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커버리지와 중저대역 주파수 머물지만 향후 확대 기대돼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우리나라는 2019년 4월 3일 밤 11시에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두 시간 늦은 시각인 같은 해 4월 4일 새벽 1시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으로 전세계 5G 상용화 국가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북미, 호주 등 17개국에 이른다. 5G는 3.5GHz 근처의 중저대역 주파수와 28GHz의 초고대역(밀리미터웨이브) 주파수로 나뉜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아직까지 중저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했으며, 미국은 일부 지역에서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전파의 주파수가 높을수록 데이터 전송량은 많지만 직진성이 강한 대신 장애물에 대한 투과성이 떨어지고 도달거리가 짧다. 따라서 기지국을 더 촘촘하게 깔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5G는 기지국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실질적인 성공적 상용화를 좌우한다. 따라서 가장 먼저 상용화 서비스를 도입한 우리나라와 미국을 중심으로 5G 기지국 구축현황을 살펴보며 5G 상용화 이후 나타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도시와 고속도로 위주의 서비스로 
실내와 고대역 서비스 미흡 아쉬워

통신 업계에서는 2019년 첫 상용화로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5G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서비스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에릭슨이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를 통해, 5G가 2025년 말에 전 세계 인구의 65%를 커버하며, 5G 가입자 수는 26억 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 아직까지는 5G 시장 도입기에 불과하며 2025년 중반이 돼야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과 같은 통신 3사가 5G 기지국 구축 현황을 ‘5G 커버리지 맵’으로 시각화해 보여주고 있다. 

통신 3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KT는 지도뿐만 아니라 수치적으로도 나타내고 있다. KT의 기지국 장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월 15일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7만 6633대를 구축했으며, 이중 개통장비는 7만 956개에 달한다. KT는 다른 이동 통신사와는 달리 개통 장비 수까지 공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아무리 5G 기지국을 많이 구축했더라도 실제로 개통하지 않으면 기지국 장비는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개통 수를 공개해 고객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KT의 5G 구축(개통) 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이 2만 2302개(2만 148개)로 가장 많고, 서울이 1만 9706개(1만 7779개)로 뒤를 잇고 있다. 커버리지 맵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5G 기지국은 대부분 대도시와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깔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KT는 2019년까지 3.5GHz 대의 주파수를 서비스해왔으며, 올해부터 28GHz대의 주파수로 서비스를 확대해 5G의 특성인 초저지연, 초연결, 초고속을 고객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28GHz는 좀더 촘촘하게 깔아야 하는 특성상 제한적인 측면이 있어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B2B 영역에 먼저 구축하고, 거점 위주로 순차적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올해부터 5G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더 다양하게 출시되고 좀더 편하게 5G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KT 5G 커버리지 맵

KT 5G 커버리지 맵 사이트

LG유플러스 5G 커버리지 맵

LG유플러스 5G 커버리지 맵 사이트

SKT 5G 커버리지 맵

SKT 5G 커버리지 맵 사이트

LG유플러스는 5G 기지국이 7만~7만 5000개 정도가 구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국 85개 시에 동 단위 수준까지 네트워크가 깔려 있으며, 추가적으로 여름철 해수욕장이나 가을 단풍지 등의 테마지역에도 일부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85개 도시에 기지국이 구축돼 있어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기존에 구축된 곳을 좀더 촘촘하게 깔고 그 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파수 대역에 있어서도 지금까지는 3.5GHz 대역을 구축했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28GHz 대역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의 경우에는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SK텔레콤 관계자는 대략 7만 2000개가 넘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5G 기지국을 얼마나 깔았느냐가 중요하기보다는 한 곳이라도 고객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지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고대역 주파수의 5G는 직진성이 강하고 물체에 의해 차폐되기 쉽기 때문에 같은 지역이라도 한쪽에서는 5G가 되고 반대쪽에서는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올해 본격적으로 28GHz 대역의 주파수 서비스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통신 3사의 5G 기지국 커버리지 맵을 살펴보면, 주요 대도시와 도로망을 제외한 지역은 5G 기지국이 설치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LTE와 5G 통신망을 혼용해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NSA(Non-Standalone) 모드를 사용하고 있다. 통신3사 관계자들은 본격적으로 5G가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28GHz 대역의 고주파수는 올해 산업용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차츰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단독으로 5G가 쓰이는 시기는 좀더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재일 의원(더블어민주당)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장소별 5G 기지국 구축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실내 기지국이 전체 5G 기지국의 1%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 자료는 [표 1]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통신 3사 관계자가 언급한 기지국 개수와 변재일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의 기지국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변재일 의원이 받은 자료의 기지국은 일반적으로 무선국을 말하며 무선국 내에 2~3개의 기지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선국 개수 곱하기 2, 또는 3을 하면 통신사의 기지국 개수가 나온다. 

통신 3사 관계자에게 문의해본 결과, 아직까지도 이 비율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반년 이상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건물 내에서는 5G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 3사 관계자들은 그 동안 공항이나 철도, 쇼핑몰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우선적으로 배치했으며, 올해는 차츰 중소형 빌딩으로 확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아직까진 5G 도입기에서 못 벗어나

미국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통신사로는 AT&T, 스프린트(SPRINT), T-MOBILE, 버라이즌(VERIZON)이 있다. 미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이 통신사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도시별로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버라이즌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봐도 시카고(2019년 4월 3일 상용화), 덴버(2019년 6월 27일), 애틀랜타, 워싱턴 D.C.(2019년 7월 31일), 뉴욕(2019년 9월 26일), 보스턴(2010년 11월 19일) 등 28개 도시 단위로 구분해 5G 커버리지 영역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도시마다 상용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AT&T와 스프린트도 비슷하게 표시하고 있다. 이와 달리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5G 커버리지 영역을 보유한 T-MOBILE은 유일하게 미국 전체에 걸쳐 5G 커버리지 맵을 표시하고 있다. T-MOBILE은 2019년 기준 5000개 도시에 서비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라이즌의 뉴욕시 5G 커버리지 맵

버라이즌의 미국 내 5G 커버리지 맵 사이트

T-MOBILE의 미국 내 5G 커버리지 맵

T-MOBILE의 미국 내 5G 커버리지 맵 사이트

미국에서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지역에서 초고대역 주파수의 5G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다. 초고대역은 도달거리가 짧기 때문에 모든 지역을 당장에 커버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미국의 많은 지역은 저대역이나 중대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LTE보다 몇 십 배의 처리 속도를 가지는 초고대역의 5G 단독형(Standdalone, SA) 네트워크는 올해 말에 구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 PCMag의 수석 모바일 분석가인 사샤 세건(Sascha Segan)은 5G 홈 인터넷은 2020년 후반까지도 밀리미터 웨이브 대역(28GHz)의 가정용 모뎀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과 같이 산업 영역이나 관공서가 먼저 진행되고 가정용 5G 초고대역 주파수 서비스는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5G 상용화 1, 2위 국가인 우리나라와 미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5G가 이제 막 도입기에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초고대역 주파수는 도달범위가 짧은 한계점으로 인해 진정한 5G 서비스가 도입되기 위해선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 타이틀보단 프런티어 정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 12월 5일 ‘5G+ 스펙트럼 플랜’을 확정 발표했다. 이 발표는 우리나라가 5G 이동통신 최초 상용화 이후 5G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의 5G 품질을 실현하고 5G 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주파수 확보와 공급 전략에 관한 것이었다. 

5G 주파수 영토 2배 확대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에 정부는 대역별로 연속 광대역으로 5G 주파수를 추가 확보·공급할 계획이다. 

먼저 5GHz 이하의 중저대역에서는 총 640MHz 폭의 5G 주파수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는 전기신호의 주파수 범위가 넓을수록 전송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2021년까지 3.5GHz 대역은 연속 광대역 주파수 공급을 위해 클린존을 도입하고 기 공급한 5G 주파수(3.42~3.7GHz)의 인접 대역(3.4~3.42GHz/3.7~4.0GHz)에서 총 320MHz 폭을 추가로 확보한다. 5G로 확보 시, 글로벌 5G 최고 핵심대역인 3~4GHz 대역에서 총 600MHz 폭(기경매한 280MHz 폭 포함)을 확보한 유일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GHz 이하 대역에서는 2021년까지 2.3GHz 와이브로 대역에서 80MHz 폭 이상 확보하고, 기존 2.6GHz LTE 대역은 2026년까지 광대역 5G(160MHz 폭 이상)로의 확보를 검토한다. 

24GHz 이상의 고대역에서는 2019년 11월에 종료된 WRC-19 결과와 장비·단말 생태계 활성화 전망을 고려해 총 2000MHz 폭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5G 주파수(26.5-28.9GHz) 인접 대역에서 1400MHz 폭을 우선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24GHz 대역과 37GHz 이상 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의 관영통신사인 신화통신(Xinhua)에 따르면, 2019년 11월 현재 중국은 11만 3000개의 5G기지국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우리나라가 2019년 말에 9만여 개의 5G 기지국(무선국)보다 훨씬 앞선 수치다.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를 감안할 때 세계 최초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5G를 이제는 세계 최초의 타이틀보다는 내실 있는 기술력과 서비스로 개척해나가는 자세가 기업과 정부에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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