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이건한 기자] 티맥스오에스의 PC용 운영체제 '티맥스 OS'가 오랜 베일을 벗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첫 출발지는 국토부 산하 R&D 기관이다.

티맥스오에스가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교과원)에 티맥스 OS와 서버용 운영체제 프로리눅스(ProLinux)를 공급한다고 8일 발표했다.

티맥스 OS 설치 PC (자료=티맥스)

사실 티맥스 OS는 '국산 운영체제 보급'이란 슬로건 아래 수년 전부터 상용화를 공언해온 운영체제지만 실제 사용을 위한 기업, 개인용 버전의 정식 공개가 차일피일 연기되며 오랜 시간 실체가 불분명한 운영체제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 기관과의 납품 계약이 성사되며 티맥스 OS에 대한 의구심은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티맥스 역시 오랫동안 티맥스 OS를 MS 윈도우를 대신할 강력한 대안으로 홍보해왔고, 공공 부문 진입을 우선 목표로 해온 만큼 티맥스 입장에서는 그들의 오랜 숙원을 품과 동시에 티맥스 OS에 대한 검증된 실전 테스트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과원이 이번에 티맥스 OS를 도입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우선 ▲2020년부 1월로 예정된 윈도우 7 기술지원 중단에 따른 외산 소프트웨어 종속성 탈피 ▲중소·벤처기업 혁신기술 제품에 대한 공공기관의 구매 촉진을 바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동조다.

교과원 손봉수 원장은 “현재 일본 수출 규제와 같은 이슈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국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티맥스 OS와 같은 국산 제품 도입을 통해 외산에 대한 종속성을 해소하고 혁신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티맥스 OS는 원의 대기실용 PC를 시작으로 주요 업무에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IP 관리, 시간 동기화 등의 관리용 서버 장비 역시 ‘프로리눅스’로 교체된다.

티맥스 OS를 활용한 회의 진행 모습 (자료=티맥스)

티맥스 OS는 애플리케이션 호환 레이어, 그래픽 커널,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등 내장된 프로그램 대부분을 티맥스에서 자체 개발했다. 시스템 환경과 사용자 환경을 분리하고 정보 유출을 차단하는 시큐어존(Secure Zone)을 구성해 기업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높였다.

그렇다면 티맥스는 윈도우를 훌륭히 대체할 수 있을까? 티맥스 OS는 '투워드(ToWord)', '투포인트(ToPoint)', 투셀(ToCell)' 등의 자체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MS 오피스, 한컴 아래아한글과의 호환이 가능하며, 티맥스에 따르면 인터페이스는 '적응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상세 환경이 공개되지 않았던 운영체제인 만큼, 사용성 부분은 정식 도입 후 실사용 환경에서의 검증을 통해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윈도우 7의 기술지원이 종료되는 내년 1월부터는 티맥스 OS를 포함한 여러 경쟁 OS들의 공공부문 진입/확대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티맥스를 제외한 유력한 후보는 인베슘이 운영하는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운영체제 '하모니카 OS'와 한컴의 '구름 OS'가 꼽힌다.

하모니카 OS의 경우 올해 6월 코맥스를 통해 국군 사이버지식정보방의 노후 PC를 대체할 새로운 운영체제로 계약을 확정한 바 있고, 구름 OS는 올해 5월 육군의 지상전술 C4I 체계 개방형 OS 적용 과제를 수수한 바 있다.

공공부문 진입 확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두 업체 모두 "계획은 당연히 있다"는 반응이다. 인베슘의 경우 "이미 2016년부터 관련 작업들을 진행해왔으며, 사이버지식정보방 교체 사업 수주도 그 일환"이라며, "올해 11월 공공부문에서 요구하는 여러 호환성 문제 등을 강화한 버전을 출시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컴 관계자 역시 최근 보안업체나 네트워크 업체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2020년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부 기관의 대규모 OS 교체 시기가 도래한 가운데 티맥스 OS가 공공부문 운영체제에 대한 '탈 윈도우'의 포문을 열고, 일본과의 외교적 갈등으로 인한 외산 제품 탈피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이 과연 향후 운영체제 시장 변화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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