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총조립 완료 "4차 발사 준비 끝"…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첫발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4일 총조립을 완료하고 4차 발사 준비를 마친다. 오는 2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되는 누리호 4차 발사는 성공 여부를 넘어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4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발사대 이동 전 최종 점검을 마치고 언제든 발사가 가능한 상태를 갖추게 된다.
전날까지 진행된 총조립 과정은 별다른 문제 없이 순조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누리호 조립은 항우연이 제작을 주관했던 지난 3차 발사와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 제작을 총괄 주관했다.
즉, 사실상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의 출발인 셈이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트랜스포터에 실리고 25일에는 발사대로 옮겨진다. 이후 발사일인 27일까지 실제 발사를 위한 준비 절차를 이행한다.
누리호 4차 발사는 오는 27일 밤 0시 55분에 진행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누리호가 처음으로 야간에 발사된다. 향후 발사관리위원회 결과에 따라 발사 시간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한밤중에 우주로 향하게 된다는 것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한밤중에 발사를 결정한 핵심 이유는 바로 주탑재 위성의 임무 요구 조건 때문이다. 이번 누리호 4차의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고도 600㎞의 태양동기궤도(SSO)에 진입, 지구 자기권 플라즈마 측정과 오로라와 대기광 관측을 통한 지구 에너지 유입량 예측 등의 과학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관측해야 하는 오로라와 대기광은 매우 희미한 빛이기 때문에 태양빛 간섭을 피해 관측할 수 있는 빛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 우주로 올라가야 한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 외에도, 국내 산학연이 참여한 12기의 큐브위성이 '손님'으로 동행하며 각기 다른 첨단 실험을 수행한다. 이들 위성은 우주의약, 위성 폐기, 항법, 지구 관측, 6G 통신 등 폭넓은 분야의 실증에 나선다.
주목할 만한 임무를 살펴보면 스페이스린텍의 '비천(BEE-1000)'은 세계 최초로 소형 위성에서 단백질 결정 성장을 실증해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고품질 단백질을 무중력 환경에서 생성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로테크의 '코스믹'은 심각해지는 우주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 최초로 임무가 끝난 위성을 안전하게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소각하는 위성 폐기 기능을 검증한다. 세종대학교의 '스파이론'은 저궤도 위성 기반 항법 신호 생성기를 개발하여 GPS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홀추력기를 시험하고, 서울대는 편대 비행 기술을, 전자통신연구원은 차세대 통신(6G)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실증하는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우주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누리호 4차 발사는 단순히 위성 13기를 우주에 보내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의 뉴스페이스 산업 역량과 첨단 과학 임무 수행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는 중대하고 의미 있는 걸음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