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데이터 보관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실리카’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이그나이트(Ignite) 2019’를 개최하고,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의 1978년판 영화 ‘슈퍼맨(Superman)’을 음료 받침대 크기의 쿼츠(Quartz) 유리에 원본 데이터 75.6GB와 에러 정정 코드를 저장, 보관하는 솔루션을 발표했다.

 

영화 슈퍼맨이 담긴 실리카 유리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실리카(Project Silica)’의 첫 POC(Proof Of Concept)다. 적외선 레이저는 3차원 형태의 픽셀인 복셀(Voxel)에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유리의 표면이 아닌 내부에 데이터를 저장해 데이터 손상을 방지한다. 가로, 세로 7.5×7.5cm, 두께 2mm의 레이저 엔코딩이 가미된 쿼츠 유리인 실리카 유리판 한 장에 100층 이상의 복셀을 저장할 수 있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저장된 이미지와 패턴을 해독해 데이터를 읽어낸다. 이를 통해 어떠한 변형이나 손상 없이 자료를 몇 세기 동안 보존할 수 있다.

 

실리카 유리에 데이터 저장하고 읽어오기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해 쿼츠 유리에 데이터를 기록한다

 

원본 데이터를 유리판에 기록하기 위해서는 라식 수술에서 주로 사용하는 펨토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s)를 사용한다. 초단파인 레이저의 광펄스(Optical pulse)로 쿼츠 유리의 구조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킨다. 데이터가 저장된 실리카 유리는 내열성이 좋고, 열에 의한 팽창이 거의 없으며, 강도나 절연성도 우수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보관 장소의 온도,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균일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드는 쿨링 시스템 비용이나 환경적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내구성 실험을 위해 실리카 유리를 끓는 물에 넣고 있다

프로젝트 실리카를 진행하면서 ▲500도 이상의 오븐에서 가열 ▲전자레인지에 넣은 후 가동 ▲물에 넣고 끓이기 ▲철 수세미로 문지르기 등 여러 실험을 통해 손상되지 않음을 확인함으로써 데이터의 우수한 보관성을 검증해냈다.

이런 충격, 고열, 고압의 환경을 겪은 후에도 데이터를 손상 없이 읽어올 수(복원할 수) 있다. 편광을 유리에 투과해 자료를 읽어내는데, 이때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이용된다. 알고리즘을 통해 유리 결정체의 x축, y축, z축 내 어느 지점에서나 복원하고 싶은 데이터의 복셀 위치에 빠르게 편광을 조준해 정보 복원 지연 시간을 상당히 절감해냈다.

 

클라우드를 통한 콜드 데이터 활용

이 솔루션은 기업의 보존 가치가 높은 아카이브 데이터인 ‘콜드 데이터(Cold data)’ 저장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콜드 데이터란 데이터 환경에서 쓰이는 환자의 의료 기록, 금융 규제 데이터, 법적 계약, 도시 계획 등으로, 사용 빈도는 낮으나 사용자의 요청이 접수될 경우 즉각적인 제공이 이뤄져야 하는 데이터를 말한다. 또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구동에 최적화돼 이를 활용한 데이터 이용도 기대된다. 다만, 현재 프로젝트 실리카 기술은 기존 데이터 센터의 대체 방안이라기보단, 반복적인 컨테이너 이동 없이 중요 데이터를 한곳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 영화 원본, 실리카 유리로 옮긴다

워너 브라더스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TV 프로그램의 원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데이터를 매번 새로운 저장 형태로 이관해왔다. 일반적으로 하드 디스크는 3~5년, 자기 테이프 장치는 5~7년이면 수명이 다하기도 하며,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를 순식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

글로벌 워너 브라더스 아카이브에서 미디어 엔지니어링 부문 브래드 콜러 수석 부사장(좌)과 워너 브라더스 비키 콜프 CTO(우)

워너 브라더스는 디지털 영상을 아날로그 필름으로 재변환하고 필름의 네거티브를 저온의 스토리지 아카이브에 저장하던 기존의 고비용·저효율 공정을 실리카로 변경할 계획이다. 여기서 네거티브란 피사체에서 흑백 부분을 포함한 보색 관계가 반대로 된 현상을 말하며, 이는 영화나 사진 복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토리지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컴퓨팅 패턴에 특화된 스토리지 기술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투자 중 하나다. 나날이 데이터는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장된 저장 매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 데이터센터 실험인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 FPGA 프로세싱 파워(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Processing Power) 실험인 프로젝트 브레인웨이브(Project Brainwave), 옵틱 포 더 클라우드(Optic for the Cloud) 등 애저의 전문성을 보이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프로젝트 실리카에 이어, 차세대 저장장치 중 하나로 DNA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저비용·고효율 솔루션인 ‘DNA 스토리지’를 차세대 저장장치 중 하나로 꼽으며 기술의 완성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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