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코덱의 강자에서 비디오 IP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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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코덱의 강자에서 비디오 IP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것”
  • 김경한 기자
  • 승인 2020.01.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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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스앤미디어 이호 부사장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칩스앤미디어(Chips & Media)는 반도체 설계자산(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 전문업체다. 반도체 IP는 반도체 칩에 삽입돼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블록을 말한다. 반도체 칩 내에는 수많은 블록이 탑재되며, 이중 자주 사용되는 블록은 일일이 다시 설계하지 않고 기존에 개발된 것을 재사용한다는 개념에서 IP 전문업체가 존재한다. 

칩스앤미디어 이호 부사장
칩스앤미디어 이호 부사장

반도체 IP는 반도체 칩 내에서 수행하는 기능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칩스앤미디어의 주요사업영역은 멀티미디어 반도체 칩 중 영상처리를 담당하는 비디오 IP 분야다. IP 사업은 한 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술집약적인 사업이기에 칩스앤미디어는 전체 직원 중 75%가 R&D(연구개발) 인력이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 설계 인원의 부족으로 인력난에 허덕여 헤드헌터에게 의뢰해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칩스앤미디어의 이호 부사장은 최근 정부나 산업 전반적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려는 분위기는 환호할 만하다고 말한다. 이호 부사장을 통해 칩스앤미디어의 사업현황과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Q. 칩스앤미디어의 사업 영역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

칩스앤미디어는 비디오 IP를 개발하는 회사로서, 비디오 코덱, 컴퓨터 비전, 이미지 프로세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비디오 코덱이 가장 오래 개발돼 왔으며, 매출 측면에서도 가장 우수하다. 비디오 코덱이란 영상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전송할 때 크기를 작게 만들어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 동안 영상 제작자에게 많이 사용돼 온 풀 HD용 H.264를 비롯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4K(UHD)용 H.265가 칩스앤미디어에서 개발한 비디오 코덱이다. 8K TV의 등장에 맞춰 WAVE510A를 개발해 다수의 기업들과 IP 계약을 진행 중에 있다. 

슈퍼 레졸루션 적용 사례
슈퍼 레졸루션 적용 사례

컴퓨터 비전은 컴퓨터가 카메라와 같은 각 매체를 통해 입력된 영상의 특정 패턴을 추출하고 그 특징을 분석해 사물을 검출하는 기술로, 우리 회사는 딥러닝 기반의 오브젝트 디텍션(Object Detection)과 슈퍼 레졸루션(Super-resolution)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오브젝트 디텍션은 자율주행차나 드론 등에서 이미지 내 객체를 인지하고 위치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이며, 칩스앤미디어는 4K 영상을 30FPS로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슈퍼 레졸루션은 멀리 있는 사물을 촬영해서 확대하거나 작은 사진을 크게 확대했을 때 희미한 부분을 딥러닝 기술로 선명하게 처리해 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4K로 제작된 영상을 8K TV에서 시청하려 할 때 8K에 최적화되도록 인공지능으로 영상을 선명하게 처리하는 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이미지 프로세싱 적용 사례
이미지 프로세싱 적용 사례

이미지 프로세싱은 컴퓨터 비전이나 비디오 코덱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선명한 영상을 위해 영상의 앞뒤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즉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는 원래 렌즈의 모양대로 둥그렇게 왜곡되거나 색깔이 자연색과 다르게 보이는데, 이 왜곡된 모양이나 색깔을 보정해서 처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주요 타깃 시장은 스마트폰, 자동차, CCTV 등이 있다. 

 

Q. 회사가 위기에 처한 시기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 그 시기를 해결한 과정을 설명해 달라. 

칩스앤미디어는 영상 기술 관련 칩(SoC)과 IP 비즈니스를 병행할 목적으로 2003년에 창업했다. IP 사업부는 꾸준히 수익이 유지됐지만, 칩 사업부는 창업 1년 만에 수십억 원을 대출받았음에도 뚜렷한 실적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채권단에서는 두 사업 부문의 분할을 제안했고, 2008년 이를 실행했다. 

당시 IP 사업만 보유하게 된 칩스앤미디어를 최대주주인 벤처캐피탈들이 해외 반도체 업체에 매각하려 했으나,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M&A가 중단됐다. 결국 국내 팹리스인 텔레칩스가 주식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모비스에 칩을 납품하는 텔레칩스와는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IP 기술은 고객이 직접 사용해 보고 좋으면 소문이 나고 다른 고객들도 유치하게 되는데, 우리 회사가 그런 입소문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회사가 분할될 때 IP 사업부 직원이 39명이었는데, 11년이 지난 현재 74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으니 감회가 새롭다. 

 

Q.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는 일이 쉽지 않을텐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전체 인원 74명 중 75%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그러나 이들을 채용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과거와는 달리 대학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이 많이 사라졌지만 대부분의 좋은 인력들은 의예과를 지원한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반도체 관련 전시회나 컨퍼런스에서 부스를 마련해 채용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안정적이거나 명성을 바라는 이들은 대기업을 선호하고, 여유가 되는 이들은 창업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결국 헤드헌터를 이용해 필요 인력을 채우고 있는데, 보통 채용인력 연봉의 15~25%를 이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고급인력일수록 헤드헌터에게 주는 지급비율도 높아서 한 사람 채용 시에 2000만 원을 주기도 한다. 

 

Q. 반도체 IP 업체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장된 회사로 알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적으로 의미있는 매출이 있기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나?

반도체 IP 회사가 의미있는 매출을 얻기까지는 대략 5년 정도 걸린다고 여겨진다. 때에 따라선 10년이 걸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 회사는 2003년에 창업했는데, 7년이 지난 2010년이 지나서야 10억 원 단위의 돈이 들어오면서 숨통이 트였다. 

수익모델이 자리잡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반도체 IP 업체는 처음에 자리잡기가 힘들다. 거래처와 계약하고는 로열티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오르기까지는 라이선스 비로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해당 IP에 대해 고객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여러 고객들이 쓰기 시작하면 고객의 매출이 오르면서 로열티 수입이 들어오고 IP 회사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잘 쓰려 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 확보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반도체 IP 분야는 진입장벽이 높고 거의 1~3등 업체만 살아남는 형국이다. 

 

Q. 2018년 부채비율(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12%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12월 10일 발표한 2018년 중소기업의 부채비율 평균인 163.2%에 비해 월등히 낮은 것이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비결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반도체 IP 회사는 원재료 조달 리스크가 없다. 이에 따라 악성 재고가 쌓일 위험이 없고, 이용할 수 있는 설비를 사용하지 않고 묵히는 설비 유휴화의 위험도 없다. 오직 기술로만 승부하기 때문에 설계장비 대여료와 인건비가 전체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칩스앤미디어는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금융자산은 220억 원에 이른다. 

 

Q. 우리나라의 시스템 반도체는 2018년 글로벌 시장에서 3.1%에 불과할 정도로 취약하다. 특히 설계 부분의 기술력이 떨어지는데, 국내 반도체 IP 업체가 성장하기 위해선 어떤 점들이 충족돼야 할까?

먼저 고급 인력이 공학분야로 유입되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공계에서 뛰어난 인재들은 전자공학과나 컴퓨터공학과에서 배출됐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의대 우선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반도체 분야로의 고급 인력의 유입이 적어지고 있다. 

다음으론 EDA(전자 설계 자동화) 툴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반도체 IP 개발을 위해선 시놉시스, 케이던스, 멘토그래픽스와 같은 설계 툴이 필요하며,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이 설계 툴 값만 일년에 10억 원이 들어간다. 반면 중국 정부는 반도체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반도체 설계 툴의 비용을 50% 지원해 주며 팹리스나 IP 기업을 키우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시스템 반도체 육성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최근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육성정책을 발표하며 이 분야를 지원하겠다고 한 점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팹리스 회사들이 정부 국책사업을 함께 하자며 문의해 오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은 환영할만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과 지원 의지가 있어야 이런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일단 컴퓨터 비전에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 분야가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레퍼런스가 쌓이면 회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칩스앤미디어는 다양한 비디오 기술 개발로 전방위적으로 시장을 확산하려 하고 있다. 
칩스앤미디어는 다양한 비디오 기술 개발로 전방위적으로 시장을 확산하려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영상 기술 분야에서 Arm과 같은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비디오 코덱, 컴퓨터 비전, 이미지 프로세싱 등 3가지 사업군에서 더욱 다양한 IP를 추가해서 사업을 확장해 가려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글로벌 마켓 리더로서 비디오 IP 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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