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1150명 대상으로 두 달간 AI 돌봄 서비스 사용패턴 분석
스마트폰, 인터넷 없을수록 AI 스피커 활발히 사용
간편한 음성 제어에 대한 만족도, 실제 활용도 높아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간 독거노인들에게 자사의 AI 스피커 '누구'를 활용해 제공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의 사용 패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행복한 에코폰과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와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노인 11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SKT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SKT)

우선 평균 75세, 최고령이 99세인 고령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노인들이 AI 스피커 사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평소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그룹에 비해 IT 기술에 대해 익숙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던 스마트폰, 인터넷 미사용 그룹에서 오히려 AI 스피커 사용률이 2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복잡한 기기 조작 대신 말 한마디면 제어할 수 있는 AI 스피커의 자연어 사용자경험이 노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작용한 것과 함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지 않던 독거 노인들에게는 AI 스피커가 정보·오락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는 창구가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때?' 등 화자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감성 대화의 비중도 젊은 층의 일반적인 사용률(4.1%)에 비해 3배 이상(13.5%)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SKT는 감성 대화의 비중이 높은 결과가 노인들이 AI 스피커를 '의인화'해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누구' 스피커의 인기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상대방과 대화 시 부탁이나 동의를 구할 때 많이 사용되는 '좀'이란 단어가 상위 키워드에 오른 것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상위 50개 음성 키워드에는 '알려줘', '어때' 같은 친근한 표현도 다수 포함됐다.

자료=SKT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노인들의 대화 중 긍∙부정 감정 키워드를 추출해 어르신의 환경∙심리 상태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행복한 에코폰 전문 심리 상담사와 연계한 케어 솔루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서비스 중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건 젊은 층과 마찬가지로 음악 스트리밍이었다. 음악 서비스는 63.6%의 압도적인 사용률을 보였으며, 뒤에 이어진 감성 대화(13.4%), 날씨(9.9%), 운세(5.0%), 라디오(4.8%), 뉴스(4.2%)와도 큰 격차를 나타냈다.

1인당 음원 평균 재생 횟수도 4월에 129곡에서 5월에 302곡으로 크게 늘어나며 서비스 사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적응 속도도 빠른 모습을 보였다. 선호 음악 장르는 트로트이며, 찬송가와 불경 등 종교 음원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조사됐다.

자료=SKT

AI 스피커는 위급 상황에서도 적절한 도움을 제공했다. '누구'는 사용자가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경우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 119에 연계하는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실제 조사 기간 동안 3명의 노인이 이를 통해 위급한 상황을 모면했다고 SKT는 밝혔다.

한편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독거 노인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도 개발해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AI 스피커에 적용되는 신규 서비스인 ‘행복소식’은 행정구청 관내 이벤트를 안내하고, 복약지도나 폭염∙한파 주의 안내 등에 사용될 수 있다. 또  어르신들을 위한 인지훈련 향상 게임을 보라매병원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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