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곳은 집중하고, 간섭은 최소화한다"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빔포밍(Beamforming)은 기지국 안테나의 빔(전파)을 원하는 곳으로 집중 전송하는 기술이다. 최근 5G를 계기로 빔포밍이 주목받고 있어 얼마 안 된 기술 같지만, 실제로는 40~50년이 넘은 기술이다. 처음에는 스마트안테나라는 용어로 사용됐다. 

 

풍선과 같은 빔포밍 원리

빔포밍의 이론을 이해하려면 공기가 가득찬 풍선을 생각하면 된다. 부풀어오른 풍선의 양쪽을 누르면 납작해지면서 길게 튀어나오는데 빔포밍의 원리도 이와 같다.

빔포밍이 5G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5G에 사용되는 28GHz 대역의 밀리미터웨이브의 도달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빔포밍은 전파를 눌러줘서 더 멀리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밀리미터웨이브의 도달거리를 연장할 수 있다. 

빔포밍에서 중요한 기술은 빔을 원하는 곳으로 전송해주는 것과 더불어, 다른 유저(단말기 등)와 간섭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유저간 간섭이 없어야 통신 퀄리티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빔포밍의 원리: 좌측은 빔포밍 전, 우측은 빔포밍 시 빔이 전송되는 패턴을 나타낸다. 

5G 안테나에서 전파를 전송하는 부품을 앰프(Amp)라고 한다. 우리니라의 LTE 안테나는 4개의 앰프를 장착하는 4T 패시브 장비이며, 5G 안테나는 32개의 앰프를 장착하는 32T 패시브 장비다. 미국에서는 5G 안테나로 64T 패시브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에이스테크놀로지의 윤병태 기술전략실장은 “앰프를 많이 탑재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빔포밍 기술로 앰프에서 나오는 빔을 서로 눌러주면서 더 멀리 있는 유저에게 전송하는데, 유저가 많은 밀집지역에서는 빔이 멀리까지 나갈수록 처리해야 할 데이터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32T 장비를 선호하고, 미국과 같이 땅이 넓고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곳은 64T를 선호한다. 빔이 많아질수록 빔을 통제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빔포밍을 할 때 빔이 원하는 위치로 갈 수 있도록 조정해주는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이 필요하다. 캘리브레이션을 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 RF 필터이며, 이 필터를 얼마나 작고 정교하게 만드느냐가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다. 

5G 신호 중 밀리미터웨이브(28GHz)의 또 다른 문제는 벽 등의 장애물을 만나면 잘 투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는 기술도 빔포밍이다. 빔포밍은 벽을 만나면 전파가 통과할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찾아낸다. 하지만 밀리미터웨이브의 특성상 한계가 있으므로, CPE(고객자급장치)라는 장치가 전파를 받아 실내로 전파를 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안테나의 변천과정

현재와 같은 5G 빔포밍 안테나가 개발되지 전까지 통신 안테나는 몇 단계의 진화과정을 겪었다. 

먼저 기존 LTE 기지국에서는 안테나를 기둥 끝에 올려놓고 무선신호를 만드는 장비인 광중계기(Radio Unit, RU)를 기둥 밑에 위치시켜 케이블로 연결한다. 케이블로 신호가 전달되다 보면 전력 손실이 엄청나다. 전문가들은 10와트가 전송되면 1와트만 안테나에 도착한다고 말할 정도다. 

이쯤 되자 광중계기를 안테나가 있는 위치까지 올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앰프가 고장나서 수리기사가 안테나로 올라가면 한 번에 100만 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선뜻 이런 시도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에릭슨(Ericsson)이 광중계기와 안테나를 일체화시키는 AIR(Antenna Integrated Radio)을 개발하고 나서부터 일체형 안테나 개발이 활발해졌다. 이들 제품을 사용한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안테나와 광중계기가 합쳐지자 신호 손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두된 것이 빔포밍이다. 광중계기와 안테나가 일체형으로 합쳐졌기에 모뎀 성능만 좋으면 빔포밍을 적절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Massive MIMO(Multi Input Multi Output)로 수십 개 이상의 대량 안테나로 신호를 전송함으로써 빔포밍의 효과를 극대화하기에 이르렀다. 

(출처: SK텔레콤)

빔포밍과 Massive MIMO를 통해 전파 신호를 받는 핸드폰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안테나를 탑재해야 한다. 특히 5G 밀리미터웨이브는 장애물을 만나면 통과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신호를 더 잘 받기 위한 핸드폰 안테나의 개발은 필수조건이다. 

핸드폰 안테나는 단말기를 잡은 손을 제외한 틈새로 신호를 수신할 수 있어야 한다. (출처: IEEE ACCESS)

따라서 업계에서는 핸드폰에 탑재되는 5G 안테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2017년 4월 IEEE(국제전기전자엔지니이링협회)는 여러 개의 안테나를 단말기 기판에 붙이는 안테나를 제안된 바 있다. 이 외에도 핸드폰 단말기 제조사들은 지금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5G 신호를 수신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IEEE 논문에서 제안된 5G 핸드폰 안테나로, 직사각형 내의 노란색 정사각형이 안테나 칩이다. (출처: IEEE ACCESS)


 [5G 안테나 리딩 기업 인터뷰] 

기지국 RF 필터의 글로벌 강자 '에이스테크놀로지'
윤병태 기술전략실장/상무

에이스테크놀로지 윤병태 기술전략실장/상무

에이스테크놀로지(ACE Technologies)는 1980년 설립돼 창사 40주년을 맞이한 RF 이동통신 전문기업이다. 1세대 아날로그 통신부터 5세대 최첨단 통신까지 업계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모바일, 전장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RF 부품, RRH(Remote Radio Head), 기지국·모바일·중계기의 안테나, 방산·차량용 레이더 안테나 등 무선통신 장비 시장 상황에 맞는 특화된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고 있다. 다양한 안테나 측정 시설도 보유해 제품에 대한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2019년 글로벌 통신업체 두 곳으로부터 RF 필터 최대 공급업체로 선정됐으며, 5G 안테나필터통합모듈(AFU)도 2019년 1분기에 글로벌 통신업체 두 곳으로부터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만큼 매출의 90%가 해외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제조기지에서 제조 혁신과 수직계열화를 통한 최적의 비용으로,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 통신장비·휴대폰·차량 제조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고객과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윤병태 기술전략실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할 때 에이스테크놀로지의 안테나 장비가 공급됐다”며, “세계 통신 메이저 업체에서도 에이스테크놀로지가 주요 고객으로 자리잡았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RF 이동통신 전문업체는 3.5GH나 28GHz 대역 중 하나의 RF 필터만 보유한 것이 일반적인데 에이스테크놀로지는 모든 대역의 장비를 다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스테크놀로지스는 수년 내 1조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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