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과 기능으로 협동로봇 생태계 구축해 갈 것"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마켓앤마켓(Marekts and Markets)은 협동 로봇 시장이 2018년 7억 1000만 달러(약 8328억 원)에서 2025년 123억 300만 달러(14조 4631억 원)로 연평균성장률(CAGR)이 50.31%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통적인 수요시장인 제조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음식점이나 헬스케어와 같은 서비스 영역에서도 상당한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협동 로봇은 주변 상황과 사물을 인식하며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위해 작업자와 격리된 공간에서 사전에 설계한 대로 정해진 시간에 반복적인 일을 한다. 사람의 안전보다는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작업자와의 충돌 시에는 심각한 인명피해가 유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협동 로봇은 다품종 변량생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 프로그래밍 변경이 쉬울 뿐만 아니라, 작업자와 충돌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을 탑재해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서비스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뉴로메카는 다양한 쓰임새와 성장세가 기대되는 협동로봇의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 플랫폼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사업을 진행하며 차곡차곡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뉴로메카의 이성우 통합마케팅 팀장을 만나 회사의 주력 제품과 서비스, 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Q. 뉴로메카는 국내 협동로봇 제작업체로는 드물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업체로 알고 있다. 회사에 대해 소개해 달라. 

뉴로메카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출신의 박종훈 대표가 2013년에 설립했다. 회사는 중소 제조기업에서도 사용하기 쉽고 저렴한 협동로봇을 공급해 중소기업 제조라인의 자동화를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협동로봇 관련 소프트웨어와 로봇 제어기만을 다루다가 수익성을 확대하고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로봇 본체와 액츄에이터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올해의 로봇 기업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서울 본사를 중심으로, 국내에는 대전 지사와 포항 지사가 있고, 해외로는 베트남 지사가 있다. 내년부터는 2015년 이래로 협동로봇 시장이 연평균 7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도 지사를 오픈할 예정이다. 

Q. 주력 제품은 무엇인가?
주력 제품은 자사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조한 협동로봇인 ‘indy(인디)’다. 인디는 몸체의 전류 흐름을 측정해 충돌을 감지하며, 안드로이드 태블릿 기반의 티치 펜던트(Teach Pendant)인 콘티(Conty)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프로그래밍하고 구동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반중량별로 인디3, 인디5, 인디7, 인디10, 인디12(각 3kg, 5kg, 7kg, 10kg, 12kg) 5가지 모델과 7자유도 연구용 협동로봇 인디-RP2를 양산하고 있다. 이중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모델은 인디7이며, 최근 가반중량이 높고 리치가 긴 모델을 찾는 고객이 많아짐에 따라 인디12를 출시했다. 인디7부터는 관절이 기존 협동로봇처럼 투박하지 않고 유려한 곡선미를 지닌 외형을 개발해 안전하면서도 아름다운 조형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2018년 9월에는 인디7이 레드닷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 

Q.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제품은 무엇인가?

인디아이(IndyEye)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선보이게 된 딥러닝 기반의 비전 솔루션이다. 협동로봇을 설치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해 보면 고객들이 비전센서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전센서가 워낙 고성능이기 때문에 협동로봇보다 2배 가까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인디아이는 고성능보다는 고객의 요구에 맞는 기능성에 초점을 뒀고, 서버에서 딥러닝으로 학습하고 얻은 데이터를 본체에 저장해 사물을 인식하도록 하는 인공지능 방식을 채택했다. 덕분에 기능성과 가격 측면에서 고객이 만족하는 비전 솔루션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 런칭한 인디케어(IndyCARE)는 관리자의 작업 편의성을 고려한 협동로봇 원격 관리 서비스다. 작업 중에 발생되는 모든 충돌감지, 비상정지 상황에 대해 이벤트 로그 파일과 스트리밍 동영상을 저장해 로봇 관리자의 원인을 파악하고 엔지니어가 원격 CS를 진행할 수 있게 지원한다. 관리자는 인터넷이 연결된 환경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 협동로봇의 실시간 상태, 조업 데이터 이상 상황에 대한 이벤트 로그를 열람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웹 카메라를 통해 협동로봇의 작업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받을 수도 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각 로봇마다 일일이 체크할 필요 없이 책상 앞에 앉아서 모든 로봇을 조작할 수 있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Q. 국내 고객에게는 협동로봇 자체가 생소한 경우가 많아 SI(System Integration) 업체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이에 대한 해법은 있는가?

뉴로메카는 인디고(IndyGO)라는 로봇 플랫폼 서비스를 직접 운용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인디고는 뉴로로봇의 협동로봇 모델인 ‘인디(Indy)’와 ‘가다’라는 뜻의 ‘고(Go)’의 합성어로, 협동로봇의 도입부터, 운용, 유지보수, 인력을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일반적으로 SI 업체가 협동로봇을 사용하려는 고객의 생산현장에 관한 로봇 배치를 컨설팅해주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는 비용부담이 생기게 된다. 

뉴로메카는 리스 운용과 월정액 과금 모델을 갖춘 인디고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초기투자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 인디고 서비스는 협동로봇셀 현장 전문가인 인디피디(IndyPD)를 현장에 파견해 생산라인에 가장 효율적인 로봇 배치와 운영안을 제공한다. 인디피디는 작업자와 직접 소통하며 변화가 필요한 제조 공정에 즉각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기술장벽을 허문다. 또한, 현장 직원에게 협동로봇의 사용법을 교육해 로봇을 운용할 수 있는 인디피디로 양성함으로써 기술의 종속도 막아준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 제조업체가 협동로봇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인디피디의 전일 파견은 도입기인 6개월간 주 2회, 안정기인 6개월간 주 1회, 운용기인 12개월간 2주 1회 방문으로 진행해 고객의 협동로봇 사용법 숙지를 돕는다. 

Q. 협동로봇 인디를 접하는 고객의 반응은 어떠하며, 주요 거래처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 달라.

인디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은 “과연 이 복잡해 보이는 기계를 사용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부터 하고 본다. 하지만 태블릿을 통해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선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인디는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협동로봇의 기능을 충족시키면서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디는 전류의 흐름을 측정해 충돌을 방지하므로 별도의 충돌감지 센서가 필요 없으며, 티치 펜던트 앱인 콘티를 통해 고가의 전용 티치 펜던트가 아닌 범용 태블릿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이 두 요소를 통해 기존 3000~4000만 원 대인 협동로봇의 가격을 2000만 원 대로 낮출 수 있었다. 가격대가 기존 제품에 비해 1000만 원 정도 저렴하다 보니 동남아시아에서 주문량이 많다. 

주요 거래처로는 전통적인 제조업체인 현대모비스, LG전자, LS산전(스마트공장추진단), 한국콘베어공업, 신신사 등이 있고, 고려대학교나 한양대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도 연구용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커피나 치킨 브랜드에서도 많이 찾는 편이다. 인디7과 인디12은 관절을 유려한 곡선으로 마감해 세련된 멋이 있어, 서비스업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방송국에서도 협찬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Q. 최근 인공지능(AI)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와 관련한 로봇이 머지 않은 미래에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지나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부탁한다.

협동로봇을 포크레인에 비유하고 싶다. 포크레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공사장 인부들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라고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부 10명이 할 일을 포크레인 혼자서 한 시간 만에 끝내버리니 이런 우려는 당연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포크레인이 나오면서 건설업이 부흥했고 인부들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났다.

이와 유사하게 협동로봇은 사람의 일자리를 뺏기보다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무엇보다 위험한 업무와 사람들이 꺼려하는 지저분하고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해준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더 안전하고 재미있고 고차원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한 예로, 우리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한 업체의 직원이 프레스기에 철근을 넣었다 뺐다하는 단순 작업을 했는데, 나중에 회사를 방문해 보니 그 직원이 로봇관리자로 배치돼 보다 고차원적인 일을 하고 있었다. 

기업 측면에서도 3D 업종에선 사람을 못 구해 어려움이 많은데, 협동로봇은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해소할 수 있다. 

Q. 향후 뉴로메카의 사업계획은?

단기적으로는 인디고와 인디아이에 집중할 계획이다. 뉴로메카는 기본적으로 중소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협동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장애요인들이 있어서 종합 플랫폼 서비스인 인디고를 구축하고 비전 솔루션인 인디아이를 개발했다. 

장기적으로는 협동로봇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고객이 존재하고, 로봇을 개발하는 제작자, SI 업체나 대리점과 같은 파트너, 정부기관과 같은 공공이 모이는 협동로봇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뉴로메카는 협동로봇이 생산성을 높이고 고차원적인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신념으로 앞으로도 끊임없이 정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