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시장으로 살아남는 한국, 중·저가 변혁 기술 필요한 중국과 대만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볼록한 스크린을 가진 TV 앞에 가족, 또는 친구들과 둘러 앉아 시청하던 시대와 달리, 이제는 스마트워치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모니터, 초대형 스크린까지 가지각색의 디스플레이 속에서 살고 있다. PDP, LCD를 거쳐 스스로 빛을 내는 LED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이젠 다음 레벨의 LED 기술로 넘어가려하고 있다. 그러나 OLED, 퀀텀닷(Quantum dot), Micro LED 등은 보급화되기에는 여전히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마켓앤마켓은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이 올해 1377억 달러에서 2024년 1677억 달러로 연평균 4%의 성장률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새로운 기술력이 아닌 비교 마케팅 전략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도 보인다. 차세대 기술만을 바라보며, 시장 안정화를 기다리는 디스플레이 시장은 변화의 씨앗이 싹틀 틈을 주고 있다.

 

OLED, 프리미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LG 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롤러블 OLED TV

중국이 전 세계 중·저가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LG 디스플레이나 삼성 디스플레이는 신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OLED의 경우 다행히 정체된 디스플레이 시장과는 달리 작년 대비 21.4%의 성장을 예상했다. OLED 기술은 번인 현상이나 대형 패널 제작 크기의 한계 등 뚜렷한 제한점이 있지만, 퀀텀닷이나 마이크로 LED와는 달리 현재 시장에서 상업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TV외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이번 3분기 OLED 패널이 LCD 패널 출하량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IHS 마킷은 이 흐름을 따라 중국도 향후 프리미엄 모델뿐만 아니라 중·저가 모델에도 OLED를 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이는 시장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분기에는 삼성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에서 82%, 중국의 BOE는 12%의 점유율을 차지해 아직까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LG 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중국의 OLED 기술력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OLED 선도 업체로서, 다른 기업들과 2~3년 정도 벌어진 지금의 격차를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신기술 투자는 충분히 격차를 유지하고, 시장을 선점한 뒤에 신경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투자 방향만큼이나 신경써야할 곳은 바로 일본이다. IHS 마킷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TV 시장 분석을 통해 소니는 12%, 파나소닉은 10%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최종 제품의 판매량으로 해당 OLED TV를 구성하는 패널은 LG 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다. 따라 한국에서 일본으로의 완제품 수출 비중은 감소했으나, 패널 공급량은 늘어난 상황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내년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하이엔드 프리미엄 TV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강세를 보이는 해외 기업에 대비해, 협업 관계의 신뢰성을 높이고 장기간 계약을 맺는 등 고객 확보 전략에 힘쓰고 있다.

 

미니 LED, 중·저가 시장 LCD 대체할 수 있을까?

 

중국 REFOND의 118인치 4K 미니 LED 제품

중국은 주력 업체인 BOE를 중심으로 저가 물량 공세 작전을 펼쳤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업계 1, 2위를 차지하던 삼성 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을 흡수하는 무시무시한 영향력을 보였지만, 이 전략으로 오히려 발목잡힌 상황에 처했다. 전 세계 TV 패널 시장 점유율 1위, LCD 패널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올 3분기 BOE는 실적 발표를 통해 적자를 선언했다. 저가 물량 공세를 통한 재고 누적, 이로 인해 판가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타격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뿐만이 아니라 삼성 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도 크게 영향을 받았다. 현재 중국 정부는 LCD 팹 지원금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부채를 해결하지 못한 중국의 중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LCD를 이을 기술로 미니 LED를 선택했다. 이는 대만이 선제 도입한 기술이며, 중국으로 기술 확산이 일어나는 중이다. 미니 LED는 LED보다 작은 100마이크로미터 정도의 LED 소자로 구성된 백라이트를 LCD와 함께 사용한다. 로컬디밍 기술을 적용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점, 즉 더욱 작아진 소자 하나하나마다 밝기를 조정하고, 이로 인해 밝은 부분엔 빛의 세기를 높이고, 어두운 부분엔 낮춤으로써 색감과 명암을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기존의 LCD 모델 설계에 미니 LED 백라이트를 도입하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라, OLED보다 훨씬 비용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눈에 띄는 화질 개선을 이룰 수 있어 중·저가 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의 CSOT(華星光電,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 화찬세미텍(华灿光电, HC SemiTek) 등의 기업이, 대만에서는 에피스타(EPISTAR), AUO, 이노룩스(InnoLux), 렉스타(Lextar) 등이 주도적으로 미니 LED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퀀텀닷과 Micro LED, 기술 확보 성공할까?

 

마이크로 LED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차세대 디바이스에의 적용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출처: 애플

퀀텀닷 OLED 혹은 마이크로 LED는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이다. 퀀텀닷은 약 2~10nm의 크기의 반도체 결정을 말하는데, 삼성 디스플레이는 ‘QD-OLED’라 명명하며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에 퀀텀닷 입자들을 쌓아 색 필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색 표현력이 우수한 디스플레이 제작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에는 대만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 LED는 미니 LED에 이어 더 작은 형태의 소자를 말한다. 업계 전문가는 마이크로 LED로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크기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를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퀀텀닷이나 마이크로 LED 모두 기존의 10배, 100배 이상 작은 소자를 다루는 기술이기에 그만큼 구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또한, 패널 규격이 다양해짐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의 종류만큼 필요한 설계 기술도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까다롭다. 그러나 패널 단위로 움직이는 게 아닌 점으로 화면을 구성하게 되면, 폴더블이나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보다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또한, 점 형태의 소자를 무한히 이어 붙일 수 있어, 무한하게 큰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 전문가들은 적어도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에는 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삼성 디스플레이의 QD-OLED 기술 또한 2021년이 넘어서야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술 개발 성공 이후에는 퀀텀닷이나 마이크로 LED 모두 기존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대체하기 보단 스마트 워치와 같은 프리미엄 웨어러블 기기 또는 새롭게 등장할 디바이스에 선제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 글은 테크월드가 발행하는 월간 <EPNC 電子部品> 2019년 12월 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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