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이건한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2GHz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이용한 버스용 기가급 Wi-Fi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의 LTE 기반 버스용 Wi-Fi는 평균 속도가 20Mbps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버스 Wi-Fi 서비스에는 일반 통신용 LTE 주파수의 일부만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용객이 늘어날수록 속도는 더 감소할 수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 같은 콘텐츠는 거의 즐길 수 없던 것이 현실이다. 

버스용 기가급 와이파이 기술 시연에 사용된 시험차량

하지만 ETRI가 개발한 밀리미터파 Wi-Fi 시스템은 최근 대전시청 인근에서 진행한 테스트에서 최대 2.4Gbps의 속도를 기록했다. 기존 대비 120배 빠른 속도다. 여기에는 22GHz 초고대역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와 기지국을 연결하는 백홀 통신망 기술이 사용됐다. 이름은 움직이는 네트워크라는 뜻의 'MN(Moving Network)'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빠른 5G 통신도 3.5GHz의 저대역 주파수를 쓰고 있어 실질적인 체감 속도는 낮은 편이다. 주파수는 대역이 높을수록 빠르고 전파 직진선이 강해지며,대역이 낮을수록 느리고 회절성이 강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 속도 개선에는 밀리미터파가 효과적이지만 밀리미터파는 신호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이 잘 일어나지 않아 실외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ETRI의 MN은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빔포밍(Beam Forming) 기술과 여러 빔을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빔스위칭(Beam Switching)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차량 내부

한편 이번 시연에는 연구진이 개발한 기지국 시스템과 차량단말용 시스템을 각각 대전시청 인근 건물 옥상 등 시야각이 잘 나오는 3곳과 차량에 설치했다. 대전지방법원 근처 도로를 운행하며 통신성능을 확인하고 대전시청 앞에선 시험차량에서 기지국 인근에서 비디오 스트리밍을 진행하며 속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기지국과 차량단말의 거리 500m에서도 최적의 성능이 검증됐다고 한다. 따라서 ETRI의 설명은 500미터 단위로 기지국을 설치한다고 가정할 경우, 해당 기지국 안에서 주행하는 10대의 버스에 대당 240Mbps급으로 총 100명이 동시에 24Mbps로 나누어 쓸 수 있어 서비스 사용 경험이 크게 개선된다는 것이다.

본 과제의 총괄 책임자인 김일규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번 시연은 22GHz 주파수를 실제 도로환경에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향후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진정한 5G 상용화와 국민이 초연결 사회를 체감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시제품 완성도를 높여 2022년까지 모든 버스에서 1Gbps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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