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기술·제품으로 건강과 삶의 질 향상

[테크월드뉴스=이재민 기자] 아차! 싶으면 어김없이 ‘그날’이다. 여자에겐 평균 28일 주기로 대자연의 기운이 찾아온다. 생리 주기는 종종 컨디션에 따라 늦거나 빨라지기도 한다. 이 주기에 따라 몸 상태가 달라지므로 중요한 일정이 있거나 다이어트를 할 때 정확한 생리 예정일을 알면 도움이 된다. 달력을 보며 생리 예정일을 짐작하던 것을 이제 똑똑한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이 도와주고 있다.

‘클루’는 생리·배란 주기 추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과거 생리 정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앞으로의 생리 주기와 배란일을 예측해준다. 생리통, 스트레스 지수, 피부 상태, 식욕 등 28개 옵션이 있어 생리 기간 동안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자세히 기록할 수 있고, 몸 상태에 따른 맞춤형 조언도 얻을 수 있다.

클루는 15가지 언어로 180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사용자는 1300만 명을 넘어섰다. 클루를 개발한 덴마크 출신의 창업가 아이다 틴은 ‘펨테크’라는 용어를 처음 고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펨테크(Femtech)란 여성(female)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여성의 건강 관리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기술, 상품, 서비스 등을 뜻한다. 펨테크는 인공지능(AI), 생명공학, 신소재 기술들을 접목해 생리, 임신, 수유 등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펨테크 제품은 클루 같은 생리·배란 주기 추적 애플리케이션, 생리 팬티와 친환경 생리대, 자궁경부암 진단 기기, 발암물질이 없는 콘돔 등이다.

한국형 펨테크 등장
주로 미국 기업이 펨테크 시장을 이끌고 있으나, 최근 한국에서도 펨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펨테크의 시초로는 2014년에 여성을 위한 콘돔을 출시한 ‘인스팅터스’를 꼽을 수 있다. 인스팅터스는 콘돔을 남성이 착용하지만, 이것이 여성의 건강에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천연 라텍스를 사용하고, 고무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 ‘이브 콘돔’을 개발했다.

이브 콘돔은 제품·원재료·배합 등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도 첨가하지 않아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의 시작은 2015년 콘돔에서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인스팅터스는 2020년 약 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박진아 인스팅터스 대표는 2018년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국내 최초 생리 팬티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단색’은 2019년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단색은 생리대 대신 착용할 수 있는 ‘논샘 팬티’를 개발했다. 논샘 팬티는 ‘여성소비자가 뽑은 2019 프리미엄브랜드대상’에서 고객만족브랜드(기능성 위생팬티)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논샘 팬티는 하이웨스트, 베이직, 라이트 등으로 구성돼 생리 양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외부에서 갈아입기 쉽도록 옆 라인에 훅을 장착한 분리형도 출시됐다. 단색은 최근 임부 레깅스, 어린이 브라, 요실금 팬티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인류 절반이 고객, 시장 분야 더 넓어져야
펨테크 시장은 미국에서 먼저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87억 5000만 달러였던 펨테크 시장 규모는 2027년 600억 1000만 달러로 매년 15~20%씩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은 세계 펨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액이 2019년 5억 9200만 달러로, 3년간 2.6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펨테크는 인류의 절반인 여성이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펨테크 분야는 유전학, 폐경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러나, 한국의 펨테크 산업은 아직 소비재 비중이 높아 시장 분야를 더 넓혀 나가야 한다.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원격의료 기술과 여성용 신약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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