다. IMD 측은 연구개발(R&D)에 관한 강력한 투자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