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810조 원 도달, 유관 산업 부가가치 창출은 1700조 원에 이르러…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무서웠던 탓일까, 최근 몇 개월 동안 한장 TECH의 취재 방향도 주로 코로나19에 집중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코로나 19는 이제 -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 점차 일상화 돼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2020년 많은 주목과 관심을 끌었을 주제로 한장 TECH의 소재를 정했다. 바로 5G 시장이다. 작년부터 국내에서 5G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5G는 익숙한 단어가 됐다. (세계 최초가 어느 국가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5G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아직 5G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국내 언론이 구체적으로 다룬 바가 없어, 이번 한장 TECH는 5G의 글로벌 시장 규모와 5G가 새롭게 창출할 시장에 대해 알아본다.

 

ㅇ 금융위기와 공존하는 이동통신 세대교체의 역사

이동통신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계속해서 혁신해 왔다. 최초로 무선 통신기술이 등장한 이래로 세대를 거듭하면서 혁신의 폭과 영역은 계속 넓어져 왔다.

그러나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축복’과 같은 이동통신의 세대교체는 거의 항상 ‘저주’ 수준의 글로벌 불경기와 함께 찾아왔다. 알서포트(R Support)의 신동형 팀장은 지난 2019년 테크월드가 주최한 SoT(시큐리티 오브 띵스) 세미나에서 이동통신의 세대 교체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관관계에 대해 언급을 한 바 있다.

 

 

▲ 발표가 이뤄졌던 시점은 작년 5월로, 미국의 금리역전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로 내용이 바뀌었을 뿐 전반적인 흐름은 다르지 않다.
그림1. 이동통신의 세대교체와 글로벌 금융위기(자료=알서포트 신동형 팀장)

 

2000년 초반 3G 기술이 등장 시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이 IMF 사태에 허덕이고 있던 시기였다. 북유럽에서 4G가 최초로 등장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4G 이동통신 등장 시기에 전 세계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촉발한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었다.

5G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초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창궐하면서 전 세계는 이로 인한 심각한 불경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경기 침체를 촉발한 동인은 시대마다 달랐지만, 5G 역시 글로벌 수준의 경제 위기와 함께 등장했다는 흐름에서는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이동통신의 세대 교체와 글로벌 규모의 경기침체가 함께 찾아온다는 규칙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이 두 사건의 결합이 촉발하는 파장이다. 사실 이동통신의 세대 교체라는 단일 사건만으로도 산업계가 직면해야 할 변화는 상당하다. 그런데 여기에 불황의 늪이 더해진다. 수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는 격랑의 시기에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기존 사업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전례 없는 혁신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IT 모델의 등장은 기업의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고 새로운 기회로 자리 잡는다. 이렇게 이동통신의 세대교체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파괴력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며 사회 혁신을 촉진시킨다.

 

ㅇ 진정한 5G 구현을 위한 3가지 레버들

이미 도래가 시작한 5G 역시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사회적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5G의 잠재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3가지 핵심적 기술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 5G의 3대 핵심 기술축
그림2. 한장 TECH 2018년, 5G 어디까지 왔나 (자료=테크월드 자체 자료)

첫 번째는 속도다. eMBB(enhanced Mobile Broad Band)를 통해 기가바이트 단위의 초고속 데이터 송신이 용이해지면 VR/AR과 같은 대용량 영상처리가 손쉬워 진다. 다음은 범위다. mMTC(massive Machine Type Communication)를 통해 보다 광범위한 영역의 다양한 디바이스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은 신뢰성이다. URLCC(Ultra Reliable & Low Latency Communication)를 통해 자율주행이나 스마트 공장과 같이 데이터 송수신 불량 시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의 확장이 용이해질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기술적 특성들로 인해, 우리가 흔히 보고 있는 통신사들의 광고 이미지와 달리 5G의 개화는 B2C보다는 B2B 영역에서의 잠재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 5G는 기존과는 달리 산업 B2B 영역에서의 활용에 대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림3. 5G 기반 수익모델의 분야별 중요 (자료=GSMA)

 

이와 관련해 2019년 SoT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했던 LG U+의 윤규섭 NW기술기획팀장은 “현재 4G 기반의 스마트폰 환경만으로도 사실 일반 소비자들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5G의 진짜 파괴력은 자율주행 등 B2B 영역에서 개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ㅇ 5G 기술 시장의 규모는 2026년 810조 원에 도달할 전망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얼라이드 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로 구성된 5G 기술 시장은 2020년 55억 달러 규모에서 2026년경 667억 9000만 달러로 약 120배에 달하는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한화로 약 810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2020년 약 400조 원 규모인 반도체 시장의 2배에 달하는 시장 규모다.

보다 세부적으로 보면, 5G 산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은 서비스 시장으로 전체 시장의 48%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그 뒤를 이어 41%를 차지하는 하드웨어, 11%의 소프트웨어가 5G 기술 시장을 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적 관점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속성장이 예상됐다. 2020년 현재 글로벌 전체 시장 중 약 40%를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해 2026년에는 전체 5G 시장 매출 중 50%가 APAC 지역에서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5G 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5G라는 단일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훨씬 더 큰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 전문매체인 비주얼 캐피털리스트(Visual Capitalist)는 모빌리티, 제조, 의료의 3가지 영역을 핵심으로 꼽았다.

 

 

▲ 5G는 2026년경 자체 시장 규모 810조 원, 2030년까지 산업 유발효과는 1700조 원이 예측되고 있다. 이런 산업 유발효과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4개가 새로이 생성되는 것과 같은 효과다.
그림4. 한장 TECH (자료=테크월드 자체 분석)

 

ⓛ 모빌리티 분야, 2030년까지 340조 원 가까운 부가가치 창출

가장 먼저 이동 관련 산업분야가 손 꼽히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는 쏟아지는 많은 관심에 비해 발전이 더딘 것 또한 사실이다. 순간의 기계적 혹은 통신 결함이 인명사고와 직결될 수 있다는 현재의 기술적 한계와 시장의 해소되지 않은 불안은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의 본격적 확산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5G의 기술적 특성인 eMBB, URLLC와 같은 진보는 자율주행차의 개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나 5G의 기술적 특징들은 자율주행과 컨넥티드 카(Connected Car)의 요구사항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어 5G의 진보는 차세대 차량의 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공지능 차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로 언급되고 있는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의 진화는 이런 이동 수단들의 무대가 되는 스마트 시티의 구현도 앞당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양한 기기들과의 통신이 가능한 5G의 mMTC 속성으로 인해 단순히 차량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티의 요소마다 있는 교통 통제기기, 인공지능형 CCTV는 물론 위치기반서비스(LBS)의 다양한 사업모델들이 속속 드러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컨설팅펌인 맥킨지 그리고 해외 매체인 비주얼 캐피털리스트는 5G가 해당산업에서 최소 1700억 달러에서 2800억 달러(한화 340조 원)에 달하는 GDP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② 제조업 패러다임의 혁신, 진정한 4차 산업혁명 구현

제조업 분야에서 5G가 창출할 새로운 시장 규모는 단연 천문학적이다. 이 영역에서는 최소 4000억 달러에서 최대 6500억 달러(한화 약 790조 원) 상당의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의 시장 2개가 새롭게 열리는 것이다.

이런 미래를 앞당길 핵심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는 VR/AR과 같은 몰입현실(XR)이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는 XR 기술이 게임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해당 기술의 진정한 잠재력은 산업 현장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화질·저지연 연결성을 바탕으로 XR은 제품의 생산 설계 단계에서부터 운영유지와 보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적용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IT 전문 컨설팅 회사인 엑센츄어는 해당 시장이 2023년까지 연평균 133%의 고속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5G를 통해 현장에 적용되는 기술은 XR 뿐만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상징적 기술로 언급되는 스마트 팩토리는 5G 기술 적용의 집약체가 될 전망이다. 제조 기업이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규모에 센서를 적용해야 하고 이 센서들이 발생시키는 대단위 정보들을 끊임없이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지금 현재 4G 기술로도 어느 정도 이런 욕구들을 충족시킬 수는 있지만 관건은 ‘안정성’이다. 데이터가 순식간에 폭주하는 상황 혹은 실시간 즉응이 요구되는 산업 현장에서는 ‘불안함’은 곧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5G는 이런 불안함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③ 5G 기반의 원격의료 혁신

마지막은 의료 산업 분야다. 해당 시장은 5G를 만나 2500억에서 4500억 달러(약 545조 원) 상당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리고 이런 성장의 기회는 주로 ‘원격 의료’ 시장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격 의료에 대한 가능성 타진은 사실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다. 그러나 촉진(의사가 직접 환부를 접촉하며 진행하는 진료)과 같은 현장의 중요성과 의료 서비스 제공주체들의 이해관계 문제로 논의의 단계를 벗어나고 있지 못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 19가 발생하며,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한시적 원격의료를 통해 도입했고, 이를 통해 부분적이나마 원격 의료 서비스 제공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를 통해 원격의료는 현재 소기의 효용성을 검증받은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5G는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원격로봇수술기기,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구현함으로써 해당 시장의 성장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ㅇ 침체와 같이 온 것이 아니라, 침체를 극복하게 해준 이동통신의 세대교체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동통신의 세대교체는 법칙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궤를 같이 해 왔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 혁신은 단순히 ‘함께’ 온 것 만이 아니었다. 고통스러운 불황 극복의 과정에서 이동통신의 세대교체는 항상 새로운 기회의 창과 영역을 제공해 줬고 이를 통해 많은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는 끝나는가 하는 기대감으로 코로나19 확진 보도를 지켜봐 온 지가 어느덧 수개월이 돼가고 있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유럽은 마지못해 국경을 개방했고, 미국은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하며 이동 금지령을 풀었다. 각국 정부의 전례 없는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기는 차갑다. 이런 글로벌 위기의 순간에 늘 그래왔듯 5G라는 새로운 이동통신 세대의 등장이 새로운 기회가 돼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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