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춘 애브넷코리아 지사장

[테크월드=배유미 기자] 

김용춘 애브넷코리아 지사장

“We don’t just ship, we relationship (단순한 유통을 넘어, 관계 형성으로)”

2019년 전자부품 유통업체 매출 글로벌 2위를 기록한 애브넷(Avnet)은 이 캐치프레이즈처럼 소비자의 세부적인 수요까지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트렌드를 반영해 필요한 요소들을 파악하고,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각 국가별 특성 또한 애브넷만의 방식으로 반영하고 있다.

김용춘 애브넷코리아 지사장은 전자부품 업계의 전문가다. 30년이라는 오랜 업계 경력과 글로벌 선도 전자부품 유통업체의 한국 지사장을 담당하면서, 전자부품 관련해서는 기술과 트렌드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 김용춘 지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애브넷의 경쟁력과 유통업체의 특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전자상거래와 유통업체는 ‘경쟁’이 아닌 ‘협업’

 

 

애브넷은 최근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전자상거래 전략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 사이트에서 애브넷이 취급하는 전자 부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같은 전략은 애브넷 외에도 많은 전자부품 유통 업체들이 취하고 있다.

언뜻 보면 양사의 협업이 의아하다. 둘다 ‘온라인 상’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들이기에, 경쟁 관계여야 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용춘 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두 업체는 ‘경쟁’이 아닌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와 전자부품 유통업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술적 요소가 포함됐는가’다.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는 전자부품을 유통할 때 제품의 물성이나 기술적 요소를 고려하기보다 많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구매하고, 판매하는 것에 집중한다. 때문에 정품 여부나 물성, 신뢰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철저하지 않다.

실제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모조품뿐만 아니라 이미 사용된 제품도 취급하고 있다. 오랜 기간 사용된 부품에는 습기나 이물질이 들어가면서 신제품과 같은 물성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면 전자부품 유통업체는 조금 속도가 느릴 수 있어도, 품질과 성능을 보장해준다. 전자부품의 신뢰성(특정 부품이나 재료가 일정한 조건 하에서 오랜 기간 버티는지를 나타내는 물성)은 기기의 내구성과 지속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유통업체는 꼭 존재해야 한다.

김용춘 지사장은 자일링스(Xilinx)를 예로 들어 “자일링스는 매우 복잡한 제품 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품을 사용해야 원하는 물성과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실제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는 모조품뿐만 아니라 오래된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자부품 유통업체는 기술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 정품 여부나 신뢰성 등의 물성을 보장해준다”며 “주요 전자부품 유통업체들이 ’모조품 불허’를 강조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소비자가 없으면 시장도 의미 없어”

 

 

“국민 없이 나라가 운영될 수 없듯, 소비자 없이 시장 트렌드를 이끌 수 없다. 전자부품은 디바이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적용될 수 있지만, 우리가 몇 가지 트렌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애브넷은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는 기술적 솔루션을 디자인부터 프로토타입과 제품 생산까지 풀 패키지로 제공하는 ‘전략가’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다수의 부품을 늘어놓고 제공하는 반면, 애브넷은 한 산업군에 특화된 기술을 전략적이고 전폭적으로 제공한다. 먼저 주문이 들어오면 각 제품별로 어떤 부품이 적합한지 파악한 후, 최적화된 디자인을 지원한다. 이후 관련 부품을 유통하고, 제품에 대한 기술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브넷 코리아의 경우, 기술 연구실을 따로 마련해 모든 제품 생산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는 ‘IoT’

 

 

최근 몇 년간 IT 업계에서는 ▲5G ▲오토모티브 ▲IoT 등의 키워드가 트렌드로 손꼽혔다. 그 중 애브넷은 특별히 ‘IoT’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솔루션을 디자인부터 프로토타입과 제품 생산까지, ‘풀 패키지’로 지원한다.

김 지사장은 “IoT는 가구나 주방을 비롯한 가정, 공장, 사무실 등에도 적용돼 자동화∙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은 단순한 일은 아니기에, 소비자들의 수요를 온전히 충족시킬 수 있는 IoT 기술을 제공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애브넷은 지난 2018년 개최된 한국전자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IoT 보안 플랫폼 ‘애저 스피어(Azure Sphere)’를 최초로 시연했다. 애저 스피어는 마이크로 컨트롤러(MCU)를 통해 구동되는 보안 솔루션으로, 애브넷은 해당 플랫폼을 위한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 위에 특성을 얹은 프레임워크, IoT Connect

 

애브넷의 IoT 커넥트 페이지 (자료 출처: IoT Connect)

 

애브넷은 미국, 아시아, 유럽 등지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전자부품 유통업체다. 따라서 애브넷의 사업을 각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과 국가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잘 융합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국가의 특성을 세부적으로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해 애브넷은 핵심만 제공하고 서비스는 각 국가에서 특성에 맞게 가공할 수 있도록 프레임워크를 제정∙제공한다. 김 지사장은 “프레임워크를 제정해 놓으면 각 지사들이 나라의 수요와 특성을 반영한 독특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우리의 프레임워크는 세계에서 통용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IoT에 집중하고 있는 애브넷은 최근 이에 특화된 프레임워크 IoT커넥트(IoTconnect)를 론칭했다. IoT 커넥트에서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모니터링 ▲헬스케어 ▲소매상 등 다양한 분야의 IoT 관련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김 지사장은 “어떤 것이든 인프라와 지원 시스템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애브넷도 마찬가지로 재료와 소스를 확보하고 있으면서, 소비자의 수요를 잘 파악했기 때문에 이런 프레임워크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애브넷은 ▲유∙무선 ▲자동차 ▲소비자 ▲산업 애플리케이션 등과 같은 주요 시장과 공급업체, 고객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IoT 트렌드를 지원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애브넷은 2019년까지 24년간 포춘 500대 기업에 선정됐다. 또한, 지난 2019년 3월에는 디지털자산 결제 서비스업체 비트페이(Bitpay)와의 제휴를 통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를 결제수단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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