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PC와 스마트 팜의 재발견, 에이수스 'PN40' & 그린랩스 '스마트 판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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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PC와 스마트 팜의 재발견, 에이수스 'PN40' & 그린랩스 '스마트 판넬'
  • 이건한 기자
  • 승인 2019.06.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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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랩스, PLC가 주류였던 스마트 팜 제어 판넬에 미니 PC 도입
가격, 크기, 편의, 제어 성능 등 기존 PLC 판넬보다 월등해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미니 PC는 일반적인 데스크톱보다 크기가 작은 소형 PC다. 2000년대 중반 전자제품의 소형화 붐을 타고 처음 등장했으며, 크기는 모델별로 다르지만 보통 가로세로 20cm, 높이는 10cm를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크기가 작다고 무시하진 말자. 손바닥만 한 본체 안에도 운영체제(OS) 구동에 필요한 프로세서와 메모리, 스토리지, 외부 입출력 단자는 모두 갖춰져 있다. 이 때문에 미니 PC는 일반적으로 업무용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회사, 혹은 문서 작성이나 영상 스트리밍 등의 가벼운 작업을 주로 하는 개인이 찾는 컴퓨터였다. 

에이수스 PN40 미니 PC
에이수스 PN40 미니 PC

하지만 한 손에 들어오는 스마트폰과 종이처럼 얇은 노트북이 웬만한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시대가 되면서 미니 PC만의 앙증맞은 매력은 처음보다 많이 희석된 상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작지만 다 갖춘’, 그리고 '뛰어난 확장성'이란 미니 PC 고유의 장점을 개인에서 산업의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더욱 눈에 띄는 듯하다.

그중 오늘 살펴볼 사례는 글로벌 컴퓨터 제조사인 에이수스(ASUS)의 미니 PC ‘PN40’이 국산 스마트 팜(Smart Farm, 지능형 농장) 솔루션 개발 업체 ‘그린랩스(Green labs)’의 농장제어 판넬과 만나 이뤄낸 놀라운 성과에 대한 이야기다.

사진=그린랩스

엔드 투 엔드 농업 벨류체인을 실현하는 ‘그린랩스’

그린랩스는 과거 신동엽의 ‘싸다구!’ CF로 화제를 모았던 핫딜 쇼핑몰 ‘쿠차’를 설립했던 IT 전문가들이 야심 차게 시작한 스마트 팜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이다. 이곳은 자체 개발한 농장경영시스템 외에도 농사에 갓 입문한 사람들을 위한 초기 컨설팅과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생산관리, 나아가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엔드 투 엔드 벨류체인(End To End value chain) 구축이 강점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운영에 나선 건 아직 3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특유의 촘촘한 시스템과 기술력, 미래성 등을 일찍이 인정받으며 그린랩스는 설립 초기에 이미 2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순조로운 시작을 보였다. 또 최근에는 신용보증기금이 유망 강소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퍼스트 펭귄 보증’에서도 유일하게 1년 차 한도인 20억 원 전부를 투자받기도 했다.

그린랩스 스마트 팜 구조도
그린랩스 스마트 팜 구조도

미니 PC PN40의 도입, 새로워진 판넬 패러다임

이런 그린랩스의 스마트 팜 솔루션 최전선을 담당하는 제품은 흔히 제어 판넬(Control Panel)이라고 부르는 오프라인 농장 제어 설비다. (용어상 패널이 아니라, 판넬이 맞다고 한다) 그린랩스의 판넬은 온·습도, 우적(비 감지), 풍향, 풍속, 지온, 지습 등 농작물 양육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사물인터넷 센서로 측정 · 분석 후, 이를 그린랩스 농장경영시스템의 중앙 서버와 통신하는 로컬 서버 역할을 한다.

또 판넬이 설치된 비닐하우스 내부 환경 지표를 넓은 터치형 디스플레이에 직관적인 UI로 표시해주며, 다양한 복합제어 명령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린랩스 스마트 판넬 외형
스마트 판넬 외형

특히 그린랩스의 스마트 판넬이 기존 판넬과 확실히 구분되는 부분은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기반이 아닌, 미니 PC 중심의 새로운 디지털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사용된 미니 PC가 바로 에이수스의 ‘PN40’ 모델이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스마트 판넬 내부를 보면 오른쪽 상단에 익숙한 PLC 기판 대신 작고 네모반듯한 PN40 미니 PC가 탑재된 모습을 볼 수 있다. 판넬 내에서 PN40는 각 스마트 팜과 중앙 서버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지만, 이 작은 PC의 도입은 이에 그치지 않고 농장용 제어 판넬의 오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스마트 판넬 내부 구조, PN40(빨간 박스)

수백 가지 이상의 복합제어 수행

미니 PC를 사용한 그린랩스 스마트 판넬은 기존의 판넬과 비교해 거의 모든 고려 요소에서 우위를 보인다. 이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첫 번째로 소프트웨어·프로그래밍의 유연함에서 큰 격차가 있다. PLC 판넬의 경우 단순한 구조와 높은 신뢰성이 장점이지만, 외부 연결과 자동·복합 제어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PLC 판넬에서는 특정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자동 제어 명령을 설정하는 것도 하나 이상의 조건을 담는 게 쉽지 않은 편이다.

반면, PN40 미니 PC 기반의 스마트 판넬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예를 들어 PLC 판넬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온도제어 기능을 작동시켜라’ 정도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면, PN40을 탑재한 판넬은 ‘온도와 습도가 각각 몇 도와 몇 퍼센트이고, 일사량은 얼마, 바람은 얼마 이상으로 불 때 온도제어 기능을 작동시켜라’와 같은 복잡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른 명령 설정의 개수도 자유롭다.

그린랩스 제품개발본부 기획센터의 탁영주 차장에 따르면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이용해 200개 이상의 복합제어 명령을 운용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다양한 복합제어 환경 구축을 통해 스마트 팜 시스템의 장점인 자동 처리 능력을 극대화한 셈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상황 대처 시스템

두 번째는 전기적 위험 요소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점이 꼽힌다. 불안정한 전력 공급은 농장 운영에 따르는 위험 요소 중 하나다. 가정용이나 산업용 전기가 대체로 평균 규격인 220V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반면, 농업용은 상황에 따라 190V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설비에 필요한 전력이 부족해 장비가 오작동하거나 꺼지는 일이 발생하는데, 자체 파워 서플라이를 탑재한 PN40 미니 PC는 이런 상황에 대한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여기에 그린랩스는 판넬에 UPS(비상전원공급장치)를 추가로 탑재해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 발생률을 더욱 최소화했다. 또 이런 구조를 설계할 때도 미니 PC를 활용한 시스템이 PLC보다 구현이 쉽고, 유연한 대처 능력을 보인다.

 

단순한 구조와 탈부착 가능한 미니 PC

세 번째는 유지보수의 용이함이다. PN40 미니 PC는 베사홀을 이용한 탈부착이 가능하다. 따라서 고장 등의 이유로 교체 수요가 발생할 때 미니 PC의 본체만 손쉽게 떼어내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실제 그린랩스의 경우도 최근 전남농업기술원과의 유지보수 협약을 체결했을 때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PLC 대비 판넬 내부 구조가 간단하고 설치에 필요한 부피가 작아지는 점, 기존 판넬 시스템에서의 교체와 확장도 별도의 ‘연동형 판넬’을 활용하면 기존 판넬과 전기적 접점만 새롭게 연결해 새로운 판넬 시스템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점이다.

탈부착이 가능한 에이수스 PN 40

기존 대비 절반, 혹은 그 이하의 설치 비용

네 번째는 PLC 판넬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설치 비용이다. 그린랩스의 스마트 판넬은 PN40의 가성비와 일부 자체 제작한 센서 등을 앞세워 최초 설치에 필요한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예를 들어 PLC 판넬의 대당 설치 비용이 2000만 원이라면 그린랩스 스마트 판넬의 설치 비용은 약 1000만 원, 연동형 판넬을 쓸 경우 700만 원 수준까지 줄어드는 수준이다.

탁영주 차장에 따르면 현재 그린랩스의 스마트 팜 솔루션은 3000~5000평 수준의 중규모 농장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부산에서는 비닐하우스 16개 동 8000~10000평 규모의 농장에 시공을 마친 사례도 있다. 이때 설치 규모가 커질수록 대당 설치 비용의 감소가 가져오는 체감 효과 또한 크게 작용한다.

이 밖에도 휴대폰으로 카카오톡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IT 기술에 익숙지 않은 노인도 다를 수 있는 손쉬운 제어 앱과 터치 기반 판넬 제어 인터페이스(물리 조작 지원), 최신 시스템에서 크게 줄어든 데이터 사용량(하이 스펙 농가 기준 월 40GB -> 6~7GB 수준으로 감소), 글로벌 시장에서 오랫동안 품질을 인정받아온 에이수스 브랜드가 보장하는 신뢰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세대 농장경영시스템의 핵으로 발돋움하기에 모자라지 않은 잠재력이 엿보인다.

스마트 판넬 제어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이번 사례는 그린랩스와 에이수스 양쪽 모두가 이득을 본 파트너십의 산물이다. 에이수스의 경우 자사 미니 PC의 새로운 사용처를 발견하고 산업 영역으로의 확장 ·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또 취재 말미에 귀띔받은 말로는, 이번 미니 PC의 도입도 초기에 라즈베리파이를 사용하던 그린랩스 측에서 판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개발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에이수스 측에 먼저 PN40의 도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린랩스 역시 PN40을 중심으로 기존 PLC 판넬을 여러모로 압도하는 새로운 판넬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고객 농가 확대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연이어 달성했으니 미니 PC를 판넬에 도입한다는 그들의 전략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 셈이다. 궁극적으론 미니 PC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고민해보기 위한 좋은 선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편 에이수스는 얼마 전 PN40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PN60을 출시했고, 그린랩스 또한 자사 판넬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이후에도 양사의 멋진 합작품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N40 전면
PN40 후면

 

PN40 제품 스펙 (자료=에이수스 제품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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