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당한 오픈AI…국가 안보 문제로 확대되는 AI 보안 이슈

2024-07-08     석주원 기자

[테크월드뉴스=석주원 기자] 챗GPT로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했던 오픈AI에서 지난해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현지 시간 5일 “오픈AI의 비밀을 훔친 해커, 중국도 가능하다는 우려 확산”이라는 기사를 통해, 지난해 초 한 해커가 오픈AI의 사내 메시징 시스템에 접근해 AI 기술 설계에 관한 정보를 훔쳤다고 밝혔다.

기사는 해커가 오픈AI의 직원들이 기술에 관련해 토론을 하는 포럼에서 세부 정보를 빼냈지만 AI를 개발하는 시스템에는 접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오픈AI 경영진은 지난해 4월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이 사건을 직원들에게 공개하고 이사회에 알렸다고 한다.

오픈AI 경영진은 고객이나 협력사의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사고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커가 외국 정부와 관련이 없는 개인이라고 판단했으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수사 기관에도 통보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따르면 일부 오픈AI 직원들은 내부 보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중국과 같은 적대적 국가에서 AI 기술을 훔쳐갈 경우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걱정했다.

오픈AI에서 근무했던 레오폴드 아셴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는 회사가 중국 정부 등 적대적 국가들의 기밀 도용을 막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픈AI에서 기술 프로그램 관리를 했던 레오폴드는 올해 초 회사의 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는데, 본인은 정치적 이유로 해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픈AI의 보안 체계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오픈AI의 대변인은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즈는 미국 기술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 해커들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 중국을 비롯해 이란, 북한, 러시아와 연결되어 있는 해커들이 챗GPT를 해킹에 이용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된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사이버 공격은 민간의 피해뿐 아니라 국가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도 서로의 공공 기관을 침투하거나 거짓 정보를 전파하기 위한 사이버 전이 벌어지곤 했다. 그리고 이러한 해킹 작업에 AI 기술이 사용되면서 AI가 국가 안보에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 AI가 기존의 검색 엔진과 비교해 특별히 더 위협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오픈AI의 경쟁사로 꼽히는 앤트로픽의 다니엘라 아모데이(Daniela Amodei) 공동 창업자는 누군가 AI 디자인을 훔치고 그것을 공유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오픈소스로 공개되고 있는 AI 모델들도 많지만 이러한 AI들이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AI 기술이 곧 미국을 따라잡거나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일부 지표에서는 이미 중국의 AI 전문 인력 배출이 미국을 넘어섰으며 자체적으로 강력한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AI 모델을 공유하는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레망 드랑주(Clément Delangue) CEO는 “중국이 곧 미국을 앞선다는 예상은 망상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의 이번 보도에서 오픈AI의 해킹 문제를 단순히 AI 서비스의 안전 문제로 다루지 않고,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AI 기술 경쟁에서 변방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 AI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과정에서 안보와 서비스 안전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지금부터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