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한주] 두산에너빌리티, 빅테크 전력난 해결사로 급부상

SMR 시장 ‘글로벌 핵심 공급사’ 입지 공고화

2025-11-06     주가영 기자

모든 산업군의 디지털전환이 빨라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지만 바쁜 일상에 최근의 이슈를 살펴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TECH한주]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글로벌 매크로 이슈와 국내 코스피, 코스닥 유망기업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 설비 및 담수 설비 분야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플랜트 전문 기업이자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입니다.

1962년 ‘현대양행’으로 설립되었으며, 2001년 ‘두산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22년에 현재의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산업의 기초 소재인 주단조 제품부터 화력, 원자력, 풍력 등의 발전 설비와 해수 담수화 및 수처리 설비까지 다양한 플랜트 사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원자력 발전소 핵심 기기(원전 주기기) 일괄 생산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해외 첫 수출을 이뤄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미래성장동력 ‘친환경’

두산에너빌리티는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클린 에너지’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화력발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해상풍력, 수소 등 4대 성장 동력을 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시화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등 선도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SMR의 핵심 기자재 제작 및 공급 역량을 확보했으며, 이는 글로벌 원전 시장의 재편 흐름 속에서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SMR 전용 생산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생산 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SMR은 향후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매출을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10월13일에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해외 첫 수출을 이뤄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국내 산학연과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며 세계 다섯 번 째로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5000시간 실증에 성공하며 성능을 입증했고, 이번 계약까지 총 8기의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가스터빈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신속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솔루션으로 가스터빈 수요가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데이터센터는 기존 전력망으로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 자체적인 전력 공급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이 가운데 건설기간과 공급 안정성, 가동 기간,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가스터빈이 주목을 받고, 자체 가스터빈 모델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러한 ‘AI 전력주’ 테마의 수혜주로까지 재평가받으며 향후 수소터빈, 암모니아 혼소 등 무탄소 발전 기술로의 전환을 선도할 전망입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물려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기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대용량 터빈 기술 개발과 공급을 통해 국내외 해상풍력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탈석탄 이후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끄는 핵심 사업입니다.

수소 분야에서는 수소 가스터빈 개발을 비롯해 수소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확보하며 청정 수소 에너지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미래 친환경 기술을 집중적으로 결합하고 있다”며 “2029년까지 친환경 사업 비중을 90% 이상으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클린 에너지 솔루션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체코 프라하 CEZ 본사에서 열린 테믈린 원전 1·2호기 발전기 교체 사업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CEZ 다니엘 베네쉬(Daniel Benes) CEO(왼쪽)와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파워서비스 BG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두산에너빌리티]

체코 테믈린 원전 1·2호기 발전기 교체 사업 수주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전력공사(이하 CEZ)와 테믈린(Temelin) 원전 1·2호기 발전기 교체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9월11일 밝혔습니다. 계약 규모는 총 3000억원대입니다.

이번 계약은 발전기와 보조기기(BOP, Balance of Plant) 공급‧교체 공사와 준공 후 15년 장기 유지보수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두산스코다파워가 주계약자로 공사를 총괄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기 기자재 공급과 기술지원을 수행합니다.

테믈린 원전 1·2호기(각 1,125MW급)는 체코 남보헤미아주에 위치한 2기 규모의 상업운전 원전으로, CEZ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CEZ는 최소 60년 이상 장기 운영을 위한 원전 현대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며 이번 계약도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BG장은 “이번 수주는 지난 해 두산스코다파워에 발전기 생산 기술 이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첫 성과”라며 “국제 경쟁입찰에서 확인된 ‘팀두산(Team Doosan)’의 원전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진 LNG 생산기지 조감도​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원전과 터빈 수주 기대감 절정

두산에너빌리티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46% 이상 급증하며 시장 컨센서스(약 2830억 원)에 부합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과거 수주했던 저수익 프로젝트의 원가 부담이 감소하고, 고수익성인 원전 서비스 및 가스터빈 서비스(LTSA) 부문 매출이 안정적으로 반영되면서 회사의 수익 구조가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증권가 리포트들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긍정적인 중장기 전망을 유지하며, 특히 원전 및 가스터빈 부문의 수주 모멘텀을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성장 로드맵이 투자자들의 핵심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향후 수주되는 프로젝트들은 과거 대비 높은 마진이 확보된 원전, 서비스, 가스터빈 위주로 구성돼 매출 규모와 함께 수익성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가 굳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목표 초과 달성과 고수익 사업 비중 확대에 기반한 2026년 이후의 전망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주기기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로서 뉴스케일의 SMR(소형 모듈 원자로) 프로젝트가 구체화될수록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약 4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체코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주기기 공급 계약 체결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높다”면서 “이는 단순한 수주액 규모를 넘어, 한국형 원전의 유럽 시장 진출 확대와 두산에너빌리티의 글로벌 원전 파운드리(주기기 제작 전문 기업)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