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1일 교통흐름 5분만에 분석, 기존 대비 18배 빨라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교통 정책을 미리 검증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솔트(SALT)'를 개발했다. 솔트는 기존 방식보다 18배 이상 빠르며, 데이터만 있으면 클라우드를 통해 어떤 도시에서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다양한 사전 정책 검증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솔트 개발을 위해 우선 서울시와 경찰청, SKT 등으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아 지역 도로망과 신호체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후 여기에 실측 교통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수요까지 추정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을 완성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뮬레이터 SALT(솔트)의 사용자 화면 모습

연구진은 구축된 도로 데이터를 일정하게 나눠, 각 구역을 기준으로 내부 차량 정보를 파악하는 방식을 개발, 분석했다. 이 방법은 차량을 개별 단위로 분석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더 넓은 범위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며, 강동구를 일평균 40만대의 차량과 1만 3000여 개의 도로로 나눠 테스트한 결과 24시간 교통흐름을 5분 안에 시뮬레이션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에 차량 이동량을 측정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인 수모(SUMO)보다 18배 빠른 성능이다.

또 솔트는 인공지능 기계학습이나 딥러닝으로 불가능한 교통환경 분석도 가능하다. 즉, 신호체계의 갑작스런 변경이나 새로운 다리 건설 등, 환경적 변수가 생길 경우 기계학습과 딥러닝은 매번 새로운 모델을 생성해야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은 매번 다른 입력값이 제공돼도 보편적인 결괏값을 얻을 수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서울시가 ETRI 연구진에 강동구 둔촌로 길동사거리 신호체계를 변경하면 어떤 파급효과가 날지 의뢰한 결과, 시뮬레이션에서는 평일 기준 하행 속도를 2.4% 개선할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실제 적용 결과 통행속도가 4.3% 개선돼 해당 시뮬레이션이 지자체 도로 정책 사전 검증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실제 개선율에서 다소 간극이 있어 보이는데, 이에 대해 김성수 ETRI 스마트데이터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교통량을 아주 정확히 측정하긴 어렵기 때문에 수치에 간극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나타날 효과의 경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내부 검증 결과 예측 정확도는 약 90% 가까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도로 외에도 축제나 행사 정보를 종합한 예측에도 응용할 수 있다. 예컨대 송파동 주민센터 앞에서 도로공사가 시작되거나 예정된 대형 스포츠 행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효과를 솔트는 통계값과 시각 자료로 예측, 분석값을 추출할 수 있다. 또 시뮬레이션 엔진을 클라우드에 탑재할 경우 서버를 여러 대로 분산해 지역별로 할당하면 지역 데이터 분석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ETRI 민옥기 지능정보연구본부장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교통혼잡비용은 약 30조 원이며, 그 수치 또한 증가세에 있다. 본 기술을 활용해 교통혼잡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진동 교통운영 과장도 "교통 신호체계를 변경하면 다른 지역에 풍선효과가 발생해 분석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솔트를 이용하면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파급력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어 수준 높은 교통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ETRI는 솔트 도입과 관련해 현재 몇몇 도시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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