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혁신과 신시장 개척이 전략의 본질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만년 2등의 약진은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역전의 쾌감을 준다. 이런 쾌감을 선사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이 있다. 시장에서 '갓 리사 수' 혹은 '빛 리사' 등으로 불리는 '리사 수'가 이끌고 있는 AMD다. AMD는 지난 3년 간 리사 수의 탁월한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그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것은 물론 눈 부신 성과를 달성하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테크월드 뉴스가 AMD의 지난 성과와 향후의 성장 전략을 한 장으로 정리해 봤다. 

ㅇ 구원 투수, 리사 수의 등판! 매출 늘고, 이익률 높아지고...

AMD는 2010년 초 잘못된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CPU 시장에서 인텔에 밀려 그 존재감을 상실했다. 서버 및 슈퍼컴퓨팅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을 99%까지 치솟았고, AMD는 투자 부적격 기업으로 분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때, 구원 투수로 등판한 이가 바로 '리사 수'이다. 대만계 이민, 여성 반도체 공학 박사라는 업계에서 특이한 경력을 지닌 그녀는 전 직장 IBM에서 달성했던 개인적 성과를 뒤로 하고 과감히 AMD에 입사한다. 외부에서 보기엔, 가라 앉고 있는 배로 보였던 AMD였다.

그러나 리사 수의 참여로 AMD는 기적과 같은 반전을 달성한다. 게임 콘솔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경쟁사인 인텔 대비 파괴적 가격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한 것이다. 이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 들었다. AMD의 매출은 2016년 매출 430억 달러에서 2018년 650억 달러로 약 60% 이상 증대됐다. 단순히 매출만 성장한 것이 아니었다. 동기간 매출총이익률은 23%에서 38%까지 치솟으며 AMD는 질과 그리고 양적인 측면에서 모두 성장을 달성했다. 

 

ㅇ AMD의 2019년 3대 성장 전략

그러나 AMD와 리사 수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2019년 AMD는 최근의 여세를 몰아 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 중이다.

 

ⓛ 클라이언트 컴퓨팅 시장 - 가격우위 전략 지속 

AMD의 기사회생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라이젠(RyzenTM) 을 바탕으로 한 가격우위 전략이 지속될 예정이다. 2019년 5월 22일 타이완 컴퓨텍스 2019에서 리사 수는 라이젠 9을 공개하며 499달러의 출시 가격을 공표했다. 경쟁사인 인텔의 i9-9900과 유사한 성능에 가격은 50% 이하였다. 라이젠 9은 컴퓨텍스 발표 현장에서도 청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내며 단연 이슈가 됐다. 가격 우위 전략은 말로 하기는 쉽다. 하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리사 수는 이를 위해 기존의 AMD가 추진하던 방대한 R&D 과제들을 통폐합하여 간접비를 대폭 절감했다. 더 나아가 경영진 교체로 어수선했던 인텔의 기술진을 대량 흡수하며 R&D 효과성을 극대화했다. 이런 AMD의 혁신이 이어지고 있을 때, 인텔은 스스로 악수를 뒀다. CPU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고가격/고수익 정책을 고수했던 인텔의 전략은 AMD 전략의 효과성을 더욱 극대화 시켰다. AMD는 이런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에도 인텔 대비 가격우위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9에서의 리사 수 (자료=테크스팟)

 

② 게임 콘솔 시장 - 시장 확대 전략 추진

게임 콘솔 시장은 AMD 부활의 발판으로 평가 받고 있다. 리사 수는 CEO로 취임한 이후, AMD의 기술 경쟁력을 고려 했을 때 공략이 가능한 적정 시장으로 게임 콘솔 시장을 꼽았고 여기에 집중했다. AMD는 CPU와 GPU가 결합된 APU 제품군과 GPU 제품인 라데온(Radeon) 시리즈를 중심으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MS의 엑스박스 등 하이엔드(High-End) 게임 콘솔 시장에서 점유율을 공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2019년,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5에도 AMD의 제품을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하이엔드 게임 콘솔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AMD는 차세대 나비(Navi) GPU를 통해 이제는 중-저가 게임 콘솔 시장에서도 그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③ 서버 및 인공지능 시장 -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인공지능과 서버 시장은 모든 프로세서 기업들에게 향후 핵심 전장(戰場)으로 손 꼽힌다. AMD 역시 해당 시장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다. 이를 위해 리사 수는 젠 아키텍쳐를 기반으로 CPU와 GPU가 결합된 프로세서인 에픽(EPYC)을 통해 시장 공략의 선봉 제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9년에는 차세대 7나노 에픽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인텔과 엔비디아가 장악한 서버와 인공지능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나 에픽은 CPU 시장에서 마치 라이젠이 그랬듯, 경쟁 제품인 인텔의 제온 시리즈의 절반 가격 수준으로 AMD가 자랑하는 가격 우위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ㅇ AMD의 눈부신 성과, 그러나 기본은 가격과 신 시장

AMD가 달성한 눈부신 성과 그리고 리사 수의 리더십과 관련해 많은 분석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의 본질은 리사 수 본인이 AMD의 주주서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의외로 매우 간결하다. 기존 시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기업의 끊임없는 성장을 위해 새로운 기회가 존재하는 '신 시장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이 간단하지만, 어려운 전략을 계속 성공 시키고 있는 '갓 리사'의 다음 성과와 이에 대응하려는 인텔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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