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술 비약적 발전 눈에 띄어


세계 반도체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 고체 회로 학술회의(ISSCC)’가 오는 2월22일에서 26일까지 5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 국제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반도체 학술대회인 ISSCC는 반도체 기술 축제의 장이다. 1954년 처음 설립돼 올해 62회째를 맞이한다. 매년 25개국, 4000명 이상의 학자들과 연구원들이 실리콘밸리에 모여 회로 설계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와 정보를 교환하고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갖는다.

이번 학회에서는 전 세계에서 총 610편의 논문이 제출됐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206편의 논문만이 채택됐다. 이 중 한국은 총 29편의 논문이 채택돼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논문 발표국이 됐다. 한편 카이스트(KAIST)는 13편의 논문이 채택돼 세계 모든 기관을 통틀어 최다 논문 발표기관이 되는 쾌거를 다시 한 번 이뤘다. 지난 2014년을 제외하고 2011년부터 줄곧 1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에서도 9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KAIST ISSCC 채낵 논문 1위 기록

2015년 ISSCC는 ‘반도체 시스템-빅 데이터를 움직이는 작은 칩(Silicon System-Small Chips for Big Data)’이라는 주제로, 빅 데이터의 생성과 분석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문을 열어줄 사물인터넷(IoT) 등의 다양한 응용을 위한 회로 및 시스템 기술들을 발표한다. 학회 기간 중에는 논문 발표와 기조연설 이외에도 기조 패널 토론, 포럼(Forum), 전문가 강연 등의 교육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조연설에는 삼성전자의 김기남 사장이 초청돼 ‘데이터 중심 사회에서의 실리콘 반도체 기술과 역할’에 대해 강연한다. 아울러 2007년부터 신흥 국가 및 신생 연구실의 우수 학생 논문 제출을 장려하기 위해 ISSCC에서 수여해 왔던 ‘실크로드 어워드’를 올해에는 연세대학교의 한홍걸 학생(지도교수 김태욱)이 수상하게 된다.

한편 채택된 논문 중에서는 ‘시선 추적이 가능한 저전력 물체 인식 안정 시스템’이 큰 주목을 받았다. 카이스트의 홍인준 학생(지도교수 유회준)이 발표할 새로운 안경형 시스템은 오로지 사용자의 시선만으로도 마우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기존의 음성 인식, 혹은 손동작 기반 입력 장치의 경우, 큰 소리를 내야 하거나 혹은 거추장스러운 손동작이 필요하므로 영화관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사용자의 의도가 외부에 노출되는 큰 불편함을 겪게 된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제안하는 시선 추적 기술은 사용자가 원하는 부분을 쳐다보기만 하면 마우스를 해당 위치로 정확히 움직일 수 있어, 공공장소에서도 의도를 드러내지 않고 마우스를 조작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세계 최초 시선 추적 전용 이미지 센서를 설계했기 때문에 기존 연구 대비 전력 소모를 2.9배 감소시켜 모바일 환경에서 20시간 이상의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고성능 물체 인식 칩도 함께 구현해 매우 복잡한 물체 인식 기능을 실시간으로 구현함과 동시에 최신 연구 대비 3배 이상의 전력 소모를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

메모리 분과에서 채택된 총 14편의 논문 중에서 삼성전자는 4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128기가비트의 고용량을 구현할 36단 적층 3차원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여 삼성전자가 메모리 분야의 선두 주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국인 최초로 ISSCC 기술 프로그램 전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카이스트 유회준 교수는 “한국이 반도체 기술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해 오고 있음은 분명 자부심을 가져야 할 사실이다”며 “그러나 한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중국과 대만의 발전 속도는 위협적인 정도로 빨라서 자칫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도체 분야마저도 중국권에 내어 줄 수 있다는 위기감 역시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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