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시장 없는 한국기업, 경쟁력 강화 필요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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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는 한중일 기업 간의 新삼국지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 기업들은 중국과 일본 기업들 대비 불리한 시장 지형에서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최근 SNE리서치는 2017~2018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집계치는 제외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 그런 중국을 제외하고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해당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편향성을 제외하고 글로벌 오픈 마켓에서 기업 간 경쟁력을 비교하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테크월드 뉴스가 SNE 리서치의 보고서를 한 장으로 정리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 파나소닉의 시장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약 47.7%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2위인 LG화학의 시장 점유율 18.7%와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해당 수치는 2017년 보다 더욱 확대된 격차로 파나소닉은 전년 대비 무려 104.9%의 성장률을 달성한 반면, LG화학은 33.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성장률 명암은 비단 파나소닉과 LG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닛산 자동차의 자회사인 오토모티브 에너지 서플라이(AESC) 역시 100%가 넘는 시장 성장률을 달성한데 반해, 삼성SDI는 33.3%의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3위의 자리를 AESC에게 넘겨 줬다. 한국 기업 중 SK이노베이션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시장 점유율이 2%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그 빛이 바랜 모양새이다.

 

전기차 시장은 아직 대단위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개화'됐다고 말하기엔 이른 산업이다. 아직 기술적 표준이나 명확한 시장이 형성되기 이전이므로, 이런 시장에서는 누가 더 강력한 의지로 투자를 하느냐가 시장을 만들어 내는 핵심 변수가 된다. 그리고 대개 이런 강력한 의지는 유관 계열사 혹은 자국 기업들을 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해당 시장에서는 얼마나 강력한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계열사 혹은 내부 시장)을 가졌느냐에 따라 기업들의 성과가 갈릴 수 밖에 없다.

 

중국의 CATL과 BYD는 이런 관점에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예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급속하게 성장 시키면서 자국산 배터리 사용에 대해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결국, 승부는 중국을 제외한 오픈 마켓에서 치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 1위인 파나소닉은 제외한다쳐도 3위인 AESC나 PEVE 등은 닛산, 도요타 자동차의 관계사로 쉽게 말해 든든한 뒷 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이미 오래전 부터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기술력을 축적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마저도 우수한 완성차 업체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럽 자체 배터리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가시적인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의 LG화학과 삼성 SDS는 이런 캡티브 시장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다. 완성차를 만드는 계열사가 있지도 않고, 현대자동차 등을 확고한 원군으로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기술력이 캡티브 마켓의 특수 관계를 뛰어 넘을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이어야만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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