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소송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국면 전환을 노리는 제소”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8월 30일 전기차용 배터리 등 2차전지 사업의 특허에 대한 침해건으로 LG화학을 제소하면서 양사간 불꽃 튀는 소송전이 예고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제소에서 자사의 배터리 특허를 침해한 LG그룹 계열사 두 곳을 미국에서 동시에 제소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LG화학과 LG전자이며,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도 포함됐다.

이에 앞선 지난 4월 29일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 비밀 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이 제소에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핵심인력과 핵심기술을 대거 빼갔다고 언급했다.

LG화학이 ITC에 제소한 지, 4개월 만에 SK이노베이션이 적극적으로 공식 행보에 나선 셈이다. 왜 이렇게 늦게 제소를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SK이노베이션 홍보실 관계자는 “그 동안 국익과 산업 차원에서 실익이 없음을 인지하고, 진흙탕싸움을 하지 않기 위해 LG화학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대화진전도 없고 모든 혐의를 뒤집어 쓸 것 같은 위기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홍보실 관계자는 “이번 제소는 4월 LG화학의 제소에 대한 맞고소의 성격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발표한 입장문에도 이런 내용은 포함돼 있다. 입장문에서 배터리사업 윤예선 대표는 “이번 제소는 LG화학이 4월 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건과는 무관한 핵심기술과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가 특허를 침해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국내 기업간 선의 경쟁을 통한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국민적인 바람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보류해 왔으나,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구체적 제소 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SK 이노베이션은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특허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밝혔다. 홍보실 관계자는 “ITC에서 특허침해 소송건에 대한 제도절차에 들어가 있는데, ITC는 일주일간 검토한 후 수정사항에 대해 고소인에게 통보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일주일을 기다려 본 후 소송 접수가 완료되면 정확한 제소내용을 밝힐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입장문에서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정당한 권리와 사업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소송까지 왔지만, LG화학과 LG전자는 소송 상대방이기 이전에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며, 언제라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입장문에 대항해 즉각적으로 ‘SK이노베이션 특허 침해 제소 관련 LG화학 입장문’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자사가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제기한 ITC 소송이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쟁사에서 소송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국면 전환을 노리며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대화노력 언급에 대해 LG화학은 “그동안 경쟁사로부터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만약 경쟁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 모두 대화의 문을 열어놨다고 밝혔으나, 서로의 입장차가 커 대화의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화학은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가 제기한 소송이 근거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자사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조만간 법적 조치까지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LG화학은 “현재 진행 중인 ITC소송과 관련해 경쟁사는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간 기술자료를 ITC절차에 따라 당연히 제출해야 됨에도 불구하고,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경쟁사가 성실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자 LG화학 커뮤니케이션팀에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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