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비정질 질화붕소 발견으로 ‘전기적 간섭’ 난제 해소 기대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삼성전자가 ‘꿈의 신소재’로 불리던 그래핀을 뛰어넘는 반도체 신소재를 발견함으로써 ‘꿈의 반도체’ 개발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공동으로 신소재인 ‘비정질 질화붕소(Amorphous Boron Nitride, a-BN)’ 발견에 성공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연구팀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던 그래핀을 발견한 이후 16년 만이다.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 기술의 난제 중 하나는 ‘집적도 향상’과 ‘전기적 간섭’ 사이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다. 집적도를 높일수록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회로 간 전기적 간섭 등 기술적 문제가 증가하게 된다. 

2차원 소재(Two-Dimensional, 2D)는 이러한 반도체 업계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2D 소재는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 수준에서도 도체, 부도체 혹은 반도체의 강력한 특성을 가지며, A4용지(약 0.1mm)의 약 10만분의 1의 두께로 매우 얇아 잘 휘어지면서도 단단하다. 이중 대표적인 소재가 그래핀(Graphene)이다.

그래핀 개발 프로젝트 리더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신현진 전문연구원은 “그래핀을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저온(400°C) 환경에서 대면적으로 웨이퍼 위에 바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종합기술원은 그래핀 양산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뿐 아니라 응용 분야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2D 소재에 대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노력은 이번 UNIST와 공동 연구한 비정질 질화붕소(Amorphous Boron Nitride, a-BN) 발견으로 한 걸음 더 확장됐다.

비정질 질화붕소는 화이트 그래핀의 파생 소재로, 질소와 붕소 원자로 이뤄져 있으나 정형화돼있지 않은 분자구조를 가져 화이트 그래핀과 구분된다. 또한, 반도체를 소형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유전체로 활용돼, 전기적 간섭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반도체 집적화가 가속되며 생기는 전기적 간섭이라는 난제를 돌파할 수 있는 열쇠인 셈이다. 

연구팀은 세계 최저 수준의 유전율 1.78을 확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저온(400°C) 환경에서도 소재가 반도체 기판 위에서 큰 면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것을 입증해, 공정 혁신에 한 걸음 다가섰다. 비정질 질화붕소는 메모리 반도체(DRAM, NAND 등)를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전반에 걸쳐 적용 가능하며, 특히 고성능이 요구되는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에 활용이 기대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앞으로도 국내외 대학과의 기술협력 등 차세대 소재 개발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2D 소재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는 박성준 상무는 “최근 2D 소재와 여기서 파생된 신소재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공정에 바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학계와 기업의 추가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며, “신소재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공정 적용성을 높여 반도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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