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훈 모넷코리아 대표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2017년 대형 화재로 69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은 지난 7월 16일 완전 철거됐다. 그 외에도 최근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과 대구시 중구의 주상복합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와 재산상의 피해를 냈다. 화재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4일에는 29살의 예비신부를 포함해 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잠원동 건물 붕괴사고도 있었다. 붕괴가 있기 20분 전에는 건축사 관계자가 ‘건물이 기울어져 있고, 흔들리는 것 같다’라는 메시지를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렸으나 아무런 응답이나 조치도 없었다는 것에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모넷코리아의 염정훈 대표는 이처럼 끊임없이 반복되는 건축물의 대형 참사들이 인재라고 강조하며, 이를 사전에 탐지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염정훈 모넷코리아 대표

잠재적 안전사고까지 사전 차단하는 IoT 센서
모넷코리아(Monnit Korea)는 온도센서(Temperature Sensor), 전압 탐지 센서(Voltage Detection Sensor), 진동(기울어짐) 센서(Accelerometer – Tilt Sensor), 미세먼지 농도측정 센서(Air Particulate Meter)와 같은 IoT(사물인터넷) 센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모넷코리아의 모태가 되는 기업은 미국 서부 유타주에 본사를 둔 모넷(Monnit Corporation)이다. 모넷은 IoT 센서 제조 및 플랫폼 보유 업체로, IoT 센서 산업에서 10년 이상의 역사와 70개 이상의 센서, 85개국의 거래처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IoT가 2010년대 초반 광대역 통신과 초소형 컴퓨터의 등장, 인터넷 주소체계 확장(IPv4에서 IPv6로 전환) 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에 돌입했으므로, 모넷은 IoT 초창기부터 사업을 진행해 온 셈이다. 그 동안 모넷은 미 육군, 나사, 인텔, IBM,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과 조직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염정훈 대표는 모넷코리아를 설립한 배경에 대해 “시설관리 일을 하다보니까 선진국의 시스템을 배우고 싶어 영국으로 무작정 떠났다”며, “영국 글로벌 회사의 CEO와 임원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모임에 드나들며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 다녔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국내 건축물의 대형 참사 소식을 꾸준히 들어왔고 이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 아이템을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모넷과의 계약을 통해 2018년 8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인도네시아 노후교량 체크 산업용 진동센서, 틸트(기울어짐)센서 모형 부착 사례

모넷코리아는 모넷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사로 무선 센서를 통해 데이터 기반 솔루션과 고객의 스마트 운영을 지원한다. 또한, BMS(Building Management System), FM(Facility Management), 스마트시티 등 어떤 산업분야에도 유연하게 접목할 수 있는 IoT 센서와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넷코리아의 주요 설치실적으로는 롯데건설, 대림산업, SK, 대한통운, ADT 캡스 등이 있다. 롯데건설의 경우, 건설초기 현장에 설치해 건축시공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균열과 붕괴사고에 대비하는 진동감지 센서(Vibration Meter Sensor), 화재발생이나 여름철 폭염 30도 이상 발생 시 작업자 안전을 위해 알람을 울리는 온도센서(Temperature Sensor), 시멘트 강화를 위한 갈탄 작업 시 중독사고를 예장할 수 있는 일산화탄소감지 센서(CO Meter Sensor) 등을 설치해 고객의 비용과 작업자의 업무부담을 줄여주고 잠재적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효과를 거뒀다.

저렴한 가격과 최소의 장비로 실시간 건축물 관리
염정훈 대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IoT 센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편이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가 예비 고객에게 IoT 센서를 설명하다 보면 그런 기능은 이미 다 있다는 이들이 상당수다. 그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이들이 말하는 제품은 유선상으로 전력선과 인터넷선을 연결하는 센서들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염 대표는 “모넷코리아의 IoT 센서는 중개기 역할을 하는 게이트웨이의 파워선 외에는 센서들을 무선상으로 설치하기 때문에 설치가 쉽고 구축비용이 저렴하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국내 건물주들이 시설관리에 돈을 너무 적게 쓴다는 점이다. 시설관리업체 입장에서는 전문인력이 최소 5명은 있어야 하는데, 비용문제로 2~3명의 인원만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보니, 관제실에서 모니터링해야 할 인원이 현장에 투입돼 제 때에 사고나 돌발상황을 대비하지 못하고, 이는 결국 건물 화재나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건축수명이 30년인 건물이 5년 이내에 펌프가 터지고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많다.

'스마트 테크 코리아 2019' 코엑스 박람회 참가 모습

IoT 센서는 이런 시설관리의 어려움과 비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염정훈 대표는 “2017년 5월에 출시된 ALTA Advanced 센서 시리즈는 300m와 7층 높이도 전파를 투과할 수 있으며, AA건전지로 10~12년 동안 배터리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 제품을 설치하기만 하면 저렴한 가격과 최소한의 장비로 건물 전체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넷코리아는 센서 이름과 설치 위치, 신호감도, 배터리용량, 센서 데이터값, 날짜별 센서값 차트 등을 확인하는 ‘에스큐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IoT 센서들이 스마트폰과도 연동할 수 있어 시설관리자가 관제실을 비우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건물 전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염정훈 대표는 “무엇보다도 이 일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IoT 센서에 대한 고객의 이해도 부족으로 비록 현실은 녹록하지 않더라도, 일 자체에서 느끼는 보람은 크다며 염 대표는 환하게 웃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제주도 식물 농장, 닭 농장, 병원, 미술관, 식당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들을 만나고 이걸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염 대표는 “이런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를 극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고객의 재산을 더욱더 안전하고 값지게 만들어줬다는 자긍심을 얻게 된다”고 전했다. 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건축물의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를 사전에 차단하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