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혁, DSCC 코리아 대표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2019년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양산을 위한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BOE와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디스플레이 업계도 폴더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외에도 WOLED, QD-OLED, 8K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이슈에서 디스플레이 업계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제혁 DSCC코리아 대표

글로벌 디스플레이 전문 조사기관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 코리아 이제혁 대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은 디스플레이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TV 마켓은 앞으로 성장하기 힘들다. QD-OLED와 WOLED 등을 중심으로 10.5세대의 8K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성장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PNC는 이제혁 DSCC코리아 대표를 만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과 시장, 2019년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 등에 대해 물어봤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기술이 가장 앞서 있어”

이제혁 대표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기타 업체는 후발 업체로 시장 진입을 고려 중”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는 인폴딩, 내년에는 아웃폴딩, 이후에는 듀얼폴딩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습적으로 폴더블폰을 공개한 로욜을 제외하고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개발이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플렉스파이의 경우 최초의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을 받았지만, 마감 형태나 기술적인 면에서 ‘시제품’의 성격이 크지, 상품으로 시장에 나올만한 제품은 아니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화웨이가 빠른 속도로 폴더블폰을 시장에 내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BOE의 패널을 제공받은 화웨이가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MWC(Mobile World Congress) 2019’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제공받은 LG전자 역시 MWC 2019에서 폴더블폰 시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LG전자의 폴더블폰은 ‘접히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힌지를 이용해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접고 펼치는 형태의 ‘듀얼 디스플레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혁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 BOE, LG디스플레이 등 삼사가 (폴더블 디스플레이) 서플라이 체인이 되면, 아마도 2022년 정도에 애플에서도 나올 수 있다”며, “애플에서 나오게 되면 여러가지 시장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폴더블폰 시장이 성장하려면 애플이라는 주요 스마트폰 플레이어의 역할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 폴더블폰 예상 이미지

이밖에도 듀얼 폴딩 형태의 폴더블폰 시제품이 중국 업체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인치 크기 화면의 양쪽 날개를 뒤로 접는 방식(아웃폴딩)의 제품으로, 접히고 난 뒤에는 큰 화면의 가운데 부분은 4~5인치 크기로 남는다. 유출된 영상 속에는 중국어로 표기된 구글 지도가 보여, 업계 관계자들은 샤오미로 추측 중이다. 최근에는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에서 폴더폰인 레이저폰에 폴더블폰을 적용해 다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혁 대표는 “곡률, 즉 접히는 부분의 라운드 각도에 따라 개발의 난이도가 달라진다”며, “삼성전자가 제공할 제품은 곡률이 1mm 수준으로 거의 완전히 접혔다고 보면 된다. 로욜의 경우 이러한 곡률 구현에 어려움이 있어 3~5mm 곡률이 가능한 아웃폴딩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경우는 대부분이 인폴딩 방식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이나 아웃폴딩 방식도 디자인에 따라 시장에 일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 IT 제품군은 인폴딩, 아웃폴딩, 듀얼폴딩 등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수율 30% 정도…”

기술적인 면에서 시장을 봤을 때, 이제혁 대표는 “현재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와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는 난항이 예상된다”며, “인폴딩 스타일 말고, 아웃폴딩이나 곡률을 높게 가져가는 등 난도를 낮추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 상황은 수율이 너무 안 좋다”며, “12월에 양산을 시작해, 1월에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는데, 이미 늦어져서 3월까지 밀렸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스펙이 계속 바뀌어 그것에 대해 대응해서 늦어졌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수율이 좋지 않다. 관련 부품 업체의 수율이 낮고, 모듈링을 해서도 수율이 낮고, 셀 쪽도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폴더블 부분의 설계가 바뀌어야 하므로 기존 양산 제품들과 다르게 가기 때문에 수율이 안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이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양산율을 30% 정도라며, 3월에 양산이 시작되면 빨라도 4월쯤에 폴더블폰이 시중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지고 있는 생산 규모가 상당히 크다. 결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에도 팔 것”이라며, “BOE나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내년에는 폴더블폰을 많이 생산할 것이다. (폴더블폰의) 원년이 올해라면, 내년에는 (시장의) 확대기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에는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 외에도 PI 필름, 편광판 등 관련 외부 소재·부품 업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서는 편광판이나 컬러 필터가 얇아져야 하고, TFT 파티클 관리, 레이어별 스트레스 관리, 커버 소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제혁 대표는 “LLO나 힌지 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PI 필름 부분“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PI 필름 제공업체로 일본의 스미토모를 선택했다. 국내에 SK와 코오롱 등이 개발을 하고 있다. 나중에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두 개 이상의 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안정성 때문에 스미토모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명 PI(Colorless Polyimide, CPI)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소재로, 앞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공급에 일본 스미토모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경쟁했다. 당시 코오롱은 이미 구미에 900억 원 규모의 양산 라인을 완공했으나, 스미토모는 양산 설비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스미토모의 품질이 경쟁사들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실제 폴더블폰의 생산량도 많지 않아, 삼성디스플레이의 PI 공급업체로 스미토모가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LG화학도 CPI 필름 생산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폴더블 CPI 시장은 앞으로 스미토모, 코오롱, SKC, LG화학의 4파전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제혁 대표는 “아웃폴딩의 경우에는 PI 대신 글래스가 가능하다”며, “후발주자인 (스마트폰을 제외한) 다른 다양한 IT 제품의 경우에는 코닝이나 아사히 등 다른 글래스 업체가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CPI 외에도 현재 사용 중인 유리의 강도 대비 약하므로 스크래치 등을 피하고자 하드코팅을 해야 하는데 이는 동우화인캠이 제공한다. 다른 제품들은 폴더블과 관련된 이슈가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디스플레이 외적으로는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 구현과 지속성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특화된 OS 개발과 다양한 수요처(IT 제품군 등) 확대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핫 이슈는 폴더블…국가핵심기술 지정 문제도 중요해”

이제혁 대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에 대해 “애플의 수요가 줄고, 가동율도 낮아지면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CAPA를 활용하는 최고의 애플리케이션을 찾다가 보니 폴더블이 나왔다”며, “이전부터 연구를 해왔지만, 어쩔 수 없는 위기 상황에서 폴더블 수요가 꼭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앞으로 폴더블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더블 외에도 마이크로LED, QLED 등 디스플레이 시장에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제혁 대표는 “중국발 디스플레이 추격으로 인한 한국업체의 기반 전략 추진이 매우 중요한 한 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QD-OLED개발·투자, LG디스플레이 WOLED 8K, MMG 개발,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와 폴더블폰 런칭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중요한 과제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 대표는 “최근 OLED 장비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두고 업계의 이견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핵심기술 인력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디스플레이 장비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 후공정에 속하는 모듈 조립공정까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장비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 장비 수출을 제한하면 일본 장비 기업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므로 국내 기업의 생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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