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배유미 기자] 지난 기사에서는 1분기 세계 클라우드 시장 구조와 각 플레이어 별 동향을 분석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데이터센터 관리와 관련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두 클라우드 선두국가 미국, 중국 모델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클라우드 퍼스트’에서 ‘클라우드 온리’ 정책으로 도약

가장 먼저 클라우드 산업에 뛰어든 국가는 미국이다. 먼저 AWS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2002년으로, 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 중에서는 가장 빠르다. 블랙 프라이데이 때 급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아마존은 서버를 확장했는데, 평소에는 그만큼의 트래픽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서버가 남게 된다. 아마존은 이 남는 서버를 고객들에게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생각했고, 이렇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하게 됐다.

이후 클라우드에 대한 기업과 중앙기관의 관심은 높아졌다. 2010년, 연방정부의 IT 개선을 위한 중점과제가 정해졌는데, 그 중 클라우드 퍼스트(Cloud First) 정책이 포함됐다.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은 정부 기관의 IT 비용을 낮추기 위해 기존 인프라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구현하자는 것으로, 이를 계기로 미국 내 클라우드 산업이 활성화됐다.

이후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정보화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에서 더 강경한 기조의 ‘클라우드 온리(Cloud Only)’ 정책으로 강화한 것이다. 일찍 클라우드 산업에 뛰어들었던 미국은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등 든든한 IT 공룡 지원군들과 함께 시장을 점유해 나가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미국의 클라우드 시장 성장을 가속화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rayan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단 2개월만에 2년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것을 봤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회의 솔루션 팀즈와 MS 365, 애저 등 클라우드 사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가 불어온 순풍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AWS, 애저 등 IT 공룡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했다.

 

패스트트래커 중국, “내수, 올림픽, 코로나19 3축과 함께 고속성장”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중국은 패스트트래커(Fast-tracker)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산업 개발에 팔을 걷은 것은 2015년 중앙기관의 ‘제조 2025정책’의 일환으로 발표된 ‘클라우드 발전 3년 행동계획(2017~2019)’과 함께 클라우드 사업 육성 이후다. 미국에 비해 늦게 시작했음에도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미국의 3대 클라우드 제공업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의 뒤를 잇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중국 클라우드 시장 동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은 고속 경제성장을 이끌어냈다. 당시 대규모 인프라 투자, 내수 확대, 하이테크 산업 개발 등을 진행하면서 주변국들로부터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받았었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경상 GDP 4위에서 미국과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중국 중앙기관이 블록체인, AI, 5G를 비롯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주목하고 있는 바, 2022년을 기점으로 또다시 도약을 가져올 전망이다.

또한, 알리바바는 201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알리바바는 2028년까지 IOC로부터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공식 후원업체 자격을 얻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서,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향후 3년간 280억 달러(약 34조 402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발달된 내수시장,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코로나19 여파라는 3박자로, 중국의 클라우드 시장은 더욱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에게도 찾아온 클라우드 골든타임

 

현재 대부분의 한국 클라우드 서비스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해외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건립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서비스 수요 증가, 그리고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이 세 축을 이루고 있는 지금은 클라우드 시장의 분수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한국판 뉴딜은 2~3년 내 전 국민이 디지털 경제 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정부 측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주요 내용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로, 일자리 창출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골자로 한다. 특히, 디지털 인프라 구축 시 5G,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핵심이 되는데, 이를 다루기 위해 클라우드 산업 육성이 중요한 시점이다.

시기 적절하게,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이 6월 시공에 들어간다. 춘천에 이어 두 번째로 짓는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2022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며, 아시아 최초로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건설된다. 이로써 네이버 각은 빅데이터, 자율주행, 5G 등 첨단산업 인프라로서 역할을 하며, 국내 IT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 보안은 지키되 산업 육성하는 방향으로

 

민간, 공공∙중앙기관, 기업 등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산업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 중요성이 조명되는 만큼, 컨트롤타워와 정책, 법안 등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지난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이후, 발의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을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중복 규제 ▲과도한 규제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보안 유지 등을 문제로 삼았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민간 데이터센터가 재난 대책에 포함돼야 하는 이유 ▲중복 규제가 아닌 이유 ▲시행령 과정에서의 업계와의 협의 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결국 사업 발전과 개인 정보 보호 둘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 것인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국내 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량과 범정부 차원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 현재 클라우드 강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과 중국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크게 성장했다. 미국의 아마존과 MS,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자체 기술력을 다져 나가기도 했지만, 정부와 중앙기관이 클라우드 산업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도입∙지원해 성장한 것이다. 큰 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규제로 인해 역차별을 겪는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때문에, 큰 틀의 가이드라인은 제시하되, 이들의 역차별을 제거해 산업은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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