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고온에서도 낮은 저항과 고효율을 유지하게 하는 화합물 소재 기반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가 커넥티드 카와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할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질화갈륨(GaN)과 탄화규소(SiC) 같은 화합물 기반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띠틈(밴드갭)이 넓어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라고 부른다.

밴드갭은 반도체에서 전자가 모여있는 공간(가전자대)과 전자가 없는 공간(전도대) 사이의 틈이다. 전자는 가전자대와 전도대를 넘나들며 전기에너지를 통하게 한다. 이처럼 밴드갭은 곧 전자가 지닐 수 있는 최대 에너지와 최소 에너지 간 차이(에너지 준위)가 된다.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 대비 효율성과 신뢰성이 높다. 전자의 이동으로 전기에너지가 만들어질 때 열도 함께 발생한다. 열은 밴드갭을 좁게 만들고 자유전자를 더 많이 형성해 전자의 이동량을 증가시킨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넓은 밴드갭을 갖춘다면 높은 온도에서도 밴드갭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기에 자유전자의 이동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열이 많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전력 손실률이 낮다.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가 높은 주파수와 전압, 고온 환경에 적합한 이유다[표 1].

[표 1] 실리콘과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의 특성 (출처: 산켄전기)

이에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작은 크기와 무게에서도 더 높은 효율과 밀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전력 밀도를 극대화해야 하는 응용처에 유용하다. 밴드갭이 3전자볼트(eV 1eV는 전자 하나가 1V 전기장에서 얻는 에너지 양)인 SiC 반도체는 실리콘보다 열 전도율이 높다. 온 저항(RDS(on)) 같은 파라미터가 온도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서버·네트워크 장비나 산업·자동차에 탑재하기 적합하다. 밴드갭이 3.4eV인 GaN 반도체는 실리콘보다 전자 이동도가 높아 빠른 전력 변환과 높은 주파수 대응에 유리하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고주파수 장치와 기기, 데이터센터에는 화합물 기반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를 쓰는 것이 전력 효율과 성능 면에서 유리하다. 아직 가격경쟁력이나 공정 호환 면에서 실리콘 반도체가 앞서고는 있지만, 반도체 업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SiC와 GaN도 그 차이를 점차 좁히고 있다. 동일한 사양을 갖춘 기기를 개발한다고 할 때, 이제는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를 탑재하는 것이 실리콘 반도체를 탑재하는 것보다 비용 효율이 높은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20년 8.5억 달러(약 1조 원) 수준이었던 화합물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9년 50억 달러(약 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고자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화합물 기반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도 SiC 반도체(CoolSiC)와 GaN 반도체(CoolGaN)에 화합물 반도체 기능을 돕는 드라이버IC(EiceDRIVER)를 WBG 포트폴리오로 갖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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