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 8월 29일 개최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대결은 늘 대중의 관심을 끄는 주제다. 하지만 요즘 추세는 AI vs 인간이 아니다. 그보단 어떡하면 AI를 통해 인간의 수고를 덜고 실수를 줄일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차피 AI는 계산이나 특정 데이터 범주 안에서의 추론, 분류에서 이미 인간을 한참 전에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에겐 이런 AI를 도구로, AI와 협업해 업무 능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혜가 있다. 바야흐로 ‘협업지능(Collabo Inteligence)’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협업지능의 현장을 한발 앞서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곧 찾아온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주최하고 법률신문이 후원하는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다’. 29일 열리는 이 대회에서는 법률 전문 AI와 팀을 이룬 변호사들이 인간 변호사로만 구성된 팀들과 근로계약서 3종에 대한 분석 실력을 겨룬다. 참가팀은 주어진 계약서를 분석해 위험조항, 누락조항 등을 찾고 보완점 등을 제시해야 한다.

AI 진화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인텔리콘연구소 임영익 대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법률 AI는 지난 2019 국제인공지능박람회에서 공개된 인텔리콘 연구소의 C.I.A(Contract Intelligent Analyzer)다. 인텔리콘연구소는 C.I.A의 전신인 ‘아이리스(i-LIS)’로 2016, 2017 세계 법률 AI 경진대회(COLIEE)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C.I.A는 법률 계약서 분석에 필요한 딥러닝, 자연어 처리, 기계독해, 법률 추론 기술을 융합한 AI 솔루션이다. 계약서를 업로드하면 짧은 시간에 계약서의 완성도와 당사자에게 필요한 법률적 보완 정보를 함께 표시해 제공한다. 인간 변호사를 대신하는 게 아닌, 인간 변호사를 도와 법률 처리의 효용성과 생산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

따라서 알파로 대회 역시 인간 대 AI의 대결 구도보다 인간이 AI와 협업했을 때 얼마나 획기적인 효율 개선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 나아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리걸테크(Legal Tech) 분야의 성장 속도 가속을 목표로 한다.

인텔리콘연구소의 대표인 임영익 변호사는 이번 대회를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젊은 변호사들이나 창의적인 분들이 참여해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며, “미국 같은 경우는 리걸테크의 진흥을 위해 ‘국제 법률 AI 컨퍼런스’를 1980년대부터 주최하고 있으며 지금 같은 붐을 일으키기 위해 소수의 학자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세계 추세에 궤를 같이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기술은 어차피 밀려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과거 리걸줌(Legal Zoom)이라는 법률 AI 회사가 기존 인간 변호사들의 강한 공격을 받았던 적이 있지만, 법률 AI의 효용성을 깨달은 변호사들이 이후 리걸줌으로 대거 이직하며 아예 전문 로펌으로 변화한 사례가 있다. 현재 리걸줌에 소속된 변호사의 수만 1000명이 넘는다. 리걸줌의 등장으로 미국 법률 사회 역시 큰 변화를 맞이했다. 또 결과적으로 한국 역시 아직은 보수적이지만 유능한 법률 AI들이 속속 등장하고 효과적인 적용 사례들이 증가할수록 리걸테크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규모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이야기다.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는 8월 29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인권실에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인간 변호사 8개팀과 AI와 협업하는 AI+인간 변호사 2팀이 40분간 주어진 근로계약서 3종에 대한 자문 보고서를 작성해 심사위원 3인에게 평가받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심사위원단은 이명숙 변호사, 신현호 변호사, 박형연 변호사다. 이 외에도 카이스트 유창동 교수, 김병필 교수 등이 나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리걸테크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며, 사법정책연구원과 현직 변호사 등의 전문패널들이 모여 ‘Legal AI, 도전인가 기회인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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