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계기 발사체 ‘두뇌’ 우주항공 반도체 주목
전체 반도체시장 중 비중은 낮아…고방사선 환경 내성 필수
“서방기업 시장 선점…국가 수요 바탕 개발 서둘러야”

[테크월드뉴스=김창수 기자]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가 화제인 가운데 이를 계기로 누리호 ‘두뇌’ 격인 우주항공용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주항공 반도체는 우주 환경 내 높은 방사선과 같은 극한 상황을 견디는 첨단 기술 확보가 필수 조건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미국, 유럽 기업들이 해당 기술을 선점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빠른 개발 착수와 시장 부양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우주항공 반도체, 전체 시장 중 점유율 낮지만 가능성 ‘기대’ 

우주항공 산업용 완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일컬어 우주항공용 반도체라고 한다. 최근 저궤도 위성서비스 중심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며 이 분야에서도 고성능, 고집적,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우주항공 반도체 시장은 2021년 69억 달러(약 9조 1000억 원) 규모에서 2031년 129억 달러(약 17조 원)로 연평균 7.6%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우주항공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1% 정도다.

저궤도 위성 수명은 2~3년 내외라 낮은 생산 단가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많은 양의 상용제품을 혼용해 사용 중인데 상용품은 기존 고가 위성 전용 부품보다 낮은 제어 속도·높은 오작동률·높은 에너지 소모를 보인다. 따라서 이를 대체 가능한 전용 반도체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 

 

◆ 발사체 내 반도체, 고방사선·고온 견뎌야…해외 기업 중심 연구 활발

누리호가 우주에 안착해 문제없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발사체에 들어가는 반도체 품질이 중요하다. 발사체 내 반도체는 우주 속 극고온·극저온·고전력·고압·고충격 및 고방사선 환경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주 환경에서 양성자와 중성자, 중이온 등에 의한 다양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우주항공 반도체에는 높은 내(耐)방사선 설계가 요구된다. 현재까지 우주로 보낸 반도체 소자 고장 원인 중 30%가량이 방사선 문제였다. 

오류 방지를 위해 업계에서는 신뢰도 검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주산업 선진국들은 내방사선 패키징 기술 개발을 추진하며 방사선 차폐(누출 차단 조치)를 납처럼 무거운 재료가 아닌 고분자 복합필름을 적용하는 연구로 대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는 도레이사와 함께 고밀도직물, 특수필름, 트리코를 배치한 3층 복합소재를 방사선 차폐 복합소재로 개발한 바 있다.

 

◆ 국내에서도 ‘개발 필요’ 담론 제기···“수요 기반 양적 성장 도모해야”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우주항공 반도체 산업 관련 분석과 함께 국내 업체들의 성장 방안에 대한 견해가 제기됐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지난 3월 발간한 ‘우주항공용 반도체 산업 분석 및 R&D 전략’ 보고서에서 “우주항공용 반도체는 미국과 유럽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선점하고 있으므로 한국 기업은 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우선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차량용 반도체 등의 IP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야와 협력해 개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내 팹리스 기업은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으므로 국내 우주항공 분야 수요를 기반으로 업체에게 새로운 제품군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기존 팹리스 반도체 업체에 개발 난도가 높은 우주항공용 반도체 개발을 지원해 질적 성장을 유도하고, 우주항공 부품업체에는 국산 반도체를 활용할 제품 개발을 지원해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양적 성장을 도모하면 양쪽 업계가 모두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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