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한계를 극복한 친환경 차 시장, 이제야 물 만났다.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2003년 4월에 개정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무공해 차량(Zero Emission Vehicle, ZEV) 의무 판매규정은 완전 무공해 차인 연료전지 차량의 개발을 자동차 생산 업체의 의무로 강요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2008년까지 250대의 연료전지 차량을 도입하며 각 업체의 도입량은 2008년까지의 시장 점유율로 나누도록 규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작된 이 규제는 2007년 이후 뉴욕, 메사추세츠, 버몬트 주로 확대될 예정이며 무공해 차량의 판매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이미 하이브리드 차량이 양산화 되어 있는 상태이며 좀 더 먼 미래에는 기존의 내연기관과 전혀 다른 동력원이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래의 동력원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으며 그 실용화 가능성이 확실히 되고 있는 동력원이 수소 연료전지이다.

전자부품 2007년 5월호 – Special Report 中

전자부품 2007년 5월호 – Special Report 中

친환경차는 크게 전기, 태양광,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자동차로 구분된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매년 주요 의제로 거론되는 세계정세에서 휘발유/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로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전환 속도는 더뎠다. 본문에 등장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ZEV 의무 판매 규정은 1998년에 처음 제정됐으나 2003년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후 2008년까지 다섯 번에 걸쳐 자동차 메이커의 친환경 차 의무 판매 대수를 삭감했는데, 정부의 의지와 달리 배터리 기술 발전이 늦고 충분한 가성비의 친환경 차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도 사정은 비슷했다.

2000년대 초기 친환경 차 시장은 한동안 도요타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 차가 이끌었다. 가솔린과 전기 동력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은 기존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높은 연비를 구현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절반뿐인 친환경’이란 한계를 넘어서진 못했다.

하이브리드 다음으로 주목받은 건 전기차다. 높은 가격 문제는 여전했지만, 친숙한 에너지원과 완전한 친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의 대두 역시 예정된 순서였다. 그리고 이를 대중화시킨 브랜드가 바로 테슬라다. 테슬라의 모델(Model) 시리즈는 마침내 내연기관 못지않은 성능과 주행거리를 구현하고 자율주행 기술까지 접목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가 길을 열자, 뒤를 이어 현재는 전통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앞다퉈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가장 큰 문제였던 가격도 보급형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며 하락하는 추세이고, 현재로선 충전 인프라 문제만 해결된다면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있다.

또 전기차에 비하면 아직 규모가 작지만 수소연료 전지차(FCEV)의 개발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자사의 수소연료 전지차 ‘넥쏘’를 통해 수소차 시장에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수소차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급성장하며 수소연료 전지차 개발에 집중하는 국가와 브랜드는 아직 몇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적으로나 친환경적으로나 전기차에 크게 밀리지 않는 수소차의 가치가 어느 시점에서 전기차만큼 크게 재조명되는 순간이 오리라 예측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수소연료 전지차에 집중하는 브랜드들의 의도 역시 당장의 시장 확장 가능성보단 이 시기 기술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행 투자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친환경 자동차의 경쟁력이 강화되며 아예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금지 정책을 발표하는 국가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가깝게는 네덜란드와 노르웨이가 2025년부터 내연기관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2040년께 내연기관 완전 종식을 목표로 친환경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 다음의 인구 대국인 인도 역시 2030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하도록 하는 정책을 2017년 7월 발표했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은 내연기관 차량 완전 금지에 아직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오히려 온실가스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이는 입장이고,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강세인 일본도 당분간은 하이브리드 차량 확산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구체적인 판매 금지 법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국내 사정과 세계 흐름을 관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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