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네이버: “AI는 국가 기술 패권과 직결”
② 뤼튼: “AI는 인터넷 첫 화면, 넥스트 포털”
③ 카카오: “의료 등 버티컬 영역에서 승부”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는 지난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아시아 생성 인공지능(AI) 컨퍼런스 2023’을 개최했다. 본 행사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브레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 등 국내외 16개 AI 기업이 참여했다.

[사진=뤼튼테크놀로지스]
[사진=뤼튼테크놀로지스]

이세영 뤼튼 대표는 앞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모두를 위한 AI를 함께 의논하고 방향을 모색하고자 이번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됐다”고 개최 배경을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 AI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01억 달러(약 13조 원)로 평가된다. 연평균 34.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에는 1093억 달러(약 14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생성 AI 서비스 개발이 활발하다. 구글은 판매자가 생성 AI를 사용해 무료로 제품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Product Studio’를 출시했다. MS의 경우 자사 검색엔진 빙에 AI 서비스를 추가하는 한편, 오픈AI는 아이폰 버전 챗GPT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의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도 각각 하이퍼클로바X, KoGPT·KALO 서비스를 중심으로 연내 초거대 생성형 AI 상용화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뤼튼은 프롬프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I 생태계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 담당 이사. [사진=양승갑 기자]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 담당 이사. [사진=양승갑 기자]

▶ 네이버, "업무 생산성 혁신 집중…경쟁력은 AI 주권”

네이버클라우드는 생성 AI를 차세대 주요 디지털 기술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정보 검색, 콘텐츠 생산, 업무 생산성 혁신 등 세 가지 요소를 초대규모 AI가 가져올 주요 변화로 말하며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 담당 이사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업무 생산성 혁신이며,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업무 환경에서 생성 AI가 도입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이퍼클로바X, 우리의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생성 AI를 15년 주기로 찾아오는 기술 혁신 시기이며 인터넷, 아이폰에 이어 생성 AI가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챗GPT로 촉발된 생성 AI 경쟁과 이로 인한 발전이 콘텐츠 공급의 증가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용자가 수고스럽게 찾아보지 않더라도 맞춤형 정보 접근이 가능해진 이유에서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생성 AI는 이메일 작성, 문서 작업 등 일반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마케팅, 개발, 인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산업의 업무 생산성에도 혁신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법률, 의료와 같이 진입장벽이 높은 전문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분석한다.

성 이사는 “기존에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보)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하며 복잡하게 쓰여 있는 정보를 이해해야 했다”며 “생성 AI는 복잡한 내용을 달아주고, 이해도가 떨어지면 이해를 시켜주고, 더 나아가서 (이용자) 대신 그런 일들을 해 줄 수 있는 상황까지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기반 초대규모 AI 모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하며, 초대규모 AI의 보유 문제는 AI 주권과 직결되며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초대규모 AI는 전기,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클라우드와 같은 인프라 기술로 바라봐야 하며 국가 기술 패권과 직결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성 이사는 “구글 앱마켓의 경우 처음에는 굉장히 낮은 수수료를 통해 초기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했으나, 어느 정도 시장을 장악한 이후에는 인앱 결제 등 시장 지배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했다.”고 말했다.

관련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생성 AI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의 대비 및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성 이사는 “최근 보고서들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발전은 생산성을 향상시켜 전 세계 GDP의 7%를 늘릴 수 있다고 한다”며 “생성 AI는 시간을 단축해 정보 검색에 대한 방법론을 바꾸거나 업무 방식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어느 나라의 AI 때문에 4% 정도의 GDP를 지불한다고 하면 AI 식민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나라는 이것을 AI 주권이라는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사진=양승갑 기자]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사진=양승갑 기자]

▶ 뤼튼, 단순 생성 AI 넘어 목표는 'Next 포털'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Next Platform, 모두를 위한 AI’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뤼튼이 이루고자 하는 ‘넥스트 포털’은 누구나 누리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AI 생태계”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각지에서 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은 높아져 가는 추세다. MS는 챗GPT를 앞세워 두 달 만에 월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으며, 구글은 AI 챗봇 바드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80개국에 동시 출시하며 시장 저변 확대에 나섰다.

또한 마우스와 검색을 통해 정보에 접근하던 기존의 GUI 방식이 아닌, 기계와 직접 자연어로 대화하기 시작하면서 일반 사용자가 접하던 정보의 양과 질도 달라졌다. 뤼튼은 AI 시대 새로운 프론트엔드로 사람의 의도를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꼽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뤼튼은 단순한 생성 AI 기술을 넘어 ‘넥스트 포털’을 목표로 한다. 생성 AI가 가진 잠재력을 통해 개발자, 창작자, 마케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능력을 더욱 증강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AI의 가치를 극대화해 국민의 생산성이 글로벌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최고의 모델들이 경쟁하고 누구나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모두가 참여하는 형태의 생태계가 돼야 한다”며 “뤼튼은 넥스트 포털로서 이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뤼튼은 넥스트 포털을 이루기 위한 준비 요소로 ‘챗 플랫폼’, ‘스토어와 스튜디오’, ‘플러그인 생태계’를 이야기했다. 챗 플랫폼을 통해서는 이용자의 생성 AI 접근성 향상이 가능하다. 이미지와 영상 등 다양한 멀티모달 요소를 활용하면서도 대화형 인터랙션을 기반으로 한 사용자 접근성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브라우저 인터랙션과 모바일 기기, 미래에 그 어떤 기기와도 심리스(Seamless)한 연결을 준비하고 있다”며 “뤼튼 서비스의 가장 앞 단, AI 프론트엔드의 역할을 수행하는 챗 플랫폼은 모두가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최강의 접근성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뤼튼 스튜디오와 스토어는 사용자 유용성을 중심에 뒀다. 뤼튼 스튜디오에서는 코딩할 필요 없이 각자에게 필요한 AI 기술을 만들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툴은 단순한 프롬프트 구성이 아닌 UI까지 합쳐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이라는 것이 뤼튼의 설명이다. 또한 다양한 툴들을 버튼 하나로 대표해서 직접 사용하고 다른 유저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뤼튼 스토어도 함께 출시했다.

해커톤과 같은 대회인 프롬프톤도 개최하면서 일상에 도움이 되는 AI 서비스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뤼튼 스튜디오를 활용해 전문 분야 내에서 유용한 AI 서비스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현지 메이커와 프롬프톤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AI에 자연어로 명령한다는 것이 언뜻 보기에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원하는 결과물의 수준이 높을수록 매우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며 “뤼튼은 이러한 문제를 툴이라는 개념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넥스트 포털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요소로 플러그인을 선정하며 ‘AI와 세상과의 연결’이라고 비유했다. 생성 AI의 단점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기 때문에 실시간 정보, 전문적 지식 등 새로운 정보의 습득이 느리다는 것이다. 할루시네이션 같은 문제도 이와 관련이 있다.

뤼튼은 AI와 디지털 서비스를 연결하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서비스 확대를 이루고자 한다. 플랫폼 단에서 생성 AI 기술이 활성화되면, 하나의 플랫폼에서 각기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요구사항에 맞는 검색 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뤼튼의 수많은 플러그인은 순차적으로 유저에게 공개될 예정이다”며 “플러그인을 통해 AI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능성을 확장하는 요소로서, 어떤 서비스이든 넥스트 포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플러그인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사진=양승갑 기자]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사진=양승갑 기자]

카카오, 전문 영역 특화… "의료 영역 고도화할 것"

카카오브레인은 AI 딥테크 기업의 생태계 전략에 대해 ‘Spark of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미지와 언어를 아우르는 멀티모달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개발중인 자사 이미지 생성 AI ‘칼로(Karlo)’를 소개하고, 머신러닝을 넘어서는 AI와 AGI(인공범용지능)에 대해 조명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슈퍼 인텔리전스(Intelligence), 사람의 능력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인텔리전스가 등장하는 것도 이제는 기대할 수 있다”며 “카카오브레인이 가지는 전반적이고 장기적인 방향성은 전문화되고 고도화된 영역에서 언어 모델이나 인텔리전스를 발휘할 수 있게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업계의 예상과는 다르게 AI가 창작 영역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놀라운 점으로 이야기했다. 이어 인간만이 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점도 언젠가는 풀릴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브레인의 개발 방향성에 관해 설명하며 칼로를 대표 예시로 들었다. 현재 카카오브레인은 칼로로 구현한 이미지와 서비스를 카카오 내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카카오톡과 협력해 칼로로 생성한 이미지를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이미지로 바꿀 수 있게 한 ‘마음 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인식을 포함하는 생성 AI는 2세대라고 불리워도 좋을 만큼 의료 영상처리, 자율주행, 얼굴 인식 등 AI 1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 10년을 돌이켜보면 ‘딥러닝, AI가 등장해서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냐’고 질문하면 많은 사람은 동의하지 못한다”며 “그러나 생성 AI 같은 경우 인식과 창의성과 창작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AI 모델이 할 수 있는 역할의 범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1세대 머신러닝의 범주를 완전히 벗어난 제너럴한 인텔리전스의 시작이 이제 촉발된 것 같다”며 “3~4년 전만 해도 AGI라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AGI가 불과 몇 년 남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활용될 데이터를 모으면서 관련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선제적인 목표로 의료 영상이 주어졌을 때 의사 3~4년차 수준으로 판독문을 수 초 이내에 생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우리가 만든 모델이 의사들이 치는 시험을 봤을 때도 상위 몇 % 안에 들어야 하고, 윤리 관련된 테스트가 주어졌을 때도 일반적인 의사보다 훨씬 더 윤리적인 지시를 내린다는 걸 입증해내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모델이 일반적인 의사 3~4년 경력보다 더 효율적인 수준으로 해낸다고 보면, ‘의사와 같은 권리와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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