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이건한 기자] 러시아 반독점 규제기구(Russia's Federal Antimonopoly Service, FAS)가 애플이 러시아 보안 기업인 카스퍼스키 랩에 불공정한 경쟁을 강제한 사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테크크런치>가 9일(현지시각)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애플 앱스토어에 세이프 키즈(Safe Kids)란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 카스퍼스키가 부모의 앱 통제권에 대한 애플의 정책이 일방적으로 바뀌고, 애플이 이를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을 지난 3월 제기하며 시작됐다.

카스퍼스키와 애플 로고

애플은 2017년 당시 카스퍼스키에게 해당 앱에서 특정한 구성 프로필(Configuration profiles)을 제거하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제거할 경우 세이프 키즈앱은 핵심 기능인 앱 제어와 사파리 브라우저 차단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카스퍼스키는 애플이 IOS 12에서 출시한 아이폰 모니터링 기능인 '스크린 타임(Screen Time)'에서 애플이 자사에 제거를 요구한 것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며, 스크린 타임 역시 부모의 자녀 통제를 위한 앱이라고 주장했다. 즉, 애플이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려 하며, 부당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한 FAS의 의견 요청에 애플은 지난 4월 로이터 통신에 "사용자의 사생활과 보안을 위험에 빠뜨리는 앱들을 제거했다"고 밝히며 모바일 기기 관리(MDM)이라고 불리는 침해 기술에 대한 사용을 언급했다. 물론 카스퍼스키는 자사 앱이 MDM을 사용한 적이 결코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정책에 여러 비판이 쏟아지자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일부 제한된 겨웅에만 MDM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다만 문제는 이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애플은 MDM-구성 프로파일의 사용은 애플의 명시적인 서면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수정했지만 이를 위한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지 않았다. 따라서 카스퍼스키는 애플의 이런 행태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단 입장이다.

얀덱스 검색엔진

한편 FAS는 대규모 기술 독점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S는 지난 2015년에도 러시아 최대 검색엔진인 얀덱스(Yandax)가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자사의 여러 서비스를 끼워파는 행위가 반독점 행위에 해당한다는 문제 제기를 불과 몇 달 만에 수용해 구글이 불공정 경쟁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비슷한 문제에 대해 유럽연합과 규제기관들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몇 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으로, 이번 분쟁에 대해서도 FAS가 자국 기업인 카스퍼스키 랩에 손을 들어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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