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장비·부품 꽉 쥔 일본, 계속 휩쓸려 온 한국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서정욱 과학기술부장관은 지난달 18일(2001년 1월 18일)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실에서 마찌무라 노부타카 초대 장관과 한·일 과학기술장관회담을 가졌다.

최근 우주, 생명공학, 원자력, 핵융햡, 해양,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가능성이 높아지고 협력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추진하기 위해 한·일 과학기술장관 회담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향후 피료시마다 개최함으로써 한·일간 과학 기술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또한, 21세기 지구촌 지식정보화사에 대응, 상호동반자적인 협력관계로의 발전을 위해 21세기 주역이 될 청소년, 특히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그리고 Post-Doc. 등 젊은 과학도의 상호 교류를 적극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 전자부품 2001년 1월호 – NEWS PARADE 中 -

 

전자부품 2001년 1월호 – NEWS PARADE 中

 

반도체 업계를 논할 때 ‘상생’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표현이다. 기술이 극도로 고도화됨에 따라 한 기업, 나아가 한 국가에서조차도 모든 분야를 1등 산업으로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게 되기까지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1990년대 초 한국은 아직 일본의 기술을 수입, 가공하는 수준이었다. 이 상황에서 한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업 전반에 대한 고른 투자가 아닌, 가전,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고부가가치의 특화 산업을 키우는 것이었다. 1996년의 ‘한·일 부품산업협력 실무회의’ 등을 통해 한국은 일본의 부품 산업과 중소기업 간의 기술 교류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기술의 꾸준한 성장, 2000년 전후로 찾아온 전 세계 반도체 불황과 함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급락하게 된다. 2001년에는 불과 1년 만에 반도체 산업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 떨어졌으며, NEC, 미쓰비시, 히타치, 엘피다 등 일본 반도체 업계의 거물들은 ‘엘피다 메모리’ 하나로 D램을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일본 내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장비 가격을 기존의 50% 수준으로 입찰가를 낮춰 가격 우위로 시장을 유지하고 있던 한국 장비 업체 시장을 흔들리게 했다.

한국의 기술 성장으로 일본은 오히려 한국의 기술을 수입하고, 서로 대등한 협력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한·일 과학기술 장관회담, 한·일 과학기술포럼 등 기술 협력을 위한 다양한 자리가 마련되면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담화도 꾸준히 이어졌으나 이는 현재까지 불발된 채 남아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해오던 부문에서 한국에 밀린 일본이지만, 장비와 소재 부분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이미 실력적으로 앞선 기술을 보유한 일본이었고, 이에 대해 낮은 관세, 입찰가를 부여함으로써 국내 업체들이 국내의 장비나 부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거래 관계를 유지했다. 엔화 변동이나 공급권에 대한 우려로 장비·소재 단의 기술 국산화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나왔으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는 큰 열기를 띠지 못했다.

이후 국가 차원의 제재보다는 기업 간 협력으로 상생해왔으며, 2016년 12월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첨단 센서 기술 강화를 위해 한·일 산업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수출 규제를 먼저 선포한 일본에 대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선포하는 등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무역 갈등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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