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왕좌 쟁탈전, 뉴욕서도 이어지나

박상진 네이버 CFO, 미 증시 상장 가능성 언급

2021-04-22     이혜진 기자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네이버가 카카오에 이어 자사 웹툰 법인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네이버는 한·중·일에서 진행하는 웹툰 사업을 미국 회사가 총괄하는 식으로 지배 구조를 개편한 한 바 있다. 국내 양대 웹툰 기업이 뉴욕 증시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1일 미 블룸버그통신에 “성장하기 위해 세계로 가야 한다”며 “채권(달러화 표시)의 추가 발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네이버 웹툰의 미 증시 상장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웹툰은 지난해 12월 한국에 있던 본사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고급 업무단지인 '윌셔 코트야드(붉은색 표시)'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업계에선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맞은편에 글로벌 미디어 기업인 엔트라비전의 사무실이 있으며, 해당 사무실 인근에 CJ아메리카의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사진=구글 지도 캡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12일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전 카카오페이지) 대표가 해당 언론에 NYSE 데뷔 가능성을 밝힌 후 나왔다. 다만 이 대표는 박 CFO와 달리 한국과 미국 모두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양사는 국내외 웹툰 업체를 인수하면서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먼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카카오다. 

공시를 종합하면 카카오엔터는 2017년 8월 웹툰 업체 디앤씨미디어의 주식 74만2002주(18.49%)를 취득,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8월 지분 5%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23.13%로 올렸다. 

2018년엔 인도네시아의 웹툰 회사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했다. 작년 6월엔 412억원을 들여 일본 최대 만화 제작사인 카도카와(角川)의 지분 2.7%를 확보했다. 이후 지분을 7.6%로 확대,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지난해 9월 미국 웹툰 회사인 타파스미디어의 지분도 10.8%를 인수했다. 같은 해 11월엔 지분 29.6%를 추가로 취득, 최대 주주가 됐다.

국내 웹툰 기업의 지분도 매입했다. 2018년 8월 카카오는 대원미디어의 두 자회사인 학산문화사와 대원씨아이 그리고 서울미디어코믹스에 각각 147억원(지분 19.8%), 146억원(지분 19.8%), 100억원(22.2%)을 투자했다. 같은 해 10월엔 투유드림에 200억원을 투자해 25%의 지분을 확보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의 운영사인 콘텐츠퍼스트에 투자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25%(5만100주)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들인 금액은 약 334억원이다. 세계 최대 웹소설 사이트(왓패드)를 올해 1월 6억달러(약 6714억원)에 삼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성숙 최고경영자(CEO)는 21일(한국시간) 북미 테크 컨퍼런스 ‘콜리전 컨퍼런스’에서 “네이버 웹툰과 왓패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이는 플랫폼”이라며 “이들 플랫폼에는 소수의 베스트셀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다양한 나라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Z세대들은 웹툰과 왓패드처럼 디지털 기반으로 새롭게 나타난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