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K-CASH·몬덱스는 실패, 티머니와 간편결제 등이 명맥 이어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허신 교수는 IMF 체제 이후 국내에서 전자화폐 사업이 주춤한 상태이긴 하지만, 전자화폐가 21세기를 주도할 사업임에는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전자화폐가 반드시 미래의 화폐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중단단계로서 전자화폐의 유용성을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정보통신의 김종률 상무는 “전자화폐의 승패는 ‘편리성’과 ‘간편성’이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전자화폐의 확산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전자부품 1996년 6월호 – Industry Trend 中

전자부품 1996년 6월호 – Industry Trend 中

전자화폐(Electronic cash)는 실물 없이 전자적으로만 존재하는 돈이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관리가 불편한 현금을 대신하기 위한 간편화폐의 개념으로 등장했다. 한국에는 지난 1998년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을 비롯한 시중 은행이 참여해 만든 ‘K-CASH’가 있다.

K-CASH는 개인의 은행 계좌와 연결된 IC 카드에 최대 50만원까지 충전한 뒤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결제할 수 있는 한국형 전자화폐이며, 이에 앞서 해외에서는 1990년대 초반 마스터카드의 몬덱스(Mondex)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 전자화폐는 휴대가 편리하고 현금 관리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 덕분에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과적으로 K-CASH와 몬덱스 둘 다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전자화폐가 비슷한 개념의 체크카드와 비교해 사용 혜택이 적고, 1회 충전 금액이 소액으로 제한된 점, 실제 현금과 같아 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충전된 금액을 보상받기 어려운 점 등이 꼽힌다.

반면, 이후 전자화폐와 비슷한 개념으로 등장한 티머니(T-money)는 현금을 전면 대체하는 대신 주 사용처를 교통카드로 설정하고 이후 결제 분야를 확장하는 전략으로 대중화에 성공했다. 이밖에 현재에는 스마트폰 간편결제 시스템이 전자화폐가 꿈꾸던 ‘현금 없는 세상’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상에서 P2P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도 넓은 범주에서 볼 때 초창기 전자화폐의 후예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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