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25조 국내 투자…AI·수소·로봇 전면배치

2025-11-17     김승훈 기자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5년간 총 125조2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단행한다. 

한미 관세협상 마무리로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중장기 국내 투자로 근원적 성장동력 확보와 국가 경제 활력 제고를 도모하고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는 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신사업(50조5000억원), 모빌리티 연구개발(38조5000억원), 국내 생산설비 및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등 경상투자(36조2000억원)로 구성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AI 및 로봇, 수소 등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동시에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과 글로벌 수출 인프라스트럭처를 확대해 국가 경제 활력 제고 및 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집행될 예정인 이번 투자액은 직전 5년간(2021~2025년) 투자액 89조1000억원 대비 36조1000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투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래 신산업 분야 투자는 산업계 게임 체인저라 불리는 AI 분야에 집중된다. 최근 엔비디아와 AI 협력을 발표한 바 있는 현대차는 향후 차량 내 AI,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등 AI 역량 고도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고전력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피지컬AI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성되는 AI용 학습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데 활용된다. 피지컬AI 생태계 발전을 주도할 ‘현대차그룹 피지컬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행동 데이터를 축적한 AI 로봇의 완성도 향상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 시설로, 향후 실제 산업 현장 투입 전 신뢰성 검증을 위한 혁신실증센터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확보된 피지컬AI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도 조성할 방침이다. 자체적인 로봇 제품 양산뿐 아니라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시설을 갖춰나가겠다는 뜻이다.

친환경 핵심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 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생산에 유리한 서남권에 1GW 규모의 수전해 플랜트도 건설한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플랜트로 확보한 수소에너지를 수소 충전·저장 인프라 조성을 통해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향후 정부·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AI와 수소 기술을 접목한 ‘수소 AI 신도시’ 조성도 검토 중이다. 내년 현대차 울산 전기차(EV) 전용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건설에도 박차를 가한다.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병행된다. 후륜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주요 글로벌 시장 맞춤형 차량 개발이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신기술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대규모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국내 완성차 생산공장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을 글로벌 마더팩토리 및 수출기지로 육성해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을 대폭 증대시킬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18만대였던 완성차 수출을 2030년 247만대로 늘린다. 그중 전동화 차량(EV·PHEV·HEV·FCEV) 수출은 지난해 69만대에서 2030년 176만대로 2.5배 이상 확장시킬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 자동차 생태계 안정화를 위해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가 2025년 부담하는 대미 관세 전액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2·3차 중소 협력사까지 포함하는 상생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한다. 협력사의 원자재 구매·운영자금 확보, 글로벌 수출 확대, 스마트공장 구축, 미래 모빌리티 부품 개발 등을 전방위로 지원하며 동반성장 기반의 장기 파트너십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