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결합이 빚어내는 결정체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ICT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융합시켜 나가고 있으며, 제조업 또한 이런 흐름에 따라 변화해 가고 있다.
포드 시스템의 도입 이후 제조업은 소품종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해 왔지만, 이는 점점 다양화되고 있는 구매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많은 제조업들이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도입하고자 하나, 기존의 시스템에서 새로운 제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제조 단가의 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ICT 기술을 제조분야에 접목해, 기존 디지털 경제의 장점을 일반 제조업에서 그대로 적용한다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예를 들면 개인화가 강화되고, 롱테일 경제 구조나 복사와 이동이 간편하며, 애자일 개발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갖고있던 특징을 그대로 제조업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디지털화로 인한 다품종 소량생산은 간단한 수제품에서부터 복잡한 첨단 기술 제품에 이르는 폭넓은 영역의 제품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제품의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SCM(Supply Chain Management)이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과 같은 관리 인프라와 제조, 유지보수 인프라와 같은 전체적인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관리를 보다 효율적이고 유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 것이 바로 스마트팩토리다.

2025년까지 1550억 달러 규모로 성장
스마트팩토리의 장점이 점차 두드러짐에 따라 제조업은 스마트팩토리를 향해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olbal Market Insights)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지난 2018년 750억 달러 규모에서 빠르게 성장해 2025년에는 15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그리고 분석이나 클라우드와 같이 제조의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는 다양한 요소로 구성돼 있으며, 제조의 자동화, 그리고 유지보수와 수정의 지능화 등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 공급망 관리, 위기 관리와 같은 다양한 요소가 적용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의 규제와 정책을 따르기 위한 요소들까지 포함되면서 스마트팩토리의 영역은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의 연구에 의하면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가장 적극적인 분야는 오토모티브, 제약, 식음료 등이며, 비용 효율화와 자동화를 통한 이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제조에서 품질 관리를 위한 머신비전이다. 머신비전은 인력으로 수행하던 제품의 품질 관리를 자동화함으로써 QC에 소요되는 시간과 오류를 줄이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외에 DCS(Distributed Control System) 또한 스마트팩토리 시장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는 전체 공정을 보다 유연하고 간단하게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며 리포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다.

머신비전은 점차 스마트팩토리의 필수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자료: 코그넥스)

IIoT와 인공지능이 스마트팩토리 이끌것
현재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 트렌드를 몇가지 짚어 보자면, IIoT와 인공지능, 그리고 엣지 컴퓨팅, 5G 정도를 꼽을 수 있다.
IIoT는 점점 더 많은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약 94%의 기업들이 2021년까지 IIoT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IIoT의 중요성은 향후 CPS(Cyber Physical System)나 디지털트윈(Digital Twin)으로 전환하기 위한 바탕이 될 뿐 아니라 DCS와 같은 관리 기술의 적용에도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이외에 인공지능 또한 점차 필수 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중 하나다.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은 자동화를 통한 속도와 규모, 편의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큰 가치를 갖는다. 물론 속도와 규모는 과거의 자동화가 가져오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지만, 기존에 자동화가 어려워 반드시 인력이 필요했던 분야까지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화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의 두가지 측면이 제고에 관련됐었다면, 편의성 측면은 이와는 달리 관리의 측면이다. 분석 툴에 머신러닝을 적용해 보다 사용하기 쉽고 신뢰성 높은 제조 공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클라우드가 스마트팩토리의 필수조건 취급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리얼타임에 가까운 대처, 그리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엣지 컴퓨팅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컴퓨팅이 향후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엣지컴퓨팅의 경우, 수집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이를 분석해 다시 엣지로 실행명령을 전송하는 것이 아닌, 엣지에서 바로 데이터 처리와 분석, 실행명령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지연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처리한 결과에 대해서는 추후 클라우드로 전송해 전체적인 제조 공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케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이런 하이브리드 컴퓨팅의 경우 프로세싱은 엣지에서, 저장과 분석은 클라우드에서와 같이 서로 역할을 분리해 각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지연에 매우 민감한 고정밀 공정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스마트팩토리의 각 구성요소를 연결하기 위한 기술로 LoRa나 스레드(Thread), 블루투스 메시, Wi-Fi 메시 등 다양한 기술이 시도돼 왔으나, 여기에 5G가 가세하는 모습을 조만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5G는 넓은 대역폭과 낮은 지연, 그리고 대규모의 노드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센서에서부터 클라우드, 품질 관리는 물론이고 자재와 부품 공급라인, 완제품 유통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인프라 기술로써 빠르게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IoT는 스마트팩토리 구현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선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보급 추진
스마트팩토리는 지멘스, GE, 다쏘, ABB 등의 주요 업체들이 대변하듯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이 이뤄져 나가고 있으며, 이외에 제조업 비중이 매우 높은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GDP의 약 30%,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약 400만 개의 일자리가 집중된 제조업 중심 국가다. 최근 국내 제조업 시장에도 많은 난관이 등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이나 동남아와 같은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들고 나오는 나라들에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대내적으로는 최저임금의 상승과 주 52시간 근무와 같은 이슈로 인해 생산성 유지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품종 소량생산, 그리고 디지털화를 통한 효율성과 생산성의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이미 지난 2015년부터 스마트팩토리 보급사업을 민관합동으로 진행해 왔으며, 2019년 10월 기준 7900여개 사업장에 관련 기술 도입이 이뤄졌으며, 2019년에 이르러 정부는 제조업 부흥을 위해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 바로 스마트 팩토리의 보급과 고도화다. 여기서는 상생형 모델 도입과 지역 중심 보급체계 구축을 통해 2022년까지 3만 개의 스마트팩토리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중기부는 제조업 현장의 스마트화를 돕는 ‘스마트팩토리’ 보급 예산을 2019년 3125억 원에서 2020년 4150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의 현실을 감안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보급해 나가고 있으며, 이와 함께 대기업과의 상생구조를 구축해 나가려 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서 축적된 지식과 경험, 인프라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SDS나 SK C&C와 같은 대기업 IT 계열사들은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은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라인 증설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2020년에도 매출 확대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LG 또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의 신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도입을 발표한 바 있으며, 포스코ICT는 2019년 말까지 66개 공장, 이후 2020년 말까지 100개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바 있다.

사람과 경쟁이 아닌 사람을 도와주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팩토리와 관련해 가장 큰 우려사항은 이의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축소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의 목표는 공장자동화가 무인 공장을 지향하는 것과는 달리, 제조 과정에 ICT 기술을 접목해 다품종 소량생산, 개발 기간의 단축, 관리의 최소화 등 지능적인 제조 공정을 구현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일자리의 축소가 아닌 업무의 효율적인 분배와 생산성 향상이라고 항변한다.
다시 말해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과정의 자동화를 통한 인력의 감축이 아닌, 현재의 인력으로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추구하기 위해 ICT를 비롯한 각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