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우주과학 ⑨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아직 집집마다 VR 기기를 보유해 문화생활을 즐기는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는 VR 게임 체험장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오락 문화로 자리 잡을 것 같던 VR 기술은 산업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포드는 VR을 이용해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일본의 퍼스트 에어라인(First Airlines)은 VR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색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VR이 우주와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까?

 

사고 예측하고, 우주 환경 적응력도 높히는 다재다능 VR

NASA의 고더드 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의 엔지니어 토마스 그러브(Thomas Grubb)는 VR과 AR을 이용한 6가지의 종합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중 하나는 우주선의 환경을 가상 현실에 구현해 부품을 조립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렌치(Wrench), 스크루드라이버(Screwdriver)와 같은 가상의 도구를 이용해 부품을 우주선에 조립한다. 이를 통해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공간에 있더라도 엔지니어들이 함께 우주선을 설계, 건설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점을 조기에 인지해 차후 발생할 문제 해결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지구 주변 자기권을 가상 현실로 구현해 연구에 이용할 계획이다. 출처 : NASA

 

고더드 연구소의 열 진공 챔버(Chamber)를 3D 시뮬레이션 해, 엔지니어들은 우주선에 들어갈 장치나 부품들이 적합한지를 미리 판단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실제 우주정거장의 시야, 구조 등의 데이터를 원격으로 제공해 기술자들이 문제를 미리 감지할 수 있도록 정보를 지원한다.

현재 고도(Elevation) 맵과 라이더 데이터로 3D 시뮬레이션을 구성한 뒤, 원격으로 수집한 데이터와 현장 관측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는 ‘Proof-of-concept app’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태양과 지구 주변 대기와 자기권 데이터를 VR로 구성해 연구에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ynamic Onboard Ubiquitous Graphic (DOUG) NASA Flight Software   출처 : NASA VRL

 

NASA의 VRL(Virtual Reality Laboratory)는 우주 환경에서의 가상 현실을 실험하고자 만든 연구소로,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우주인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돕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상현실 훈련을 위한 공간에서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면 ISS에서 경험하게 될 여러 작업을 사전에 연습할 수 있다.

연구소는 SAFER(Simplified Aid For EVA Rescue)로 시스템 구조 시나리오를 재현한 가상 현실 훈련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훈련 기기는 힘줄 구동(Tendon-driven) 로봇 장치를 이용해 단순히 그래픽에 대한 부분만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물체에 대한 질량, 관성 특성을 살려 근 감각까지 재현한다. 즉, 장치는 시각적인 시뮬레이션뿐만 아니라, 우주 유영을 가능하게 하는 제트 팩(Jet pack)으로써 사용자의 구명조끼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우주인이 될 수 없다면 게임으로 실감 나게!

 

어스라이트: 스페이스워크(Earthlight: Spacewalk) 트레일러 영상   출처 : 어스라이트

 

NASA의 우주 환경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 콘텐츠들이 제작됐다. 그중 마스 2030(Mars 2030)은 화성에서 우주인으로서 활동하는 게임으로, 엔비디아의 VR웍스 기술을 통해 구현됐다. NASA와 엔비디아의 기술력으로 극대화된 사실감을 즐기며 화성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체험할 수 있다. 오파큐(Opaque)가 제작한 어스라이트(Earthlight)는 우주선과 같은 환경을 조성해, 부품을 교체하거나 연료를 주입하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우주정거장의 모습과 운영에 대해 알 수 있어 교육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가상 공간을 넘어 실제로 가능할까?

최근 산업에선 몸을 많이 구부려야 하거나 어두운 공간에서 활동하는 등 열악한 작업환경에 VR, AR 기술을 도입해, 작업자가 좀 더 편리하게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 중이다. 한 번의 실수가 큰 비용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우주 상의 작업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주의 경우 원격 조정 시 지연 시간이 발생해, 아직까진 가상현실을 통한 작업이 그리 가까운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는 설계, 시뮬레이션 단계에 머물러있으나, 향후 현실에 적용되는 기술까지 더해져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미래를 조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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