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침해 소송 관련 3만 4천 개 자료 삭제 정황 발견”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LG화학은 지난 4월 29일 미국 ITC에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소송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증거인멸 행위 정황이 포착됐다고 11월 14일 밝혔다. 

이에 LG화학은 ITC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증거개시(Discovery)’ 과정에서 드러난 SK이노베이션의 광범위한 증거인멸, 법정모독 행위 등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판결’ 등 강도 높은 제재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67페이지 분량의 요청서와 94개 증거목록을 11월 13일(현지시각) ITC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 드러나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 행위와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법정모독’행위를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을 조기에 내려주거나, SK이노베이션이 LG 화학의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LG화학이 밝힌 SK이노베이션의 구체적인 증거인멸 정황은 7개 계열사 프로젝트 리더들에게 자료 삭제 요청 메모를 보내고 75개 관련 조직에 삭제지시서를 발송한 내역이다. 

LG화학이 공개한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증거 인멸 시도 메일

LG화학은 4월 29일 소송제기 직후는 물론 그 이전부터도 전사차원(Company-wide)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증거인멸 행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ITC 영업비밀침해 제소에 앞서 두 차례(2017년 10월 23일, 2019년 4얼 8일) SK이노베이션측에 내용증명 공문을 통해 ‘영업비밀,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지난 4월 8일 내용증명 공문 발송 당일 SK이노베이션은 7개 계열사 프로젝트 리더들에게 자료 삭제와 관련된 메모를 보낸 정황이 포착됐다고 LG화학은 역설했다. 

이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4월 12일 사내 75개 관련조직에 삭제지시서와 함께 LG 화학 관련 파일과 메일을 목록화한 엑셀시트 75개를 첨부하며 해당 문서를 삭제하라는 메일을 발송했다며 날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이 8월 21일 제출한 75개 엑셀시트 중에서 문서 중 휴지통에 있던 ‘SK00066125’ 엑셀시트 한 개에는 980개 파일과 메일이, 10월 21일 제출한 74개 엑셀시트에는 3만 3000개에 달하는 파일과 메일 목록이 삭제를 위해 정리돼 있었다는 것이 LG화학의 주장이다. 이는 포렌식 전문가의 작업으로 밝혀졌다. 

ITC는 소송 당사자가 증거 자료 제출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거나 고의적으로 누락시키는 행위가 있을 시에는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실제 재판 과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탈취 영업비밀 사내 공유와 법적 리스크 따라 전직자 관리
더군다나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으로부터 탈취한 영업비밀을 이메일 전송과 사내 컨퍼런스 등을 통해 관련 부서에 조직적으로 전파해온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전직자들을 통해 전지의 핵심 공정과 스펙에 관한 상세 내용 등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지속적으로 탈취해 조직 내에 전파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과 LG화학 난징, 폴란드 공장의 코터(Coater) 스펙을 비교하고 해당 기술을 설명한 자료와 57개의 LG화학 소유의 레시피와 명세서 등을 사내 공유 했다는 내용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전직자를 고용함으로써 발생 가능한 법적 리스크에 따라 마케팅, 생산 분야 인력은 저위험(Low Risk), 배터리 셀 연구개발 인력은 중간 위험(Intermediate Risk) 또는 고위험(High Risk)으로 분류해 관리한 내용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공정한 소송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계속되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과 법정모독 행위가 드러나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달했다고 판단해 강력한 법적 제재를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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