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기를 지나고 있는 메모리, 다소 안정적인 디스플레이


한국신용평가(www.kisrating.com)는 지난달 10일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신용 리스크(Credit Risk)에 대한 소고(小考) - 디스플레이 산업과의 비교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스페셜 리포트를 발표하였다.

최근 DRAM 업계의 과점화와 모바일 시장 확대, 신흥국의 성장에 따른 수요기반 다양화로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전례없는 변혁기를 지나고 있다. 경쟁과정에서 생존한 주요 공급업체들은 2013년 들어 시장의 호조와 함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신용등급이 상향되기도 하였지만, 구조적인 변동성으로 인해 유사한 실적을 보유한 다른 산업의 업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모두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집약산업이며, 공정기술과 전방산업 등에서도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공급탄력성이 낮아 수요예측이 실패할 경우 수급불균형으로 제품 가격이 크게 변동하는 등 구조적인 위험이 상존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개별업체의 실적 변동성 측면에서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유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 년 간 두 산업의 변동성이 다르게 나타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존재여부를 들 수 있다. 상위 두 업체의 점유율이 비등하고 다른 유력업체와도 그 격차가 크지 않은 디스플레이 산업은 1위 업체의 입장에서 출혈경쟁을 통한 이익창출 유인이 크지 않은 반면, 삼성전자가 월등한 시장지위와 함께 Captive Market을 확보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경우 지배적 사업자가 치킨게임을 주도하여 독점적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였다. 과거 메모리반도체 산업이 여러 부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적 사업자인 삼성전자만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구가해 왔다는 점이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산업 리스크 해소를 위해서는 경쟁구조 차원의 변화가 필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업계 전반의 신용도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지배적 사업자의 전략을 제약할 수 있는 경쟁구조 차원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DRAM에서의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통합은 선두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였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DRAM보다 선두권과 타 업체간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3D NAND의 도입으로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절감 가능성이 열려 있는 NAND의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출혈경쟁을 수행할 유인이 남아 있어 실적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다.

1위 업체의 공격적인 시설투자에는 경쟁업체의 추격가능성 또한 중요한 고려요인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요 업체들은 선두권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보유 유동성을 통해 시장의 변동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흡수하면서 생존할 수 있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도 삼성전자의 지배적 시장지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이 우수한 기술력 및 고객기반, 그리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면 과거와 같은 출혈경쟁이 발생할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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