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시장에서 입에 자주오르는 단어가 있다. ‘IoT’가 바로 그 단어다. Internet of Things의 약자로서 우리말로는 사물인터넷이라고 풀이된다. 센서와 프로세서, OS가 발달하면서 활용 분야가 점차 넓어지고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IoT시대에는 모든 기기에 네트워크 연결 기능이 탑재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출현이 기대되는 가운데 IoT가 IT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급부상했다.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IoT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싶다. 집 안에서 좀 더 편리하게 생활하고 싶다는 상상은 ‘홈 네트워크’ 시대를 열었고 이는 ‘스마트홈’ 개념까지 만들어냈다. 상상 속 세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대, 스마트홈은 현실화를 넘어 상용화 될 수 있을까?

<취재 : 윤효진 기자 hyojin@techworld.co.kr >




구글, 삼성 등 빅 기업 스마트홈 세계 1위를 노린다

리서치 전문업체 가트너가 지난해 IoT 관련 자료를 발표했다. 가트너는 오는 2020년에는 IoT 기술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1조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 시스코도 2020년에는 25억 명의 사람과 370억 개 이상의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오는 2030년에 이르면 500억 개의 사물들이 연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발빠른 제조사는 벌써 수익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IoT는 이제 가능성을 논하는 단계에서 실제 수익 모델을 논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IT 업계는 물론 모든 기업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며 IoT의 구체적인 수익 모델을 찾고 있다. ‘스마트홈’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한국모바일기업진흥협회가 지난 5월 ‘IoT와 관련한 모바일제품의 연구·개발 및 지원’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관심 IoT 분야를 묻는 질문에 헬스케어(18.9%)와 스마트홈(16.4%) 부문이 가장 선망하는 분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반영이라도 한 듯 글로벌 기업들의 IoT 시장 경쟁이 본격화 됐다.



▲ 그림 1. 구글이 네스트랩스 인수를 통해 스마트 온도 조절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시작은 구글이었다. 구글은 올해 초 자동온도조절 장치 등 연기감지 전문 제조업체 네스트랩스를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통해 IoT 분야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애플도 IoT 통신 관련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IoT 분야 중에서도 선호도가 가장 높은 헬스케어와 스마트홈 분야에 집중한다. 지난 6월 ‘WWDC 2014’에서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 ‘iOS8’을 선보이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또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IoT를 적용할 수 있는 iOS 앱 개발을 위해 적대적 관계였던 IBM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 그림 2. 애플이 WWDC 2014를 통해 스마트홈 서비스인 ‘아이홈(iHome)’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8월15일 미국 IoT 기술업체인 스마트싱스를, 19일에는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다. 구글과 애플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나름의 강점이 있다. 스마트폰·TV·냉장고 등에서 세계 1위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종합 가전업체라는 점이다. 때문에 자사 제품끼리만 연결해도 큰 스마트홈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 그림 3.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 2014’에서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홈의 미래, ‘표준화’에 달렸다

이제 IoT가 단순히 가능성이 아니라 본격적인 시장 형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이전보다 현실적인 모델 구성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고군 분투중이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서비스 개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IoT 산업이 상용화되기 위해서 뛰어넘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표준화’다.

IoT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과 확산도 있지만 기존 시스템 위에 새로운 IoT 시스템 도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장 시배적인 표준이 있다면 누구나 표준문서를 보고 개발·생산할 수 있다. 이는 시장 경쟁을 통해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뿐만 아니라 관련 시장을 크게 형성할 수도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표준을 설립하는 것이 IoT 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그림 4. IoT 개방형 플랫폼 ‘모비우스’와 ‘앤큐브’



현재 스마트홈 관련 국제 표준화 단체로는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와 스레드그룹(Thread Group)이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가 아트멜, 브로드컴, 델 등과 함께 지난 9월에 출범한 OIC는 현재 스마트홈 분야에서 비용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가정용 시스템을 원격에서 제어하는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분간 OIC는 타 표준화기구와 협력보다는 시장 지배적 표준을 위해 참여 업체 간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레드그룹은 구글이 주도하고 네스트랩스, 프리스케일, ARM, 삼성전자가 참여해 상호호환 가능한 IoT 구현을 위해 설립된 표준화 단체로서 지난 1월 구글이 스레드를 개발한 네스트랩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스레드는 저전력 무선 프로토콜 사용을 통해 저전력으로 가정용 디바이스 간 연결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서 전자부품연구원(이하 KETI)도 IoT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5월 KETI는 SK텔레콤과 IoT 분야 플랫폼 사업화 협력 및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미래창조과학부 지원 과제로 2011년 말부터 개방형 IoT 플랫폼 ‘모비우스(Mobius)’와 서브 플랫폼 ‘앤큐브(&CUBE)’ 연구 개발을 추진해온 바 있다.

해당 연구 개발 결과물을 지난 11월 말 KETI 주관 개발자 포럼을 통해 공개했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플랫폼은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개발자 입장에선 접근의 제약성, 소비자 입장에선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모비우스와 앤큐브가 상용화되면 중소기업 및 창업벤처 개발자 누구나 IoT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손쉽게 사물을 찾아 연결할 수 있고 개발자는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 그림 5. KETI가 지난 11월5일부터 7일까지 열린 ‘2014 사물인터넷 전시회’에서 IOT 플랫폼 ‘모비우스’와 ‘앤큐브’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안일엽 KETI 연구원은 “모비우스는 스마트폰의 앱을 개발하듯이 누구나 쉽게 IoT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소트프웨어에 탑재만 하면 누구나 쉽게 사용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이라며 “이를 통해 KETI는 중소기업들이 IoT 서버에는 집중을 덜하고 디바이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 표준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OIC와 KETI를 비롯한 많은 IT기업들은 여전히 표준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스마트홈 서비스는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다. 구체적인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단순히 집 안의 사물들을 조종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과 사물이 어우러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 모두의 집이 똑똑한 로봇이 될 날은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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