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TECH] LED 마스크, 알고 보니 우주선에서 식물 키우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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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TECH] LED 마스크, 알고 보니 우주선에서 식물 키우던 기술?
  • 선연수 기자
  • 승인 2019.04.17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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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우주과학 ⑩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화장품 시장이 발을 넓혀가고 있다. 로드숍 등 전문 매장에서만 찾을 수 있던 화장품들을 이젠 대형마트의 전자제품 코너에서도 만나게 됐다. 해당 코너의 화장대 위엔 LED 마스크, 갈바닉 이온 마사지기, 클렌저 기기 등 다양한 미용 가전들로 가득 차 있다. 이중 LED 마스크에 적용된 기술은 사실, NASA가 우주선 상에서 식물을 빨리 성장시키기 위해 이용한 광학 기술이 그 시초다.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술이 어떻게 피부 세포 재생을 돕는 의료 기술로 변모한 걸까?

 

LED 빛으로 2배 빠르게 성장하는 식물 세포

우주선과 같은 폐쇄된 공간 속에서 사람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음식이 필수적이다. 식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지구는 자전으로 인해 일정한 태양빛을 공급받지만, 우주선 내의 식물은 성장에 필요한 빛을 충분히 쐬지 못한다. NASA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 광원으로 우주선 안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1993년 QDI(Quantum Devices, Inc.)와 WCSAR(Wisconsin Center for Space Automation and Robotics)는 NASA의 실험을 위한 고휘도의 LED 반도체 시스템을 뒷받침할 HEALS(High Emissivity Aluminiferous Light-emitting Substrate)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LED 조명을 통해 식물 성장을 촉진시키는 실험 모습 출처: NASA

실험 결과, 태양빛의 10배에 달하는 LED 출력에도 불구하고 높은 에너지 효율만 보일 뿐, 식물이 필요로 하는 열에너지를 제공하진 못했다. 그러나 그중 적색 LED 파장이 식물의 성장과 광합성을 활성화시키는 세포의 에너지대사를 촉진시키는 것을 발견해냈다. QDI는 식물의 광합성에 특화된 파장을 방출하는 LED 제품을 개발해, 1995년 10월 NASA의 Microgravity Laboratory Spacelab mission에서 사용했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위스콘신 의과대학의 생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근적외선에 노출된 세포가 LED에 자극받지 않는 세포보다 1.5~2배 더 빠르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암 통증 완화시키는 LED

Marshall Space Flight Center는 의학적인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QDI와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계약을 체결했다. NASA는 이 기술을 통해 우주비행사의 뼈와 근육의 손실을 줄이길 원했다. 우주 상은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체내 세포의 자연적인 성장을 억제하고, 상처가 아무는 속도 또한 더디기 때문에 이 문제들로부터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지키려 했다.

NASA의 지원으로 QDI는 포토프린(Photofrin)이라는 Benzoporphyrin 유도체 약물을 사용하며, 적색 장파장을 방출하는 외과 탐침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번의 뇌 수술을 하고, 10년간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해왔음에도 암이 계속 재발했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수술은 포토프린 약물을 주입한 뒤 LED 탐침을 사용하는 방식이었고, 환자는 이 수술 후 재발 현상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WARP 10으로 치료하는 모습 출처 : NASA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에 입각해, QDI와 위스콘신 의과대학은 비침습적 LED 의료기기인 WARP(Warfighter Accelerated Recovery by Photobiomodulation) 10을 개발했다. WRAP 10은 휴대 가능한 고휘도 LED 기기로, 경미한 근육·관절통, 관절염, 관절 경직, 근육 경련 등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줌으로써 해당 부위의 혈액 순환을 돕는다.

 

근적외선으로 피부 깊은 곳까지 관리

NASA, QDI, 위스콘신 의과대학 등의 LED를 이용한 질병 치료 연구에 기반해, LED가 피부에 미치는 연구 논문도 쏟아져 나왔다. 현재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선 환자의 염증 완화, 통증 개선, 시술 후 피부 재생 촉진, 피부 진정 관리 등을 위해 LED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 순으로 이뤄지며, 적외선과 근적외선 빛을 통해 진피와 피하조직 세포를 활성화한다.

LED 마스크는 근적외선의 긴 파장을 이용해 피하 조직까지 활성화시킨다. 해당 제품들은 주로 적색 빛(630~660nm)과 근적외선(800~900nm) 영역의 빛을 사용한다. 이 파장들은 세포의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흡수됨으로써 세포를 증식시키고 이동하도록 촉진한다. 이때 섬유아세포(Flbroblast)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콜라겐, 탄력 섬유 등을 생성하는 세포로써 미용 효과를 나타낸다. 이 외에도 염증 매개 물질을 조절하고 조직 내 혈류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조직 내 산소 공급량을 늘리고, 상처 회복을 촉진시키며, 통증을 완화시킨다. 일부 제품은 청색 빛(405~415nm)도 제공하는데, 이는 살균과 피부 진정 효과가 있어 여드름과 같은 염증 관리에 효과적이다.

 

셀리턴의 LED 마스크 프리미엄 출처 : 셀리턴

그러나 전문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기술과는 달리, LED 마스크는 그보다 수 십에서 수 천 배 낮은 출력의 빛을 사용한다. 즉, 의료용 기기가 아닌 미용 기기로써, 다른 제품 없이 독자적인 효과를 낼 수 없다. 맨 얼굴에 LED 마스크를 10분 착용한다고 해서 효과를 볼 순 없는 것이다. 사용자는 마스크 착용 전후로 스킨케어 관리를 해줘야 하며, 수분이 높은 제품을 함께 써야 더 높은 효능을 볼 수 있다.

 

식물 재배, 암 치료, 피부 미용... LED의 무한 스펙트럼

 

 

LED는 식물 성장을 촉진시키고, 암을 치료하고, 피부를 개선하는 것 외에도 멜라토닌 분비를 조절해 수면 주기를 관리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전력 소모가 적고 열 발생률이 적으며 수명이 길어, 현재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단순히 전력 효율이 좋은 조명인 줄 알았던 LED의 스펙트럼은 그 끝이 어딜지 궁금할 정도로 광범위한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사실 LED의 영향력은 햇빛의 중요성을 생각해본다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손상될 수 있고, 반대로 햇빛을 쐬지 못하면 비타민 D 결핍 현상에 시달리게 된다. 당연하게 누리던 빛은 그만큼 우리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손으로 잡을 수도 없는 이 빛이 우리 몸의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일까? LED 시장을 중심으로 광학 기술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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