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준중형 SUV 'bZ4X'. [사진=토요타]
토요타의 준중형 SUV 'bZ4X'. [사진=토요타]

[테크월드뉴스=노태민 기자] 전기차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일본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 산업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 완성차 1위 기업 토요타는 2022년 'bZ4X'를 출시했고 치명적 결함이 발생해 전량 리콜을 단행했다.

닛산의 리프는 심각한 배터리 수명 저하로 북미에서 사용자들에게 혹평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산업에서 일본 완성차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전기차 인프라의 낙후와 선제적으로 투입한 완성차 시설투자(CAPEX) 투자를 꼽고 있다.

자동차의 패러다임은 전기 자동차로 완전히 변화했다. 전기차 대중화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계속되는 혁신을 통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고 전통 강호 GM과 포드, 폭스바겐 등도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차 산업 육성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중국 전기차 기업의 성장세도 매섭다. BYD, 상하이자동차 등은 압도적인 중국 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전기자동차를 출시했던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와 닛산자동차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완성차 1위 브랜드 토요타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22년에 준중형 전기 SUV 'bZ4X'를 출시했다. 4월에 미국에 출시한 'bZ4X'는 총 2700여 대가 판매됐다.

야심 차게 출시한 토요타의 bZ4X는 운전 중에 바퀴가 헐거워지는 치명적 결함이 발생했다. 토요타는 고객들에게 무료 대체 차량과 5000달러 상당의 별도 보상을 제공할 것이며, 이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회사가 차량을 다시 사들이겠다고 고객들에게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산업에서 일본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로 자동차 부품 업계의 급격한 고용 감소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이 이루어질 경우 자동차 업계에서 최대 100만 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고용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어, 전기차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일본 니혼게자이신문은 일본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하고 있는 이유로 전기차 충전 성능이 해외 경쟁사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토요타의 bZ4X의 충전 출력은 150kW이며, 닛산이 하반기 출시 준비 중인 아리야는 130kW에 불과하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 5의 350kW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다.

일본 전기차의 충전 출력이 낮게 설계된 것은 일본에 깔린 충전 인프라에 적합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전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50kW 이하며, 최근에 설치되고 있는 충전기도 90kW 불과하다.

전기차 산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일본 기업뿐만이 아니다. 독일 완성차 업체인 BMW, 벤츠도 전기차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 정부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자 2035년 예정된 내연기관차 폐지 방침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독일 등의 완성차 전통 강국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이 느린 것은 발전한 밸류체인 때문이다"라며 "자동차 산업은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금액이 들어간다. 일본과 독일 등은 여러 이해관계로 인해 전기차 전환이 느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신규 진출한 중국의 전기차와 미국의 테슬라 등이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면 기존의 완성차 산업과 다른 전기차 산업의 특이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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