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실리콘화일



하이닉스와의 제휴로 개발 및 생산비용 대폭 절감
2011년, 세계 1등 회사 되는 것이 목표

"실리콘화일은 눈을 만드는 회사이다." 말문을 열기 무섭게 회사의 특징을 압축해 표현한 신백규 대표의 말마따나 실리콘화일(www.siliconfile.com)은 전자제품들의 눈 역할을 하는 CMOS 이미지 센서 전문 설계 업체이다. 2002년도에 설립했으니 올해로 7년째 CIS에만 매달려 온 셈이다.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장착되면서 휴대폰 카메라의 성장과 그 궤를 같이 해 온 실리콘화일은 작년 하이닉스와의 계약에 따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무기로 '그저 그런 팹리스 회사'에서 벗어나 세계로 향하는 CIS 전문 업체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일반적인 여느 업체와 다를 바 없이 실리콘화일 또한 그 시작은 미미했다. 당시 현대전자에서 CMOS 설계를 담당했던 지금의 연구소장과 뜻을 같이 해 직접 CMOS를 만들어 보고자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신 대표는 CCD에 비해 CMOS에 대한 전망이 나빴기 때문에 초기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CCD에 비해 뒤떨어지는 화질 탓이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전망을 뒤로하고 그가 끝내 CMOS를 고집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전용 팹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CCD에 비해 CMOS는 메모리 팹에서도 생산이 가능해 생산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화질만 개선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거라 본 그의 판단은 현재 카메라 기능이 있는 모바일폰 중 98%가 CMOS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전략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현재 실리콘화일은 월 1천만개의 CIS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수요량의 10%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저화소 제품인 10만 화소 CMOS부터 현재 개발 중인 800만 화소급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과 기술과 주변 환경의 변화는 '단조로운 성장'에 안주하지 말라며 다그치고 있다.
독자생존 어렵다고 판단, 하이닉스와 손 잡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칩을 만든다는 경쟁력 하나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던 실리콘화일은 더 이상 CMOS가 특화된 제품이 아닌 범용화된 칩으로 전락하면서 최소형 칩이라는 경쟁우위 요소를 상실하게 됐다. 설계상 가장 작은 칩을 구현한다는 우월적 요소 대신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생산비용이란 요소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신 대표는 "이 시점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독자적 생존과 타 기업과의 제휴 등 여러 가지를 놓고 검토한 끝에 결국 독자생존은 무리라고 판단, 팹을 가진 회사, 원가 경쟁력을 가진 회사와 결합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하이닉스가 실리콘화일 지분 30%를 확보하면서 대주주의 자격으로 경영권을 인수한 계약 체결 배경에 깔린 신 대표의 이러한 고민은 지금에와서 실리콘화일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범용화된 CMOS 칩에서 여타 동종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생산경쟁력이 우선이다. 이미 감가상각이 끝난 하이닉스의 90나노 8인치 웨이퍼 팹을 활용한다는 것은 원가경쟁력에서 그만큼 앞서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리콘화일은 이점을 십분 활용해 올해는 중국, 내년에는 국내에서, 그리고 내후년에는 전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한다는 가파른 상승 목표를 다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실리콘화일은 설계능력과 개발/생산 능력을 보유한 장점을 살려 CIS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확대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예를 들어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몸 상태를 체크해 볼 수도 있다. 자신의 혈액을 채취한 다음 피의 분광특성을 활용해 이미지 센서를 이용한 펩티드 정보를 분석한다면 질병 유무와 컨디션 체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주부들이 마트에 가서 농산물을 구입할 경우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적외선과 자외선 기능이 달린 휴대폰으로 해당 채소나 과일을 확인한다면 농약의 잔존 여부와 신선함까지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청소로봇의 경우 자동으로 거리를 인지하고 한번 지나간 자리는 회피해 가며 효율적인 청소를 하게끔 인식 기능에 이미지 센서를 넣어 개발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지 센서는 눈이기 때문에 확장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신 대표의 상상이 여러 갈래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회사의 목표가 개인의 목표와 일치해야

신 대표의 분명한 목표는 세계 1등이다. 동시에 2011년에 세계 1등 제품 3가지를 갖춘다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 대표는 회사의 목표가 각자의 목표가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회사의 목표가 나의 목표가 되어야 하고 내 성장을 위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목표 달성이 개인의 행복과 일치해야 한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그는 요즘 고민이 많다. 코스닥에 상장되던 날, 기쁨보다 주변 사람들한테 진 빚을 갚았다는 생각에 안도부터 했다는 그는 남들이 못한 세계 1등을 이루기 위해 부릅뜬 눈을 세상으로 넓히고 있다.

범용화된 CMOS 칩에서 여타 동종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생산경쟁력이 우선이다. 이미 감가상각이 끝난 하이닉스의 90나노 8인치 웨이퍼 팹을
활용한다는 것은 원가경쟁력에서 그만큼 앞서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리콘화일은 이점을 십분 활용해 올해는 중국, 내년에는 국내에서,
그리고 내후년에는 전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한다는 가파른 상승 목표를 다지고 있다.

 <김의겸 기자>

INTERVIEW / 신백규 대표

"올 연말까지 하이닉스에서 월 1천만개 생산할 터"

메이저 빅5 업체 공략 준비 완료

- 하이닉스와의 계약 체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하는데.
작년 7월 이전부터 여러 각도의 전략적 협력 제안이 오고갔다. 2007년 1차 협력개발에 대한 사인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서로 간의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계약 내용이 3년 동안의 협력만을 담보로 했기 때문에 계약 기간 종료 이후에는 잠재적 경쟁자로 변할 수 있다는 염려로 기술 오픈이 이뤄지지 않았고 내용 또한 지지부진했다. 이러한 고민이 독자적 생존으로 갈 것이냐, 서로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것이냐로 이어지다 전격적인 M&A가 이뤄졌다.

- 제품 판매에 따른 이득 분배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 하이닉스와 공동사업 협력계약을 체결해 둔 상태이다. 거기에 따르면 양사가 개발한 것이 대상제품이 되고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 비율을 정해 매출과 이익을 동일하게 분배하게끔 돼 있다. 하이닉스가 판매하는 제품이 곧 실리콘화일이 판매하는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 하이닉스 팹의 사용 현황과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아직까지는 기존에 이용하고 있는 동부하이텍에서 개발한 제품들이 여전히 많이 판매되고 있다. 팹을 바꾼다는 게 쉬운게 아니다. 그만큼 준비할 게 많다. 하이닉스에서 개발한 제품은 지난해 11월부터 판매가 됐는데 본격적인 판매는 올 2분기부터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현재 월 1백만 개 수준인데 연말에는 하이닉스에서만 1천만 개로 늘어날 것이다. 하이닉스에서는 30만 화소부터부터 800만 화소까지 개발하고 있는데 동부와는 적용 기술이 틀리다. 예를 들어 동부에서 생산했던 200만 화소 제품이 1/4인치라 한다면 하이닉스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은 1/5인치이다. 즉 다음 버전을 하이닉스에서 개발 및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 CIS 시장 공략을 위한 목표나 방향이 있다면.
일단 올해의 경우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적합한 시장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시장은 하나의 단계일 뿐이고 결국 우리가 승부를 거는 곳은 전세계 물량의 80%를 생산하는 메이저 빅5(노키아, 삼성전자, 엘지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이다. 이 업체들에게 각각 공급 1위 회사가 된다면 세계 1등이 되는 것이다.

- 국내 팹리스 업계에 대한 견해는.
국내 팹리스 업계들이 추구해야 하는 벤치마킹 대상이 뭐냐고 묻는다면 리니어나 맥심처럼 기술경쟁력 기반의 진입장벽을 형성하면서 독점력을 갖는 형태가 되든가, 미디어텍처럼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시장에 대한 마케팅력을 가지고 시장을 확대하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데 이 두 가지 면에 있어서 국내 팹리스 업계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우리는 제3의 경우를 택했다. 범용화된 제품에 대해서는 팹리스가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팹과의 결합을 한 거다. 이런 모델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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