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장민주 기자] 최근 2030세대 뿐 아니라 4050세대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같은 도구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도 OTT 플랫폼으로 드라마를 보는 사람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OTT는 Over The Top 약자로 인터넷을 이용해 볼 수 있는 영상 서비스를 말한다. 이때 Top은 TV에 연결된 셋톱박스를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보편화되면서 OTT 이용이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급속도로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영화관 입장권 누적 매출액은 1조 4482억 원이었던 2019년 동기보다 70.7% 감소한 4243억 원에 불과했다. 롯데시네마는 영업적자가 코로나19 이후 2600억 원에 달한다.

극장에서 OTT로 이동하는 영화산업

주말이면 매진되던 영화관이 아르바이트도 보기 어려운 휑한 영화관으로 바뀌었다. 영화 개봉날짜가 밀리는 일이 빈번해졌고, 결국에는 많은 영화관이 문을 닫았다. 남은 영화관은 일제히 관람료를 인상하며 소비자에게 책임을 지우려 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 제작사들은 영화관 대신 OTT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021년 초호화 캐스팅을 하며 기대작으로 뽑힌 영화 ‘승리호’는 결국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다. 2년 넘게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이제 OTT를 통한 영화 개봉이 보편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영화관에서 개봉한 뒤 몇 개월이 지나면 OTT에 서비스했다. 그런데 이제는 OTT에 먼저 개봉한 뒤 결과를 보며 영화관 개봉 여부를 타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영화산업이 오프라인 영화관 대신 비대면 사회에 적합한 OTT로 기울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과 결합해 코로나19로 OTT 시장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대표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토종 OTT 웨이브와 왓챠, 티빙이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을 선두 다툼을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플러스, 쿠팡플레이가 등장하면서 국내에서 OTT 산업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서비스에서 킬러콘텐츠로 경쟁하는 OTT

2020년 12월 기준 대형 OTT(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의 국내 가입자 수는 1400만 여명이다. 국민 4명 중 1명은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OTT는 계정 하나당 최대 4명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OTT 사용자는 국민 절반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넷플릭스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들이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OTT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로 ‘킬러콘텐츠’를 꼽는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토종 OTT가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각각의 OTT마다 갖추고 있는 킬러콘텐츠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월 5일 발간한 ‘2021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OTT 이용자들은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한다. 또 월 평균 1만 3212원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전국 15~59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이들은 OTT 구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콘텐츠’라고 말했다. 구독자 절반 이상(51%)이 OTT를 지속적으로 즐기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넷플릭스, 킬러콘텐츠 다수 확보

국내 OTT 업체들은 콘텐츠 중심의 소비자 유형을 파악해 각자 자신만의 킬러콘텐츠를 독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해외 OTT지만 기존에 방영된 국내 드라마와 영화 등 콘텐츠를 다수 확보했을 뿐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 나서며 독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빙고판이 나와 이슈가 될 정도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존재한다. 영화나 드라마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예능 프로그램,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넷플릭스만의 킬러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빙고.
▲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빙고.

특히 넷플릭스는 K콘텐츠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K좀비 열풍을 일으킨 킹덤과 한국의 전통놀이를 알린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에서 구독자 수를 크게 늘렸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23일부터 11월 7일까지 46일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사상 최장 1위 기록을 세웠다. 이 외에 스위트홈과 사랑의 불시착, 갯마을 차차차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 올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올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로 ‘신한류(new Korean wave)’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K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OTT 시장에 킬러콘텐츠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청자가 결말을 결정할 수 있는 베어그릴스 주연의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당신과 자연의 대결’과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기반의 웹에니메이션 ‘아케인’ 같은 창의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며, OTT 시장 점유율 1위를 강화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OTT로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플러스도 등장했다. 이들은 다른 OTT서비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엄청난 자금력과 자체 콘텐츠, 그리고 기존 충성 이용자를 기반으로 넷플릭스를 위협할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름에서도 알다시피 디즈니와 마블을 주력 콘텐츠로 하는 OTT 플랫폼이다. 디즈니와 마블은 이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러브마크가 형성된 고객층 덕에 가장 늦게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2021년 기준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1억 3000만 명이 가입했다. 아직은 한글자막 번역오류 같은 시스템 문제로 부족한 면이 있지만 문제점을 개선하며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11월 출시했다. 애플 이용자 때문에 넷플릭스 대항마로 기대가 컸으나 출시 2년 만에 한국어 자막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세계화 전략이나 OTT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기존 애플 사용자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인 서비스 전략과 70여 편에 불과한 자체 콘텐츠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자체 제작한 한국 드라마 ‘닥터브레인’과 ‘파친코’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드라마 파친코는 3월 29일 기준 키노라이츠 OTT 통합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토종 OTT마다 다른 생존전략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OTT엔 왓챠플레이와 티빙, 웨이브 등이 있다. 토종 OTT의 특징은 넷플릭스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국내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왓챠는 국내 이용자에게 인기가 높은 왕자의 게임과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외국 콘텐츠에 유튜버들과 손잡고 만든 페이크 다큐 확장판을 제공하고 있다. 처음 왓챠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헐, 내가 찾던 게 여기 있었네?”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넷플릭스에도 없는 다양한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왓챠는 2021년 1월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을 돌파했다. 왓챠는 구독자의 성별과 나이, 검색기록, 시청기록 등 빅데이터를 모아 취향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한달 무료 구독으로 서비스를 즐긴 왓챠 이용자들이 구독이 끝날 때 그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아 장기 구독자로 만드는 전략이다.

콘텐츠 추천과 평가 서비스에서 시작한 왓챠의 경쟁력은 이용자가 직접 쌓아 올린 양질의 데이터다. 왓챠 관계자가 직접 “성장 동력은 데이터”라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왓챠는 구독자 각자의 취향이 담긴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략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티빙 콘텐츠.
▲티빙 콘텐츠.

최근 티빙은 연애 리얼리티 콘텐츠 ‘환승연애’와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를 독점 공개하며 인기를얻고 있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SBS의 ‘짝’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오래전부터 인기가 있었지만 과거 인기가 주춤한 때가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티빙에서 환승연애로 리얼리티 콘텐츠 재시작을 알렸다.

티빙 관계자는 “환승연애를 공개한 지 한 달 만에 유튜브 공식 클립 영상 조회수 1000만 회를 넘어섰다”며 “방영 직후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전월 대비 9% 끌어올린 3분기 최대 화제작”이라고 설명했다. 술꾼도시여자들은 4월 초에 열린 '제5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코리아포커스(Korea Focus) 행사에 소개됐다.

“시대를 이끄는 킬러콘텐츠 제작 OTT가 경쟁에서 앞설 것”

웨이브는 지상파 3사 작품을 독점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상파 3사 OTT 합작사 콘텐츠연합플랫폼(CAP)과 SK텔레콤 OTT 서비스 옥수수가 결합한 서비스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HBO를 포함해 NBC유니버설, CBS, MGM 등과 제휴해 일부 해외 콘텐츠도 독점 공급받고 있다.

최근에는 쿠팡플레이가 주목받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201만 명으로 기대에 못 미친 반면 쿠팡플레이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 355만 명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쿠팡와우 회원이면 무료로 볼 수 있다. ‘SNL코리아’도 이용자 수 증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SNL코리아는 MZ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구독자를 빠른 속도로 끌어 들이고 있다.

다만 국내 OTT 서비스가 넷플릭스의 자리를 넘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지난해 구글에 이어 애플이 인앱결제를 도입하면서 OTT 구독률이 상승하며 국내 OTT서비스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OTT 서비스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콘텐츠를 킬러콘텐츠로 내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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